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개발계획이 지난 2일 발표한 '2011 인간개발보고서'에 따르면 2000~2009년 사이 북한의 5세 미만 어린이 중 43.1%가 영양실조로 국제기준의 권장 키 보다 작은 발육부진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는 지난 1월 유엔아동기금(UNICEF)이 발표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는데, 유니세프의 보고서에 따르면 5살 이하의 북한 어린이 19%는 저체중, 32%는 발육부진, 5%는 저체력(체중미달)이고 특히 태어난 지 48개월에서 59개월째에는 발육 부진율이 47%에 달한다고 밝혀 자라는 과정에 더 큰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북한 어린이들이 발육부진 상태에 빠진 데는 극심한 식량난이 그 원인일 것이다. 실제로 분유공급이 원활하지 않는 북한에서는 어린아이들이 전적으로 모유에 의존해야 하는데 2살 미만의 어린이를 둔 15살에서 49살 사이의 어머니 중 26%가 영양실조 상태이고 산모 사망률 역시 2008년 기준으로 10만명당 250명으로 나타났다고 하니 알만한 일이 아닌가?
하긴 지난달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와 세계식량계획이 발표한 '2011 세계의 식량불안정 상황'보고서를 보면 북한 주민 세 명 중 한 명꼴인 840만 명이 영양부족 상태라고 했으니 이게 어찌 어린아이들만의 일이겠는가?
사실 지금 북한 주민들은 영양따위를 생각할 겨를조차 없을 것이다. 오직 하루를 연명하기 위한 식량만이라도 끊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만 있을 뿐이다.
그러고 보면 남북이 참으로 대비된다. 우리는 쌀을 먹지 않는다고 쌀 소비를 촉진하고 영양섭취를 과다하게 해 비만을 걱정하며 다이어트를 하는 판국인데 북한은 먹을 것이 없어 하루 한 끼를 걱정해야 한다니 말이다.
북한 사람들이 쌀 없어 굶주리고 있다고 하면 우리 어린 학생들은 뭐라고 할까? "그럼 라면을 먹으면 되지"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나이 먹은 어르신들이 1960년대 보릿고개 이야기를 하면 그런 말로 대꾸했듯이...
하지만 이 모든 것이 북한 체제의 모순에서 비롯된다는 것은 정작 모를 것만 같다. 이 또한 이 시대를 사는 우리가 감당해야 할 몫은 아닐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