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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한테 들었던 중학교떄 자살한 애에 관한 이야기
게시물ID : panic_2088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트러리
추천 : 15
조회수 : 8400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1/10/29 17:42:49
내 친구는 14층, 자살했던 아이는 4층에 살았다고 한다.

피파에 미쳐있던 친구녀석은 그날도 어김없이 헤드셋쓰고 노래를 틀어놓고 피파를 미친듯이 했다고 한다.

그날따라 게임이 잘 풀리지 않아 온갖 육두문자를 쏟아가며 게임에 열중하고 있던 중,

큰 음악소리와 축구게임의 관중소리로 뒤섞인 소음이 헤드셋으로 들리던 중 작은 소리는 들리지 않는데 갑자기 '쿵!'하고 무언가 떨어져 땅이 진동하는 소리가 어렴풋이 들렷다고 한다.

그 아파트엔 고층에 사는 사람들이 쓰레기를 귀찮아서 창밖으로 막 던지는 사람이 있었기에 친구는 이번엔 어떤걸 던졌길래 저런소리가 날까...라고 생각하며 계속 게임을 했다고 한다.

약 30분 뒤였을까. 나와보라는 엄마의 말에 3판을 연속으로 진 친구는 화가나서 게임중인거 안보이냐고 화를 버럭 냈다고 한다.

그때 친구 엄마의 말씀.

"4층에 XX 있잖니. 걔가 방금전에 옥상에서 뛰어내렸데... 지금 경찰차오고 소방차오고 난리도 아니다."

깜짝놀란 친구는 게임이 진행중이었음에도 헐레벌떡 뛰어나가 창밖을 봤더니 온동네 사람들이 나와 가운데 떨어진 아이 시체를 중심으로 큰 원을 그리고 있었다고 한다.

떨어진 아이의 시체는 치우고 없었지만 피가 흥건이 젖어있었고 오지 말라는 경찰들과 소방관들은 피를 지우기 위해서 물을 연신 뿌리고있었다고한다. 경찰은 이쪽으로 오지 말라며 주민들을 집으로 돌려보냈다고 한다. 

친구는 충격에 가만 서있었다고 한다. 그 아이가 왜 자살했는지 이유는 알길이 없었고 피파만 좋아하는 남자아이의 특성상 여자아이와는, 심지어 모범생과는 친할리가 없었던 친구는 우두커니 그 자리에 5분정도를 서있었다고 한다.

내가 중학교 다닐때 한 학년에 14반까지 있어서 난 그 아이를 전혀 알지 못했지만 그 아이는 사람들이 말하는 왕따수준까진 아니었다고 한다. 친구들 몇명 있고, 성적은 전교 5등권을 놓치지 않을정도로 정말 모범적인 아이었다고 한다.

다음날, 우리학교 선생님들은 모두 까만 정장을 입고 오셨고, 어제 있었던 일은 되도록 여기저기 말하고다니지 말라고 했다. 난 무슨일인지는 몰랐지만 약 2교시쯤 어디학교에나 있는 학교 소식통이 전교에 소문을 퍼트렷고, 나도 그 얘기를 들었다.

조용한 성격의 모범적인 그 아이는 무엇떄문에 그토록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까. 난 그 아이와는 말도 한번 섞어본적이 없어서 잘은 모르겠지만 그날 밤 동네에 있는 장례식장에 조문을 하러 찾아갔을때 본 그 아이의 웃고있는 영정사진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더없이 해맑게 웃고있는 그 아이의 웃음은 내 가슴 한켠을 아리게했다. 아직 중학생이어서 엣된 그 얼굴은 학교 교지나 졸업앨범에 실릴 얼굴이었지 장례식장에 영정사진으로 있을 얼굴은 절대 아니었다.

절을 하고 식당에 앉아 육개장과 머릿고기를 먹으며 침울한 표정의 그 아이 부모님을 봤다. 두분은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그 아이의 부모님은 뒤늦게 들어온 부장선생님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부장선생님과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들리진 않았지만 그 내용이 짐작은 갓다. 그 아이는 착하고 성실한 아이었다고 했겠지.

부장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던 두 분은 결국 울음을 참지 못하셨다. 해맑은 딸아이의 영정사진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하셨는지 왈칵 터져나왔던 그 눈물은 딸아이에 대한 생각과 안타까움, 내가 형용할수 없는 그 어떤 이유로 점점 커져 결국 주저앉아 오열하셨다.

추후 그 아이의 친구에게 물어보니, 책상위에 올려져있던 그 아이의 글씨체로 또박또박 적혀있는 유서엔 

엄마 아빠 사랑하고 죄송하다는 내용과 이것밖에 안되는 자기가 자기 자신도 밉고 화가나고 더이상 참을수 없는 고통과 중압감을 해결할 방법이 없었다는 내용이 적혀있었다고 한다.

아직도 난 잊혀지지 않는다. 그 아이의 부모님이 주저앉아 오열하던 그 모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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