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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란 무엇일까요 (feat. 박복의 화신)
게시물ID : wedlock_211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Peace!
추천 : 22
조회수 : 1305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6/05/29 23: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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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대략) 10년 후 결혼 3년차 유부징어입니다.
결혼 후 박복함이란 이런 것인가... 내가 삼재의 현신인가... 할 정도로 인생 최대 위기 사건들을 연이어 겪고 있지요.

지난 1년 반 동안에,

전세집 건물주가 사기꾼으로 바뀌어 전세금을 다 날렸고,
난산과 선천적 질병으로 아픈 아기를 낳아 언제가 끝인지 모를 재활 치료의 여정에 뛰어 들었으나 여전히 목을 못가누고 있으며,
남편이 지방 발령을 받아 주말 부부가 되었습니다.

아기는 아직 8개월...
이번엔 요로감염이 너무 빨리 재발해서 병원에 왔더니 신장에 문제가 있어 수술을 해야할 수도 있다고 하는군요. 일단 열이 나면 안되니 벌써 입원이 한달 새 보름이 넘어갑니다. 

돈도 돈이지만, 남편도 저도 체력적으로 너무 괴로워요.
정신적으로야 말할 것도 없구요. 어떤 것도 언제 끝난다는 보장이 없으니 터널을 불빛 없이 하염없이 걸어가는 느낌이 듭니다.. 게다가 병원에선 잠을 잘 잘수가 없는데 밤엔 늘 제가 옆에 있어야 하니까요.

남편은 참 착해요. 누구에게 물어도 그렇게 말할거예요.
덕분에 이런 상황에서도 저흰 한 번도 싸우지 않고 버텨왔습니다. 제가 화를 내고 짜증을 부리고 힘들다 징징대도 남편은 짜증 한 번 없이 곁을 지켜 줬어요.

저는 주중엔 매일 아이 재활을 위해 병원에 가지만 주말에는 다만 두시간이라도 나가서 커피라도 마시고 옵니다. 남편은 그러지 못해요 평일엔 지방에 있으니 주말엔 또 육아와 집안일을 돕죠. 남편에게도 혼자 보낼 시간이 필요한 걸 알지만 그 말이 안나오더라구요.. 저도 정말 죽을 것 같거든요.

요즘은 우리가 이렇게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문득 생각합니다. 양가 부모님 모두 멀리 계시기도 하고, 이런 짐을 나눠달라 하는 것은 부모님께 부당한 일이라 여겨져요. 그래도 입원기간엔 어쩔 수 없이 부탁을 드리지만요.

같이 행복해지려고 결혼을 한 것인데 아무도 행복하지 못한 이 상황. 아이 낳은것을 후회하냐 묻는다면 그렇다고 할거예요. 그냥 우리 둘이 잘 살 것을 그랬다고 못되게 대답할거예요.

남편은 오늘도 종일 시달리다 집으로 갔습니다. 그냥 네가 안쓰럽고 사랑한다고 어떻게 전해줄 수 있을까요. 주말에 마사지라도 받고 오게 할까요? 뭘 어떻게 해줘야 할 지 모르겠네요. 막상 눈 앞에서 남편이 낮잠이라도 자면 괜히 화가 나는 법이니 나가서 좀 놀라고 해야할까요. 

전 사실 우리가 뭔가 궁합이 안맞나... 그래서 결혼하고 이렇게 빵빵 터지나.. 그런 생각까지 했어요. 아기는 또 무슨 죄겠어요 그렇게 태어난것을.

아니.. 의식의 흐름대로 글을 쓰다보니 무슨 말인지 모르겠군요.
푸념을 하고 싶었습니다. 나 이마안큼 힘들다 봐봐. 그런 느낌이랄까요.
지금은 모든 것이 어서 지나가고 할머니가 되고 싶습니다.  
하지만 남편을 두고 도망치지는 않을거예요. 그러지는 않을거예요.  
출처 감정 과잉 상태가 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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