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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신백일장]건축무한육면각체-연어회와파란팬티
게시물ID : readers_2112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코바토짱
추천 : 13
조회수 : 586회
댓글수 : 24개
등록시간 : 2015/08/10 00: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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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무한육면각체-연어회와파란팬티

“영희! 너! 당장 이리와!”

“...왜.그.래.무.슨.일.이.야.오.빠.”

오빠는 붉으락푸르락한 얼굴로 고래고래 소리질렀다. 나는 왠지 무슨 일인지 알 것만 같아 조심스레 오빠옆으로 쫄래쫄래 걸어갔다.

“너, 이번에 쇼핑으로 산 옷이 또 몇 개인 거야! 왜 이렇게 돈이 많이 나가나 했네. 입지도 않을 껄 왜 이렇게 많이사!”

“이, 입을 꺼거든! 그리고 사던 말던 뭔 상관인데!”

“...이렇게 돈 낭비하는게 잘하는 짓이야? 오빠가 돈 아껴쓰라고 했지! 가뜩이나 야간 수당도 제대로 안줘서 빠듯한데. 오빠가 돈 아끼라고 했잖아!”

“그, 그건 그렇지만.”

우리집은 가난하다. 아빠와 엄마는 돌아가신지 오래. 하나뿐인 오빠가 우리집을 홀로 먹여살리고 있다. 전부 안다. 동생 학원보내랴 밥먹이랴 주말에도 일을 나가야 하는 오빠한테 미안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나도 여고생인걸...나도 친구들이랑 놀고도 싶고, 이것저것 사 먹고도 싶고, 쇼핑도 하고 싶은걸. 오빠는 내 그런 마음도 몰라주고...

“그, 그럼 오빠가 돈을 많이 벌어오던가! 그러면서 자기 살 꺼는 잔뜩 사면서! 저번에도 팬티만 7장 샀잖아! 자기는 그렇게 쓰면서 나한테는 뭐라 그러는데! 나도 맛있는 거 먹고, 좋은 거 입고 살고 싶다고!”

“그래! 나 돈 많이 못벌어온다. 그래서 뭐 어쩔래!”

내 말에 오빠가 무척이나 화가난 듯 했다. 자존심에 상처라도 입었는지 씩씩 거리며 화장실로 들어가버렸다. 따로 쓸 방도 없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다.

괜히 오빠한테 소리 질러서...화나게 한 것은 아닐까...조금은 걱정도 됬지만 나역시 화가 나 있었기에 사과하고 싶지는 않았다.

조용히 탁자에서 문제집을 펼치고 괜히 공부를 시작했다.

“...여기서 유전병 a유전자가 X유전자 위에 있고, 아빠가 병이고, 엄마가 정상인데 3번 딸이 정상이니까 열성이고, 4번딸은 병이 있으니까 엄마는 Aa구나..”

오빠는 5분 정도 있어서야 화장실에서 나왔다. 눈가가 빨갛다. 조금 운 건지도 모른다.

오빠는 주섬주섬 옷을 입기 시작했다. 오빠의 양복은 색이 바랜 아빠 양복. 그것을 입은 오빠의 모습은 항상 어딘가 처량해 보였다. 슬며시 말을 걸었다.

“어디가...”

“뷔페간다...”

“나도...가고 싶은데...혼자서만 가고...”

그 말에 오빠는 잠시 나를 쳐다보았다가 이내 고개를 돌려버렸다.

“나도...부장님 결혼식 때문에 가는 거니까...”

오빠는 팬티를 입었다. 그리고 한 장을 더 입었다. 그리고나서 팬티를 한 장 더 입고, 또 다시 팬티를 입었다. 팬티로만 지층을 이루어 퇴적암이라도 만들려는 듯이 팬티를 입었다. 그 모습에 나는 뿜고 말았다.

“바보같아.”

“남이사...갔다 올게.”

“응...갖다와..”


---------------

부장님의 결혼식. 차가 없기에 지하철을 타고 버스까지 갈아타야 한다. 겹쳐입은 팬티가 더워 땀이 찼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결혼이라...나도 결혼 할 수 있을까. 모아둔 돈도 없는데. 내 인생도 참...불쌍하다.

어느새 정신을 차려보니 결혼식장이었다. 축하가 끝나고 뷔페를 향해 달려갔다. 그러는 내 발걸음은 무거웠다. 첫 그릇을 담아왔을 때 너무나 무거웠다. 슬며시 연어회를 한 점 집어 입에 넣었다. 사르르 녹아내리는 그 맛이 너무나 감격스러웠다. 평소에는 이런 것은 먹어보지도 못하는데. 입에 넣어서 녹아내리는 거는 비누밖에 먹어본 적 없다. 고기도...샐러드도...너무나 맛있었다. 나는 눈물을 훔치며 식사를 끝냈다.

팬티가 너무나 무거웠다.


---------------


오빠는 한참이 지나서야 돌아왔다. 이미 저녁 9시. 컵라면으로 대충 끼니를 때운 덕에 배가 고팠다.

“오빠 왔어?”

“응...오빠 왔다. 배고프지?”

“컵라면 먹었어...됬어.”

오늘따라 오빠가 이상했다. 물론 팬티가 더 커진 것만 같았다. 오빠 똘똘이는 작다. 저렇게 클 리가 없다. 오빤느 마치 개선장군처럼 웃으며 내 앞에서 바지를 벗었다.

그 앞에서 파란 팬티가 퍼렇게 빛나고 있었다.

