이삿짐센터에서 일하시는 아버지, 그리고 몸이 약하셔서 어려운 형편에도 일은 못하시고 집안일을 도맡아 하시는 우리 어머니 밑에서 87년에 저는 태어나게 되었습니다..
갓난아기때 하루는 폐렴, 하루는 넘어져서 골절상, 하루는 뜨거운물을 엎질러서 화상,,, 매일같이 병원을 드나들고 매일같이 어머니 아버지의 가슴을 아프게 했었더랍니다.. 그때 차라리 죽어버렸다면,,, 이렇게 살기 힘든 끔찍한 세상속에서 우리 어머니와 아버지 좀 더 편하게 사실 수 있었을 텐데,, 라는 생각을 하면 언제라도 눈물이 뚝뚝 떨어집니다...
매일같이 아프고 그렇게 살면서 어느덧 11살이 되었습니다. 그때당시에는 우리 아버지께서 정말 꿈꾸셨던 개인택시를 사셨고 3일중 2일을 날을 새다시피 돈을 버시면서 그날 벌어서 그날 사는 생활을 했습니다. 그때 저는 용돈을 한달에 5천원씩 받고 살았습니다.. 친구들은 5천원은 하루에 쓰는 친구들도 있고,,,(물론 극소수의 친구였지만) 대부분이 용돈을 저의 곱절 이상을 받는다,,,라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근데 그 초등학교 시절 그 어린마음에,,, 엄마한테 말 해봐야 내말 들어주지도 않을꺼고 괜히 힘들게 사는데 돈만 축내고 다닌다는 그런식의 말을 들을까봐 걱정을 했었습니다^^;; (우리 어머니께서는 절대로 그런 말씀 안하시는데 말입니다..) 그래서 아버지께서 택시하실때 쓰시던 동전통에 손을 댔었죠,, 아빠가 점심 드시러 들어오셔서 화장실에서 씻고계시면 슬슬 눈치를 봐서 삼백원, 사백원, 오백원,, 처음엔 이랬습니다.. 습관이라는 것이 정말 무섭더군요,, 하루하루 그렇게 돈을 가져가다 보니까 어느새 천원씩 동전을 들고가서 친구들과 함께 문구점에서 파는 불량식품을 먹고,,,-_-; 매일같이 그러다 보니 아버지께서는 동전통에서 돈이 줄어드는게 느껴지셨나 봅니다.. 들켰죠~ 무진장 많이 맞았습니다... 다신 안그러겠다고 해놓고.... 역시 기회가 생기면 계속 그렇게 살았드랬죠,,,
가족의 돈을 훔치다 보니 중학교에 올라와서는 더 대담해져서 문구점에서 볼펜같은것을 훔치게 되었습니다... 물론 걸리지 않았죠,,, (뒤늦게 안 사실이지만, 대부분의 문구점 아줌마 아저씨들은 어린아이들이 그런 행동 할때 알면서 눈감아주신다고 합니다..) 중2때는 집 근처의 마트,,,중3때는 빅마트,,, 물건 훔치는 수단과 방법 그리고 내용들이 점점 대담해져갔습니다..
시험기간만 되면 빅마트 근처의 독서실에 20일씩 자리 잡아놓고 공부 하면서 도둑질 하고,, 그렇게 살았었죠,, 그렇게 지내다 보니 중1때 실장에 전교 10~20등 하던 성적은 조금씩 떨어지더랍니다.. 중2때는 40등 중3때는 50등까지 떨어지더라구요,,, 그리고 독서실 다니면서 도둑질만 정말 잘하는 그런 전문적인 친구들을 더 깊이 사귀게 되구요.. 그러다가 술, 담배를 만나고...
고등학교를 올라왔습니다. 중3여름방학때부터 고1 겨울방학때까지는 흔히들 고등학교의 성적 틀을 잡아 놓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들 하죠? 저는 그 시절을 도둑질과 리니지에 빠져서 살았습니다.. 엄마한테는 25만원짜리 학원 보내주라고 해놓고 왔다갔다 하기만 하고..
근데, 중3때부터는 집안 사정이 정말 안좋아졌거든요.. 우리 아버지께서는 택시 살돈(택시는 수명이 5년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도 없고 우리 형이 지방 사립대를 가다보니까 한 학기당 300만원 이상을 내야 했습니다.. 그래서 택시 번호판을 팔고 다시 이삿짐 일을 하시기 시작하셨습니다. 이때 저는 빅마트에서는 매일같이 술과 술안주 훔쳐다가 친구들과 독서실에서 마시고,,, 피씨방가서 담배물고 리니지하고... 리니지에 빠지다 보니 아버지 트렁크에 들어있는 만원짜리 지폐가 눈에 들어오더군요.. 다시 한번 말하는데 습관이라는거 정말 무섭습니다. 아버지께 걸릴 줄 알면서도 하루하루 만원씩을 빼갔거든요... 그 친구들과 사귀고 싶은데 돈이 없어서 사귀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그런짓을 한거죠... 아니 습관이었죠... 리니지 현질한다고 몇만원씩 빼다가 쓰고쓰고쓰고...트렁크 안에 들어있었던 돈봉투... 결국엔 200장쯤 들어있던게 100장정도로 줄어버렸습니다... 우리 아버지께서는 알고 계셨지만, 왜 그때 저한테 말씀을 안하셨는지는 저두 의문입니다..
