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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신백일장] 2012년11월 06일 일기. (부제:목욕탕)
게시물ID : readers_2121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kerai5467
추천 : 2
조회수 : 257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5/08/11 12:5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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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게 사랑해주세요~ 책에는 많은 것들이 그려져 있습니다.
신박한 전개의 책이라면 많이 알고있어요 ㅎㅎ

이 글은 철저하게 현실이며, 직접 격은것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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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너무 자라서 자르기로 결심했다.
자르고 나서 마땅히 할 것도 없고.... 때민지도 오래되어 목욕탕으로 발을 돌렸다.

노란색 때타올을 사고 샤워를하고 몸을 불리고 때를 미는데 왠 아저씨가

'학생 우리 서로 등좀 밀어 줍시다' 라며 
내 대답은 듣지도 않고 다짜고짜 등짝을 밀렸다.

당황스러움을 뒤로 하고 일단 몸을 맡기고 머리속에 '등짝 등짝을 보자' 라는 명작 베르세크르의 대사가 저절로 생각이 났다.

다른건 모르겠는데, 엄청 시원했고 매우 잘 밀었다.
그렇게 가만히 있던 와중 왕복이 멈추고 이윽고 내 차례가 왔다.

정말 놀랐다.
노란색과 선명하게 비교되는 그 색.
한번 밀때마다 나이아가라 폭포마냥 쏟아졌다.
등이 스케치북이고 때타올이 지우개 인 것 같이 끊임없이 쏟아져 내렸다.
노란색 때타올과 그 사람의 구릿빛 피부만큼 검은색 지우개 가루...
그 상반되는 색깔에 당혹스러움을 감추기는 쉽지 않았으나,
그 아저씨는 전혀 게의치 않았다.

거울을 보니 그분은 분명 눈을 감고 계셨다.

수없이 많은 왕복과
벗겨지지 않는 오명과 누명처럼 아무리 노력해도 이 폭포는 멈추지를 않았다.

몇번을 물을 붓고 몇번을 왕복햇는지 도저히 기억이 안날때 쯤
구릿빛 폭포아저씨는 내 어깨를 치며 됐다는 싸인과 함께 사우나로 들어갔다.

고맙다는 말도없는 그 의기양양한 모습에
멍한 표정으로 사우나에 들어가는 그 당당한 뒷모습을 그저 쳐다보기만 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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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1
그 뒷모습을 마지막으로 다시는 그분을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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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직 세월호를 잊지않았습니다.

친형의 생일이 4월 16일입니다.
작년 형의 생일날 벌어진 이 참사에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급속도로 가라 앉았고
올해도 4월 16일이 아닌 다른날에 케익을 잘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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