오빠는 그릇을 한가득 들고 왔다. 아마 집 안의 밥그릇 국그릇을 모두 가져온 듯 했다.

“자아...오빠가 너에게 주는 선물이야.”

오빠는 내 앞에서 파란 팬티를 벗었다. 

팬티한장이떨어졌다.똘똘이는부서질정도로아팠다.최후.

이미여하한팬티도발아하지아니한다.

그리고 그 밑으로...

온갖 고깃덩어리들이 떨어져내리기 시작했다. 돼지고기...소고기...닭고기 너나 할 것 없이 온갖 종류의 음식이 쏟아져나왔다. 그렇다. 팬티였다.

“오...오빠.”

“오빠가 동생을 위해서 이정도는 해 주어야지.”

“오빠 이 바보야!!! 정자는 열에 약하단 말이야. 정자 생성의 최적의 온도는 32~34℃라고. 그렇게 고기요리를 잔뜩 들고오면...오빠는 불임이 될 꺼 아니야!”

나는 눈물을 흘렸다. 오빠는 나의 등을 토닥여주었다.

“걱정마라 동생.”

“오...오빠.”

“그럴 줄 알고 미리 아이스크림코너에 있던 아이스크림을 두 번째 팬티에 가득 발라왔지!!!”

오빠가 두 번째 팬티를 벗었다. 그 안에서는 바닐라 딸기 초코맛 아이스크림이 가득 있었다. 나는 무심코 숟가락으로 한가득 긁어먹고 말았다.

“아...아응, 그렇게 과격하게 했다가는 가, 가버”

“지...진짜 아이스크림이잖아! 그...근데 왜 안 녹은 거지? 시적 허용인가?”

“흠흠, 동생이여. 그럴 줄 알고 미리 얼음도 한가득 쟁겨놓았지! 덕분에 그 다음 팬티 안에는!!!”

오빠가 팬티를 벗고, 그 다음 팬티를 벗자 기적이 일어났다. 한번도 먹어보지 못한 온갖 진귀한 초밥과 회들이 한가득 있었다. 나는 젓가락으로 연어를 집어 한입 베어물었다.

“아아, 입에서 살살녹아...그리고 이 맛은...와...와인맛이 베어있어!”

“당연하지 동생아! 왜냐하면 그 다음 팬티에는 와인이 들어있거든!”

“역시! 오빠의 똘똘이가 이렇게 클 리가 없잖아!”

오빠가 팬티를 벗자 그 안에서 칠레산 와인 한 병이 벌떡 서 있는 채로 튀어 나왔다.

“게다가 얼음과 내 몸 사이에 있었던 덕분에 적당한 온도가 되었지. 마시기에 최적이라고!”

“하, 하지만 오빠...난 미성년자인데!?!”

“거짓말 마라 이 삼수생아!!! 교복좀 벗으랬지!!! 이과생이면서 sinx 적분도 못하는 놈아!!!!”

“아아...난 삼수생이었어! 하지만 난 lnx를 적분할 때 부분 적분을 사용하여 1을 f(x)로 두고, lnx를 g'(x)로 둬서 적분을 하면 xlnx+x+C가 나온다는 것을 알고 있지!!!”

“+x가 아니라 -x다 이 멍청한 삼수생아!!! 그리고 lnx를  f(x)로 두고 1을 g'(x)로 두는 거라고!

“삼수생이라면 나도 성인이군! 깨달음을 얻었다! 그러니문제없이와인을마실수있어!

사각팬티의내부의사각팬티의내부의사각팬티의내부의사각팬티의내부의사각팬티

사각이난팬티운동의사각이난팬티운동의사각이난팬티

고기가통과하는얼음의비린내를투시하는와인

고기를모형으로만들어진초밥의를모형으로만들어진와인

거세된오빠(그와인의이름은로마네콩티였다)

보르고뉴,당신의팬티빛깔도참새다리같습네다

평행사변형대각선방향을추진하는막대한팬티

사각팬티의봄을해람한코티의와인의맞이한동양의팬티

얼음의공중에붕유하는Z백호.연어회라고씌어져있다

옥상에말린팬티.원후를흉내내이고있는스테이크

만곡된직선을직선으로질주하는팬티공식

시계문자반에Ⅻ에내리워진일개의침수된팬티

팬티-의내부의파란팬티-의내부의팬티의내부의얼음의내부의와인의내부의똘똘이

식당의문깐에방금도달한자웅과같은붕가헤어진다

파랑팬티가엎질러진와인잔이삼륜차에적하(積荷)된다

똘똘이를짓밟는로마네콩티.가구를질구하는조화팬티

위에서내려오고밑에서올라가고위에서내려오고밑에서올라간사람은

밑에서올라가지아니한위에서내려오지아니한밑에서올라가지아니한위에서내려오지아니한사람

저여자의팬티는저남자의팬티에흡사하다(나는애련한팬티하는나)

사각이난팬티가걷기시작이다(소름이끼치는팬티이다)

라지에터의근방에서승천하는굳바이아듀사요나라다!!

바깥은파랑.발광팬티의군집이동"




그 날...오빠 덕분에 한번도 먹어보지 못했던 맛있는 음식들을 원없이 먹었다. 

10년이 지난 지금도...그 때 오빠의 파란 팬티의 맛을 잊지 못한다. 

오늘 밤도 오빠의 파란 팬티를 씹으며...그리운 그 시절을 떠올리며 잠이 든다.





우리는 세월호를 아직 잊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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