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랑 만난지 이제 네 달이 조금 넘었습니다. 남자친구 성격은 순하고.... 순합니다. 음.
만나면서 사소한 다툼도 물론 있는데 대체로 말로 풀고 끝낼 수 있는 문제인 거 같아요. 그런데 딱 하나... 도저히 어떻게 꺼내야 할지 모르겠는 문제가 있어요. 먹을 거!!!
저는 먹는 속도가 엄청 느린 편이에요. 남친은 빨라요. 안 씹고 삼키는 것처럼 빨라요. 각자 시킨 음식이 있으면 상관이 없는데 같이 먹는 음식들이 있잖아요. 피자나 치킨이나... 그런 것들.
피자를 먹는데 제가 두 조각째를 반 정도 먹고 있으면 나머지는 남친이 끝내버려요. 봉지과자도 까면 네다섯개씩 집어서 먹고, 그래서 한 봉지를 가끔 나눠먹을 일이 있으면 저는 정말 맛만 보는 정도...
한 번은 오징어다리를 사서 나눠먹는데, 본인은 별로 먹고 싶지 않다고 그래서 하나만 샀거든요. 근데 먹다 보니 맛있다며 계속 먹더라고요. 저는 다리 세 개 먹을 동안 나머지 다 먹고, 모자라다며 하나 더 사서 그것도 다 먹고... 방긋 웃으면서 "자기 그거 먹을 동안 내가 이거 다 먹었네" 하는데... 하.... 나도 먹고 싶은데....
또 오징어 다리 얘기인데 제가 두 개째 뜯고 있을 때 남자친구가 다 먹고, 제가 세 개째 집어 먹으니까 제 어깨에 볼을 부비부비하면서 "아~ 앙~" 하는 거예요. 달라고. 먹고 싶다고. 그래서 주니까 질겅질겅 씹더니 "자기도 먹을래?"...
흐어어어 나도 먹고 싶다고ㅠㅠ 난 속도가 느릴 뿐인데ㅠㅠㅠㅠㅠ 먹는 양은 나도 너랑 비슷한데ㅠㅠㅠㅠㅠ
근데 먹는 거 가지고 얘기 꺼내기가 너무 민망한 거예요!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저번에 닭꼬치를 하나 사서 나눠먹는데 내가 두 덩이 먹는 사이에 다 해치우고 마지막 덩이도 입에 물길래 "헐... 나는?" 이랬다가 엄청... 되게.... 비웃음은 아닌데.... 막.... 암튼 그래서 그 마지막 조각을 제가 먹긴 했지만 그 뒤로는 나도 먹고 싶다는 말을 못 꺼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