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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맨체스터의 '폐'가 되길
게시물ID : sports_21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오베르마스
추천 : 12
조회수 : 979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05/07/09 13:50:51
현 맨유엔 주연이 가득합니다. 공격엔 반니와 루니라는 걸출한 스트라이커가 있고 좌우 날개에는 긱스와 로날도가 자신의 확고한 영역을 갖고 활약중입니다. 긱스의 나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오히려 노련한 경기운영능력으로 좌우에서 중앙까지 오가며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주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에 박지성이 그의 자리를 노리는 것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반면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허리라인은 주전급인 로이킨과 스콜스가 이미 30을 넘겨 시즌내내 풀타임을 지키기엔 무리가 있어보이고, 대체 선수마저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프리미어쉽 경쟁 상대인 첼시가 램파드와 마켈레레라는 완벽한 조합으로 튼실한 허리라인을 구축하고 아스날이 비에이라의 꾸준한 활약과 파브레가스등을 발탁해 신구 조화를 이끌어낸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첼시의 허리를 보면 마켈레레가 후방 수비라인 근방에 처진곳에서 폭넓은 활동폭으로 상대 공격의 예봉을 차단하며 국내 매니아들 사이에서 마홀딩이라 불릴 정도로 탁월한 빗자루질 능력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레알마드리드를 거치며 챔피언스리그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나이가 들수록 더욱 원숙한 노련미를 보이며 안정적인 1차 수비벽을 구축하고 있는거죠. 그리고 램파드는 마홀딩의 안정적인 뒷바침을 바탕으로 그라운드를 종횡무진하며 공수양면에 기여합니다. 압박은 물론이고 볼배급과 침투,득점가담까지 해내고 있습니다.

각각의 리그별로 중앙미드필더 성향을 관찰하면 그 리그의 특성을 어느정도 파악할수 있다고 봅니다. 빅리그를 대표하는 클럽의 미드필더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세리-A를 대표하는 중앙미드필더 피를로를 보면 폭넓고 활달한 움직임보다는, 전술적으로 중요한 공격의 시발점이 되고 있음을 알수 있습니다. AC밀란의 공격은 예리한 킥능력을 보유한 피를로가 후방에 처진 상태에서 지역방어의 1차 저지선을 담당하며, 그의 패스로부터 공격이 시작되어 카카의 창의적인 공간패스에 의해 크레스포,세브첸코와 같은 공격수의 마무리로 이어지곤 합니다.

라리가의 중앙미드필더들은 보다 공격적인 위치선정과 패스능력이 중시됩니다. 바르샤의 샤비가 대표적인 경우죠. 아예 전문 홀딩 1명을 뒤에 받치고 데코와 함께 콤비를 이루는 샤비가 90분내내 뿌려대는 자로잰듯한 패스와 찰떡같은 볼키핑으로 바르샤의 공격 시작점을 상대수비의 1차 저지선 코앞까지 바짝 올려놓는 효과를 가져다 줍니다. 덕분에 바르샤의 최후방 수비진은 부담을 덜었고, 전방 공격수들의 압박가담으로 신속한 공수전환이 가능합니다.

프리미어 리그를 살펴봅니다. 영국을 대표하는 중앙미드필더는 제라드와 램파드입니다. 이들은 잉글랜드 대표임과 동시에 프리미어 정상의 중앙미드필더라고 해도 손색이 없습니다. 갈수록 수비형과 공격형 미드필더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현대축구에서 이들의 위치는 확고부동하다고 할수 있습니다.

램파드는 강한체력과 충실한 기본기, 전술이해도를 갖추고 공격과 수비에 모두 능해서 1인2역 이상을 해내고 있습니다. 공격과 압박 능력을 모두 갖추었으니 당연히 팀 동료들의 부담은 한결 덜어지고 미드필더 콤비인 마켈레레는 안정적으로 수비에만 전념할수 있고 팀전체의 조직력도 안정이 되는거죠.

날이 갈수록 공수간격이 좁아지는 세계축구의 흐름에서 허리라인을 담당하는 미드필더의 자질이 재편되는것은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릅니다. 90년대엔 수비형,공격형 또는 중앙미드필더로 구분되어지고 전문 공격형 미드필더가 공격의 책임을 졌다면, 2000년대는 공수양면에 재능을 지닌 중앙미드필더가 팀의 중추적인 능력을 담당하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죠.

