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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에 대해 무식한 놈들이 너무 많다.
게시물ID : readers_211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초딩Ω
추천 : 6
조회수 : 2315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1/05/10 01:06:15
요새 넷에서 심심하면 어떤 글 보고 현학이니 허세니 병신 같은 소리들 하는 놈들이 너무 많이 보인다. 그러면서 진짜 어려운 글은 안 그런다는 소릴 꽥꽥 질러 대는데... 독서가 부족하면 책을 읽었으면 한다. 같잖지도 않은 허세 드립 치는 꼴깝 떨지 말고. 압권은 고전 명작이나 철학책 읽어보면 왜 그런지 안다고 하는데 진짜 철학책 하고 고전 명작이 뭔지 읽어보긴 했는지 모를 일이다. 진짜 허세 쩐다고 느낀 놈은 어린왕자 드립 치면서 그게 모든 문장의 전거인양 싸질러 대는 놈이었다. 오유에서 본 놈이었는데. 책 좋아한다는 새끼가 세상의 수많은 걸작 놔두고 콕 어린왕자만 내밀어서 어려운 문장일 필요가 없다고 하는 건 문장 이전에 문학 자체를 모른다고 인정하는 셈 아닌가. 그럼 제임스 조이스는 불쏘시갤 적었냐? 병신새끼. 
사실 조금 독특한 문장, 세련된 표현이란 어렵게 보일 수 있고 사실은 어렵워야 할 필요성 까지도 있다. 왜냐하면 그런 표현을 통해서 다루고자 하는 소재를 조금 다른 각도로 바라보게 하거나 아니면 시선을 붙잡아 두게 하기 위해서다. 이런 문장 기법을 러시아 형식 주의에서는 낮설게 하기라고 정의한다. 

'공문(空門)의 안뜰에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바깥뜰에 있는 것도 아니어서, 수도도 정도에 들어선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세상살이의 정도에 들어선 것도 아니어서, 중도 아니고 그렇다고 속중(俗衆)도 아니어서, 그냥 걸사(乞士)라거나 돌팔이중이라고 해야 할 것들 중의 어떤 것들은, 그 영봉을 구름에 머리 감기는 동녘 운산으로나, 사철 눈에 덮여 천년 동정스런 북녘 눈뫼로나, 미친 년 오줌 누듯 여덟 달간이나 비가 내리지만 겨울 또한 혹독한 법 없는 서녘 비골로도 찾아가지만, 별로 찌는 듯한 더위는 아니라도 갈증이 계속되며 그늘도 또한 없고 해가 떠 있어 도 그렇게 눈부신 법없는데다, 우계에는 안개비나 조금 오다 그친다는 남녘 유리로도 모인다.'

이것은 돌중들이 남녁 유리로 모인다는 문장이다. 쉬운걸 어렵게 표현하느니 허세니 하면서 문학의 미학이나 기교를 무시하는 자들은 이 문장조차 허세라고 까댈 셈인가? 무지하다면 침묵해라. 함부로 평가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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