이렇게 방탕하게 생활을 하다가 고등학교를 들어갔죠. 고등학교 가니 또 세상이 달라보이더라구요~ 우리 학교가 너무나 자유로운 분위기여서 그런지 어쨌는지는 모르겠는데 정말 뭔가 너무나 달라보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공부할마음은 더 사라지더라구요.. 첫 중간고사.. 반에서 15등 이라는 성적이 나왔습니다.. 우리 부모님께는 반에서 2등 전교 17등이라고 말했습니다. 미친놈이었습니다. 시험공부는 하지도 않고 시험 성적만 잘나온 척 한거였죠. 시험 끝난날 엄마한테 성적이 좋다고 얘기를 해야 돈을 받아 술집엘 갈 수 있었거든요..
공부도 하기 싫은데 학원도 그만 다니자고 말씀드려서 학원도 끊어버렸습니다...
학원 다닐 시간에 서점에서 참고서 훔쳐다가 친구들한테 몇천원 깎아서 팔고 팔고... 식권 훔쳐서 팔고 팔고...빅마트에서 훔쳐다 팔고팔고...ㅡㅡ
2003년 수학여행 가기 전날이었습니다. 빅마트에서 그날도 신나게 작업을 하고 있었죠... "내일 제주도가 존나게 달릴거 사고, 존나게 딸것도 사자..." 술 안주 화투 카드 ... 걸렸습니다. 아저씨께 걸렸는데, 사무실같은데로 데려가서 그 물건을 보더니 정말 어이가 없으셨는지 한참을 말을 안하시더라구요. 저는 어떻게 해도 집에 알려지면 안된다는 생각에 번호도 알려주지 않고 계속 뻐팅겼습니다. 근데 교복을 보고 학교로 전화하더군요..그래서 담임선생님이 알게 되고... 한마디로 찍혔습니다. 친구를 데려 갔는데 제가 꼬셔서 간걸로 다 뒤집어 썼죠... 담임선생님께서는 아버지께 전화를 하셨습니다. 아버지는 절 때리셨습니다. 아버지께 맞는 고통과 아버지 마음이 찢어질거라는 그런 생각은 뒷전에 있고 아... 내일 수학여행 못가겠다 ...엄마한테 들키면 안된다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아버지께 말씀드렸는데 어머니께는 비밀로 하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수학여행...이후 기말고사 310명중 299등을 했습니다.... 담임선생님은 절 문제아로 낙인을 찍으셨구요.. 우리 학교에서의 모든 뉴스에 나온 사건은 저를 포함한 세 친구들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친구 폭행, 왕따 등등..
고1 7월 말일. 방학을 하는 날이었습니다. 짧지만 5일이라는 방학이 내게는 너무나 꿀과같은 방학일꺼라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생각이 있었는데 확 깨는 사건이 있었지요. 우리반에 돈 도난 사건이 생겼습니다. 10만원씩 걷어서 내야 하는데 어떤녀석이 8만원을 냈답니다. 저는 그당시에 학교를 땡땡이치고 없었구요. 근데 학교에 돌아와보니 반에서 그런 사건이 있었다고 하더군요.. 돈을 세보니 정말 그랬습니다. 다들 그렇죠? 주위에서 물건 없어지고 그러면 내가 한것같은 막... 그때 왠지 불안한 느낌은 들었지만, 별일 없을꺼란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때 돈을 센것이 화근이었지요. 그 일이 우리 담임선생님께 알려지게 되고,, 담임 선생님은 전과가 있는 나를 불러다 다짜고짜 몸수색을 하셨습니다. 돈이 4만원 나왔죠. 방학때 놀라고 어찌어찌 모아놓은 것이었는데.. (빅마트 사건 이후로는 도둑질에 손을 떼서 부모님 돈을 떼먹는것 만이 유일한 돈버는 방법이었습니다) 나는 당황하고 억울한 나머지 울어버리고.. 거짓말을 쳤죠. 오늘 아침에 용돈을 받았노라고...
담임선생님께서는 어머니께 확인하고....거짓말인줄 알게 되고....어머니를 학교로 오라 하셨습니다.
미치는줄 알았죠. 거짓말을 한 나의 잘못이었지만.,, 정말 날 믿지 못하는 담임선생이라는 이유로 세상을 원망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머니께서도 내가 그랬을 것이라고 단정 지어버리시구요... 정말 거지같은 세상이었습니다. 전보다 더 방탕하게 더 쓰레기같이 술퍼마시고 담배태우고 여자에만 미쳐 살고... 성적은 300등 전후로 왔다갔다하고... 그렇지만 여전히 부모님께선 잘하는줄 알고 계시고...