특히 공수전환이 매우 빠르며, 수비라인을 바짝 끌어올리고 압박하면서 오프사이드 트랩을 즐겨쓰는 잉글랜드 무대에서는 그런 경향이 뚜렷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경향의 표면에는 제라드와 램파드가 있으며, 저는 그들의 스타일을 박지성에게서도 발견할수 있다고 봅니다.

당장 박지성의 기량이 그들과 동급이라는 주장은 절대 아닙니다. 하지만 PSV에서 박지성이 보여준 모습에서 현대축구의 중앙미드필더에게 요구되는 자질인 공수양면에 걸친 재능과 전술이해도, 압박에 필요한 강한 체력등의 능력을 충분히 발견할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현대축구의 좁은 공수간격에서 공수양면에 재능을 갖추고 강한 체력을 가진 박지성과 같은 선수는 상당히 활용가치가 높은 선수라고 할수 있습니다.

주연급의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팀이든지 반드시 필요한 스타일이라는 것이죠. 몇년전까지만해도 강한체력 외에는 크게눈에 띄는 장점은 보이지 않고, 체격조건도뛰어나지 않고 기술도 그다지 특출나지 않았던 선수였지만, 히딩크의 오랜 조련을 바탕으로 이토록 현대축구에 걸맞는 미드필더로 성장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박지성 선수 개인의 성실함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죠.

축구는 11명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뛰는 운동이며 모두가 주인공일수는 없다고 봅니다. 저는 박지성이 반드시 맨유의 주인공이 되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모두에게 기억되는 멋진골을 터트리는 스타플레이어가 있다면, 반드시 그 과정에는 동료들의 희생이 뒤따릅니다. 지난 시즌의 맨유는 과거의 에너지 넘치는 축구를 하던 맨유가 아니었습니다.

저의 뇌리에 각인되어진 맨유라는 팀은 그야말로 프리미어리그내에서 스펙타클한 축구를 보여주는 팀이었습니다. 올드트래포드에서 그들은 무적의 글래디에이터와도 같았으며, 몇점차로 앞선 스코어에서도 쉬지 않고 상대를 압박하는 성실한 근로자들과 같은 팀이었습니다. 지난 시즌의 맨유에 스타플레이어는 수두록 했지만, 정작 팀의 궂은일을 도맡아하며 활력을 불어넣는 선수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어느 리그보다 빠른 템포로 진행되는 프리미어리그에서, 30줄을 넘긴 중앙미드필더로 시즌을 보내는 것은 쉬운일이 아닐 것입니다.

저는 박지성이 반드시 맨유의 주인공이 되어야만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2006년 6월이 되었을때 공격 포인트가 전혀 없더라도, 자신이 맡은 임무를 충실히 해냄으로서 감독과 팬에게 인정받는 선수가 되길 바랍니다. 매경기 가장 열심히 압박에 가담하고, 감독의 지시와 팀의 작전을 충실히 수행하며, 자신의 축구센스를 발휘하며 활발한 움직임으로 맨유의 '주연' 역할을 하는 선수들에게 수많은 공간을 창출해주길 원합니다.

에너지가 고갈된 맨유의 중원에 다시금 활기를 불어넣어줄 '맨유의 폐'가 되었으면 합니다. 박지성에겐 충분히 그럴만한 능력이 있다고 봅니다. 지난 시즌 막판, 기나긴 시즌을 보내며 모두가 체력난을 겪는 시기에 유달리 튀는 활동량을 과시하며 강철체력을 과시한 박지성.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오히려 에너지가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며 철벽같은 밀란의 수비진을 휘젓던 모습을 맨유에서도 보여주길 기대합니다.



작성자 : hal8000
출처 : http://news.naver.com/nboard/read.php?board_id=sports_dis02&page=3&nid=358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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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처음이 이글 볼땐 울컥해서 들어갔는데 ㅋㅋㅋ

기분좋은 낚임질이네요!! 맨유의 심장까지는 바라지 않겠다!!

지성 맨유의 절대적인 폐가 되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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