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직 때문이 아니라 ‘인간 최연희’로서 평가받기 위해 법정에서 모든 것을 밝히겠다.”
한나라당 최연희 의원이 여기자 성추행 사건으로 잠적했다가 기자회견을 통해 입장을 밝힌지 열흘이 지났다.
현재 최 의원은 가족이나 측근 보좌관들조차 행방을 알지 못한다.
다만 최 의원 본인이 전화(발신번호 제한)를 통해 이따금 연락해올 뿐이다.
31일 최 의원의 부인인 김혜동씨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면서 “어떤 분들은 의원직 유지하고 재출마하기 위한 것 아니냐고 하지만 그건 전부 소설이고 터무니없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지난 20일 최 의원의 기자회견에 대해 “사실 본인(최 의원)이 인정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물의를 빚어 죄송한데, 모든 것을 법정에서 밝히겠다는 뜻을 간곡하게 전달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에 따르면, 최 의원은 “그냥 술자리에서 이런 추태가 있었다”는 정도로 그칠 줄 알았던 사건이 너무 커지자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도무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김씨는 “의원직에 미련이 있기보다 사퇴하면 성추행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 밖에 안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법정에서 모든 것을 밝히고 싶다”며 “이제는 정말로 진실게임이고, 밝혀야 한다는 생각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최 의원의 좀 더 자세한 해명이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묻자 김씨는 “허심탄회하게 말해고 곧이곧대로 들어주겠느냐”며 “지금은 그런 분위기가 아니다”고 심경을 피력했다.
김씨는 “기자회견 이후 동료 의원 몇 분에게 전화했는데 다들 반응이 싸늘했다”며 “그래도 당에 누가 되지 않기 위해 선거 전까지는 아무 말 없이 지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아직 만난 적도 없고 연락도 못해봤는데, (최 의원이) 기회가 되면 해당 여기자에게 개인적으로 사죄하고 싶다고 하더라”며 지금은 연락해오는 동료도 없고 아무도 신경 안쓴다”고 전했다.
최 의원은 현재 모처에서 은거 중으로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는 중이라고 한다.
이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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