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는 글자를 품에
감싸안고 보여주지 않아
난 글자를 유괴하는
악당이 된 기분이다
내게도 차마 긁적이지 못해
간지러운 생각들이 넘쳐흐르나
결국 종이는
휴지통 안 가득하다
지워지고 구겨진 선들 아래
종이의 목소리가 듣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