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방위 갔는데 응급 강사로 오신 분이 자기 아이를 예로 들어서 이야기를 해준게 있습니다.
하는일이 하는 일이다보니까 아이들에게 불났을때 대피요령이나 해야할일 같은걸 자주 가르치게 되는데.
어느날 문득 생각이 나서 불났을때 어떻게 해야하지? 하고 아이에게 물어봤답니다.
아이의 대답은 '신발을 신어야 해요'였다고 하더군요.
그 이유가, 불이 나면 밖으로 나가야 하는데, 신발을 안신고 밖으로 나가면 엄마가 혼내기 때문이었다고 하네요.
성인은 불이 나서 위험하면 신발이고 뭐고 밖으로 일단 나가야 한다는걸 알지만.(보통은 소화기 먼저 찾으시겠지만)
그런 예외상황을 제대로 생각하기 힘든 아이들은 평소 부모님이 교육시킨대로 행동을 한다고 합니다.
사실 아이들은 성인보다 더 당황해서 아무것도 못하는 경우도 많긴 하다지만, 어쨌든 그렇다고 하네요.
그렇기 때문에 불이 났을때 아이들에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확실히 조목조목 가르쳐야 한다는게 그 말의 요지였습니다.
그리고 대피를 할때도 어디로 대피를 해야하는지도 확실히 말해두는게 좋다면서 이런 이야기도 이어서 하셨습니다.
외국의 일인데, 어느날 어머니가 잠깐 어디 다녀오느라 애가 집에 혼자 있는 사이에 불이 났답니다.
돌아와서 그걸 보고 주위사람들이 말리는것도 뿌리치고 불타는 집에 들어갔는데... 안타깝게도 목숨을 잃었다고 합니다.
문제는, 아이는 이미 불이 나자 집 밖으로 대피한 상황 이었다는거죠.
무슨 상황이었냐면, 평소 알던 미용실 주인이 집에 불이 나고 있고 아이가 울고 있으니까 안타깝게 여겨서 아이를 데리고 가까운 자기 미용실로 가서 보호중이었던 겁니다.
만약 아이가 정확히 어디에 있도록 미리 약속을 하고 있었다면, 그 아이 엄마는 일단 그곳을 체크했겠죠.
꼭 이런 경우가 아니더라도 아이들은 일단 화재등에서 대피한 후에 그냥 여기저기를 해매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일단 피하는 것 까지는 시키는대로 하는데, 그 다음에는 뭘 해야할지 생각하지 못한다는거죠.
그렇기 때문에 불이 났을때는 정확히 대피할 장소. 즉, 만약 부모가 밖에 나갔다가 돌아오더라도 일단 눈에 띄는 안전하고 약속된 공터같은 곳(놀이터라던가)에 피한 후 자리를 벗어나지 말것 등을 교육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합니다.
부모가 반드시 동행하는 영유아야 해당사항이 없는 부분일지도 모르지만, 자기 발로 걷고 뛰는 5살정도쯤 되는 영아가 집에 있으신 분들은 이런걸 감안해서 위급상황시 행동요령 같은걸 설명해두시는 것도 좋을것 같습니다.
위험한 상황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정말로 뜬금없이 생기기 마련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