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살았다
내가 너를 온전히 살았듯
너도 나를 살아주길 바랐었다
나의 세상이 고요히 눈으로 뒤덮이는 날이면
너의 세상도 하얗게 물들길 바랐던 것이다
단 한 번도 해보지 못했던
사랑의 고백
너에게 가는 길이 화염으로 휩싸여도 좋았다
그대가 나에게 비구름 몰고 와도
그대가 비구름은 아니길 바랐었다
착각이었을까
헤어지자
그 한 마디가
나를 얼마나 난도질 했었는지
내가 나를 살지 않고 너를 살았으니
이제 너가 떠나 없는 세상은
눈사태가 일어나고 곧 종말을 고할 것이다
너는 어떠한지
2015. 8.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