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오이를 못먹습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제 기억이 시작된 이후 (유치원쯤으로 기억) 부터 오이를 안먹은 기억이 있어요
오이의 냄새도 싫고 식감도 싫고 혹여나 실수로라도 먹게되면 헛구역질을 합니다.
저희 부모님은 다 잘드시는데 저만 못먹는 상황인지라 인터넷을 찾아보니
오이를 싫어하는 유전자?가 따로 있다는 기사를 봤고 그 이후부턴 내가 비정상이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으로 살고있어요
근데 사회생활을 하다보니 오이를 싫어하는게 편식이 심한 사람으로 치부되더군요
예를 들면 회사에서 밥을 먹다가 오이가 나와서 제가 오이를 골라내니 같이 밥먹던 동료직원이
동료 : ㅇㅇ씨는 오이를 안먹네? 애기입맛도 아니고 무슨 오이를 편식하고 그래~
저 : 그러게요 제가 오이를 어릴때부터 못먹어서요...그럼 xx씨는 못먹는 음식 있어요?
동료 : 음...나는 당근을 못먹어 하하하하
저 : 오이 못먹는거랑 당근 못먹는거랑 편식하는건 똑같지 않나요?
동료 : 에이 그거랑 그거랑 다르지~ 당근 못먹는 사람은 많아도 오이 못먹는 사람은 별로 없잖아~
이러는 사람이 태반입니다.
막말로 저 오이 빼고 이세상 모든 음식 다 먹거든요 (해외에 있을때도 가리는거 없이 다 먹었습니다.)
그런데 저런말 하는 사람들 보면 당근은 물론이고 못 먹는 음식이 한두가지는 더 있더군요
대표적으로 당근, 미나리 같은 향이 강한 음식들
아니 상식적으로 오이 못먹는거랑 당근 못먹는거랑 뭐가 다른겁니까?
제가 아무리 얘기를 해도 저는 편식하는 애기입맛이고 본인은 당근 하나쯤은 못먹는 평범한 사람으로 몰아가더군요
저번주에 친구네 집들이 갔는데 전어회무침에 오이가 들어있어서 입맛만 다시다가 와서 빡쳐서 쓰는 글은 절대 아니구요
이 세상에 누구나 못먹는 음식은 하나쯤은 있는건데 유독 오이에게만 엄격한 사람들이 많아서 푸념글을 써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