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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머리 그녀(?)
게시물ID : bestofbest_21168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피치카토
추천 : 324
조회수 : 47753회
댓글수 : 43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5/06/22 04:03:01
원본글 작성시간 : 2015/06/21 12:5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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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근 10년을 돌아보면
머리를 짧게 하고 다닐때 보다 긴 머리를 하고 다닌 비율이 약 7:3 정도로 
주로 긴머리를 즐겨함.

기르고 다니다가 맘변하면 한번 뎅강~
주구장창 2년정도 기르다가 또 더우면 덥다고 뎅강~
썸타던 그녀에게 잘 보일려고 뎅강~ (ㅇㅇ?) 어차피 ASKY...
괜히 뎅강 했음... 쳇..

IMG_1977.JPG
머리가 뒤로 막 묶일때쯤 기묘한 자세로 팔을 뒤로 꺽어서 사진 찍기.. 
(거울 없이 이런 샷이 가능할만큼 나는 유연하다??는 아니고 거울 사용한 사진임)

IMG_4013.png

많이 길었을때는 이보다 더 길었을때도 있었는데.. 사진을 못찾겠음.
아마도 책장위에 굴러다니는 저 하디디스크 중 한곳에 있을법 하지만
그거까지 찾아서 인증하기는 귀챦으니 이정도에서 패스.

아무튼 이러한 긴머리 때문에 생긴 에피소드들



1. 택시

언제인가의 연말즈음 그때당시 다니던 회사 근처 강남역 부근.
회식을 하고 술이 좀 취한 상태에서 늦은시간 택시를 잡기 위해 도로가에 서 있었으나
연말의 특수를 타고 장거리만 받으려고 하는 수많은 택시 기사들은 그냥 지나치기 일쑤
그렇게 부질없이 한손을 들어 세월아 흘러라~ 라며 손을 허우적 거렸고
취기가 있었던 정신은 어느덧 술을 한잔 더 하고 싶어질 만큼 또렷해지고 있었으나
반대로 몸은 지쳐서 고개를 푹 숙이고 팔만 들고 있는 기묘한 자세가 연출될 무렵

깔끔하게도 택시가 한대 눈앞에~!!
그것도 딱 타기도 좋게 앞문이 내 앞에 똭~!! 위치하게 정차했음.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택시를 잡아 타고

"분당 XXX 로 가주세요~"

그런데 기사아저씨가 출발을 하지 않음.... 잘 못들으셨나?
다시 목적지를 꺼내려는 순간 다행히 출발~

그 후 기사아저씨가 자꾸 흘깃 거리는 시선이 느껴짐.
모른채 할까 하다가 살짝 옆을 보다 아주 잠시 눈이 마주치니
이내 놀란듯 고개를 정면으로 하고 딴청을 피우심
나이는 30대 중반 이거나 많아 봐야 40대 초로 보이는 택시기사치고는 젊은축에 속하는 기사아저씨였는데
출발하고 무언의 시간이 잠시 흐르자. 대뜸 기사 아저씨가 물어봄.

"혹시 담배 태워요?"

"아.. 네.. 가끔 피웁니다"

"가는 시간도 긴데 잠깐 담배 하나 펴도 될까요?"

차내에서 흡연 하지 않는 주의지만..
뭐 기사분이 자기 차에서 피우겠다고 하고, 내가 비흡연자가 아니었으니 못참아줄 정도는 아니라서

"네.. 피우세요. 괜챦습니다"

라고 대답함.

담배를 하나 꺼내 물며 이어지는 이야기.

"사실.. 술취한 여자인줄 알고 태웠는데, 목소리 듣자 마자 많이 놀랐네요 허허"

"네? 아.. 제가 머리가 길어서 이런 저런 오해 자주 받긴 합니다. 하하~"

"오늘 택시 잡기 힘들쟎아요. 연말이기도 하고~"

"네 그렇죠. 저도 한시간 정도 서있었던거 같아요"

"그리고 송년회다 뭐다 술자리가 많아서 취한 여자분들이 많거든요...
 그쪽이 남자니까 말하는건데.. 사실 오늘은 취한 여자손님만 찾아 다녔어요"

"네??"

"아니~ 왜 취하면 이래 저래.. "

내 표정이 바뀌는걸 느꼈는지 뒷 말을 흐리는 택시기사..

그 뒤 별 얘기 없이 심기불편한 채로 집에 잘 도착 했지만,

생각할수록 그 택시기사분이 괴씸해서 그때 현금으로 내지말고 카드로 결제 할걸 잘못했다.. 싶은 후회를 뒤늦게 함. 
(그랬으면, 신용카드 영수증 보고 신고를 하던 클레임 넣던 뭐 여러 방법을 강구해 볼 수 있었을것을)

이 일 이후로 아는 여자사람들이 술을 조금만 먹어도, 이런 저런 사정으로 택시 태워 보낼때
꼭 콜택시를 불러주거나 동생들에게 이 얘기를 해주면서 콜택시를 부르게 하는 버릇이 생김.



