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가 안고있던 문제들이 일거에 폭발한 IMF를 기점으로 중산층이 몰락했고 열심히 일하면 나도 중산층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이 사라지게 되는 시대가 도래했다. 그리고 불행하게도(?) 이 시기는 야권지지자들의 말을 빌리자면 DJ-노무현의 "민주정부"가 집권한 시기였다.
그리고 김대중이 대통령이 된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돈될만한 물건은 일단 팔고 보는 거였고 IMF의 요구에 따라 국내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바꾸는 거였다. 당시 IMF는 한국이 자기네들 요구 이상으로 해준다며 기뻐할 정도로 김대중 정부는 프로젝트를 깔끔하게 마무리 했다. 심지어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서는 시점에서까지 자산매각은 계속되었는데 단적인 예로 수조원의 공적자금, 즉 국민혈세를 투입한 제일은행을 단 5천억에 해외자본에 매각하는 엽기신공을 보여주기까지 했다.(그리고 이걸 산게 바로 그 말많은 론스타다)
그 뒤를 이은 노무현은 시작은 창대했지만 김영삼이 문을 열고 김대중이 몰기 시작한 드라이브에 브레이크를 걸어 이러한 경향을 반전시키기는 커녕 오히려 더 가속페달을 밟았다. 자산규모 60조의 외환은행을 론스타에 1조원 수준으로 '땡처리'한게 어느때 일인지 아나? 노무현때다. 김대중 정부때야 빚갚아야 되니 집에 돈될만한 물건 팔아치우는거 이해한다 쳐도 IMF구제금융 체제를 졸업했다고 자평한 이후에 외국계 사모펀드에 은행을 팔아넘기는 이 꼴을 대체 뭘로 생각해야 되나?
대학 등록금? 나꼼수에 나왔던 정봉주의 말을 그대로 옮겨적자면 등록금 상한제를 실시하려 했다고 하지만 그래서 결과물은 뭐였나? 노무현 정부때는 등록금이 몇년간 동결되다가 이명박때 갑자기 미친듯이 오르기라도 했단 말인가.
비정규직, 파견노동자문제는? 여전했다. 워킹푸어가 마치 이명박 정권들어 탄생한양 이야기 하고 이명박이 중산층을 박살낸양 이야기 하지만 김영삼이 양극화의 신호탄을 쏜 이후 민주정권 10년을 거치는 동안 두 명의 대통령은 신자유주의와 주주자본주의 논리를 충실히 따랐고 중산층은 죄다 박살나있었다.
퇴임후에 보여준 '인간' 노무현과 별개로 '대통령' 노무현은 그 진의는 선의로 가득했을지 몰라도 결과물은 별볼일 없었다.(대북, 대미외교 정도?) 한나라당의 반대? 탄핵정국 이후 원내 과반수를 차지한 정당이던 열린우리당은 그럼 뭐였나? 국회 의결 정족수는 헌법 또는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이뤄지는데. 그럼 결국 자기가 소속된 당의 당론 하나 제대로 이끌지 못한 정치적으로 무능한 대통령이란 소리밖에 더되나.
정리하자. 노무현이 뭔가 이것저것 해보려고 한건 맞다. 그러나 그걸 가지고 변변한 결과물하나 내놓지 못한것까지 덮으려고 하는건 미련한 짓이다. '인간' 노무현의 매력과 '대통령' 노무현의 유능함을 혼동하지 말자. 그 둘을 착각하고 대통령 노무현의 유능함을 내세우려 할수록 옹색해질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