9월달엔 친구를 때려서 뉴스에 나왔습니다. 그아이는 옆학교로 전학을 가버렸구요. 겉으로는 웃지만,,,, 모든 선생님들이 나에게 손가락질을 하고 너같은 쓰레기는 사라져야 한다는 식으로 쳐다보는것 같았습니다. 싫었습니다. 너무너무 학교라는 곳을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가출도 해보려 했는데 돈이 없어서 못하겠더군요...
매일같이 인강듣고 공부한다는 핑계로 게임에 쩔어서 살고, 학교가서는 자고,,, 점점 늙어가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때는 그게 성숙이고 그게 성인인줄 알았습니다. 겉모습이 늙어져야 담배도 편히 사고 술도 편히 마신다는 생각 뿐이었거든요...
1학년 말이 되니까 ,,, 나 몇일 여행나간 사이에 성적표가 왔더랍니다... 부모님께서는 숨만 쉬실뿐 몇시간을 그냥 보고만 계시더군요... 자퇴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렇지만 아버지께서 중졸의 설움을 알고 계시기에 그래도 고등학교는 졸업해야 한다고 극구 말리셨습니다. 열심히 하겠노라는 말만 하고 꾸준히 놀았죠....그리고 그 이후로 3년간을 똑같이 살았습니다. 술과 담배는 어쩌다가 한번씩 안좋은 일이 생기면 하게 되었고... 질이 좋지 않은 친구들과는 완전히 멀어지고... 그랬으나 공부는 안했죠...-_- 부모님의 마음을 백날 알아봤자 실천을 안했으니....ㅡㅡ
결국엔,... 형과 같은 지방대학에 들어갔죠. 400만원씩 두명이면 800만원인데... 장학금 타야겠다는 생각 뿐이었습니다. 데 막상하니까 공부도 잘 안돼고 중간고사 보고 부모님과 상의해서 자퇴하고 재수하겠다고 결정지었습니다.
그리고는 석달이 지났습니다.... 혼자 독서실에서 매일같이 놀고 먹고 자고... 그냥 또 세달을 흘려버렸네요...
가난한 집이 싫었습니다. 매일같이 돈없다고 한숨쉬시는 우리 부모님이 너무 싫었습니다. 다른 집은 없는집이 더 있는집처럼 아들 기 살려주려 하신다는데 나는 정 반대였습니다. 뭣좀 사고싶다고 얘기하면 너가 우리집 사정 아니까... 이러셨습니다. 그래서 학원 보내달라는 말도 못하고 있었는데 부모님께서 남은기간 만이라고 학원 다니라고 하셔서 지금 재수학원을 다니고 있습니다... 딱 1주일되었네요...
저의 꿈은 교대 가는것입니다. 현재 언수외과x4해서 300점 초반인데 100점 이상을 올려야하죠..ㅠㅠ 그치만... 직장도 안정적이고 그곳에 가서 선생님이 된다면, 지금 군대에 있는 우리 형...그리고 많은 친구들도 자극 받아서 나보다 더 잘되고 싶어서 열심히 살려고 노력할테죠? 그리고 낳아서 길러주신 부모님들 흐뭇해하실 생각 하면... 정말 미소가 절로 생깁니다...^^
그치만 정말 어렵네요, 점수도 낮게 나오고 공부도 3년쯤 안하려다 하려니 미치게 머리가 아픕니다... 책상 앞에 앉아서 우두커니 앉아있는 것보다 나의 과거에 대해서 한번 적어보고 부모님의 마음이 어떠하셨을찌 다시한번 마음에 새기고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자는 생각에서 이렇게 끄적끄적 적어봅니다..
뭐 이러시는 분들도 계실껍니다... 그다지 많이 쓰레기도 아니었네... 무슨 자서전도 아니고 자랑이라고 이런 이야기를 썼냐고 하시는 분들 혹시 계실까요?ㅠㅠ 저의 이런 마음이 그냥.. 그냥... 도움이 되는 사람들 혹시 있을지도 모르니 그냥 웃어 재껴주세요~^^;
그치만, 부모님 마음 이렇게 몰라가면서 속상하게 하고 마음 아프게 하는게 쓰레기 인생이라고 충분히 여길만 하다는 판단에 그렇게 표현했습니다...
여태 살면서 해온 행동들과 교훈들 마음 속 깊이 새기고, 나의 꿈을 위해서 정말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
두서 없이 길기만 한 글 읽어주신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오유인들 항상 행복하세요~ 수능 결과는 꼭 알려드릴게요^^
P.S - 오유에 고등학생들과 수험생들 많으시죠?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백설이 불여일타라고 합니다.ㅡㅡㅋ 백번 말하는 것보다 한번 때리는게 더 낫다고 합니다... 저도 얘기 하는데,, 후회하지 마시고 정말 열심히 사세요... 나의 인생에 부모님이 어떤 존재인지를 절실히 깨달으시고 그분들의 마음에 감사하세요...
백날 이래봐야 못알아들으시는 분들!! 저처럼 고등학교 내내 방황하지 마시고~ 짧게 한번 느껴보시든지요,,,^^;;;; 마음이 확 달라질만한 그런 사건을 일찍 체험해 보실만한것도 바닥 인생을 기어가는 것보단 나을지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