2. 입사동기 형님의 여자친구

20대 중후반에서 30인가 31살까지 다니던 회사에 입사기수라는게 있었는데, 그때 같이 입사했던 약 20여명이 한 기수.
그 중 입사교육시 옆자리에 앉아 친해졌던 형님이 있음.
허허~ 거리는 구수한 웃음과 말투에, 성격도 좋으나 여친이 없었고,
회사 사람들은 가끔 그 형님에게 여자좀 소개 시켜 줘야 겠다는 농담아닌 진담을 자주 던졌었는데
어느날인가 회사에 이런 소문이 돌기 시작함.

"OO형 여자친구 생겼데, 요새 저녁때마다 회사로 놀러와서 형이랑 잠깐 있다가 간다나봐~"

순간 좀 서운했음. 근무 쉬프트도 나랑 맞아서 휴식 시간에도 거의 같이 왔다 갔다 하고, 그렇게 얘기를 자주 했는데

나한테는 한마디 언급도 없다니..

"형 요새 여친 생겼다며?"

"뭔 얘기야? 내가 여친이 어딨어? 허허~"

"에이~ 나한테까지 비밀이야? 저녁때마다 테라스 와서 잠깐씩 형 얼굴 보고 간다고 소문이 자자 하던데"

"아냐. 나 진짜 여친 없어. 친구 소개 통해서 나 소개팅도 내일모레 잡혀 있구만"

"어라?? 뭐야.. 진짜야??"

"그래 마~ 내가 여자 만날 시간이 어딨어. 그리고 담배 핀다. 커피마신다~ 하며 7층 테라스 내려갈때마다
거의 너랑만 가쟎아. 있으면 네가 가장 먼저..........................."

".............................................."

형이 그 말을 하는 순간 깨달음...

사람들은 그 형과 내가 테라스 바깥쪽 벤치에 앉아서 담배피거나 커피 마시는 모습을..

머리가 긴 뒷모습만 보고 여자로 오해..

졸지에 내 뒷모습이 그 형의 여친이 되어 있었던 것이였음.

IMG_2437.png
위 회사 다닐때의 머리길이..
평소 저런 정장 안입음. 토요일 근무에 결혼식을 참석해야 해서 입은거지 딱히 정장 안입어도 상관 없는 회사였고.
벤치가 있는 쪽 조명이 좀 어두운 것도 한몫 했었던 듯..

그 뒤로도 간혹 7층 테라스에서의 정체모를 여자를 목격한 소문은 여러 형태를 가지고 내 귀에 들려 오곤 했음


3. 저기요.. 거기로 들어가시면...

이번 이야기는 간단함.
때는 겨울쯤이고, 야외로 비닐천막 같은게 쳐져 있는 술집이라 실내보다는 좀 쌀쌀해서 술 마실때도 외투를 입고 있었음
30971_467070306677663_1105693787_n.png
위 사진의 외투였고 술을 마시다 보면 당연히 화장실에 가고 싶어지는것이 인지상정.

그대로 일어나 화장실로 향하는데 뒤 따라오던 한 남자가 급하게 내 어깨를 잡더니

"저기요~ 거기로 들어가시면 어떻게 해요. 거기 남자화장.......
.............. 아....................................... 남자구나"

난 모르는 남자에게 어깨를 잡힌 상태로, 화장실 입구에서 붙잡혀봄..

보통 남자 화장실에서 흠칫 흠칫 놀라는 거 자주 목격함.

손씻고 있을때 공중화장실 입구로 진입하는 아저씨나 할아버지들이 뒷걸음질 친 후

남자화장실인지 아닌지를 확인하고 다시 들어 오는 일도 흔했음.

뭐 이건 머리 길어본 사람이라면 흔히 겪었을법한 얘기.



일단 이야기는 이걸로 마무리... 

꼬맹이한테 코앞에서 "엄마 이 사람은 남자야 여자야?" 얘기랑
할머니 한테 길 안내 다 해주고 막판에 "아가씨 곱게 생겨서는 목소리가 좀 아쉽네" 소리 들은 얘기랑
버스에서 아줌마가 가슴을 팡팡 두들기더니 "남자 맞네~" 했던 얘기랑
풀 얘기가 많지만..

더 풀기엔.. 너무 길어졌음;;;;;;;; ㅜ_ㅠ

이렇게 쓰고 나서 조회수 20-30이면 왠지 또 허망할꺼 같은데.. 
그냥 하나 정도만 쓰면서 여러개로 나눌껄 그랬나?

아 모름. 그냥 끝. 

출처 근 10여년간 겪은 경험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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