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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러 비즈
게시물ID : baby_2121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시카고댁
추천 : 7
조회수 : 62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8/15 11:13:28
여섯 살짜리 첫째는 펄러 비즈를 참 좋아합니다.
눈꼽만한 비즈 천개짜리가 15불 정도인데 한 번 사주면 디자인 하나 만드는 동안 동생과 싸우지 않고 온 집안에 평화가 찾아오니 가성비가 아주 좋습니다.

눈꼽만한 비즈를 하나하나 손으로 집어
원하는 모양으로 바늘 모양 판에 올려놓고 디자인을 완성하면
그 다음은 엄마의 몫입니다.

유산지를 위에 올리고 뜨겁게 다림질해주면
플라스틱 비즈가 녹아서 서로 달라붙어 모양이 완성됩니다.

저는 중고등학교때 셀프 교복 다림질하느라 다리미에는 이골이 나서
남편 셔츠는 절대로 다려주지 않습니다.
올해 결혼 기념일에는 구겨진 셔츠를 입고 다니는 남편을 쳐다보자니 괴롭고 내가 다시 다리미를 들자니 더 괴로워서 제 선물로 남편에게 노 아이언 셔츠를 사 주었습니다.

그런데 자식이 뭐라고,
펄러 비즈 다려준다고는 하루에 열두 번도 더 한여름에 다리미를 드는 자신을 발견하게 됐습니다. 
이거 참 겸연쩍게 허허허...

구겨진 셔츠를 입고 다니던 남편은 시어머니의 소중한 아들입니다.
몇년전 한국에 나갔을 때, 어머님이 남편에게 뭘 먹고 싶냐고 물으셨습니다.
마른 오징어를 좋아하는 남편이 오징어 좀 싸 달라고 부탁을 드렸지요.
미국에 돌아와서 짐을 펴보니, 짐 속에는 껍질을 벗긴 건오징어의 몸통이 가득합니다.
아니 다리는 어디 갔나 하고 의아해했는데,
그 시간 한국에서는 아버님이 '마누라가 오징어를 사왔다는데 한 번 먹어볼까'하고 냉동실을 열어보시고 깜짝 놀라셨답니다.

오징어 다리는 질겨서 씹으면 이 다 나간다고
자식 먹으라고는 껍질 벗긴 몸통만 싸주신 어머님은
뗀 다리는 아버님 다 먹으라고 냉동실에 꽉꽉 채워 두셨답니다.

ㅎㅎ 자식 사랑은 내리사랑 인가 봐요. 
출처 foodiechicago.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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