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일은 제 친구의 일인데 본인이 회원가입은 원치 않고 조언만 구하고 싶어해 제 아이디로 친구 양해 하에 글 씁니다
최대한 간단하게 음슴체로 쓸께요
현재 나이 32세
2004년 20세 때 결혼해 21세에 첫째아들, 23세에 둘째아들을 출산해 두 아이의 엄마가 됨
남편은 14세 연상
결혼 후 팔순이 다 된, 치매가 살짝 오신 시어머니 모시고 함께 살았음
남편은 집안 막내아들인데 시어머니가 막내 떼놓고는 절대 못 산다고 하셔서 그렇게 되었음
남편은 어머니라면 껌벅 죽는 마마보이임
위로 두 형이 있음
친구는 편부가정에서 자라 사람 정과 손길이 그리웠고 외로움이 많았는데
고교 졸업 후 취직한 직장에서 남편을 만났음
당시 남편은 집안에서 빨리 결혼하라는 압박이 극심했다 함
만난지 4개월 만에 결혼하게 됨
그땐 정말 어리고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일찍 결혼해 자리 잡는게 아버지 돕는 길이라고만 생각했다고 함
결혼 후 사회생활을 일절 금한 탓에 직장도 그만두고 전업주부가 되면서
그때서부터 시어머니의 시집살이와 못된 짓들이 하나씩 나타나 친구는 살기가 괴로웠고
아이까지 태어나면서 산후우울증이 극심해짐
그러나 아무도 친구의 고통을 몰라줌
친정엄마도 없고 친구들은 너무 어려서 자기 고충을 알 수가 없고
사면초가가 되어 시집살이와 각종 구박을 받으며 살았음
위에 두 아주버님과 형님들은 그간 시어머니에게 많이 시달렸던지 일절 신경도 쓰지 않음
나이 차이도 많이 나서 가뜩이나 어려운데 전혀 관심도 없고 심지어 두 형님은 자기들끼리만 만나고 연락하고 친구는 챙겨주지도 않았다고 함
친구는 외톨이처럼 외롭게 두 아이를 키웠고
시어머니의 구박과 남편의 외면 속에서 너무 힘들게 살아감
그러다 큰애 5살 작은애 3살 되었을 때
남편이 바람이 났음
상대는 같은 직장에 근무하던 동료 여직원인데
친구보다 8살이 많은 여자였는데 그 여자도 당시 자기 남편과 이혼 숙려기간이었음
바람이 난 이유는 내 친구가 너무 어려 자기와 대화가 안 통한다는 것이 이유였음
그는 자기 잘못임에도 매우 당당했고 이혼도 먼저 요구했다 함
아이들때문에 안 된다고 해도 그는 가방끈 짧은 너보단 그 여자가 엄마로서 더 괜찮을거라며
넌 어리니까 새로 출발할 수 있을거다 아이는 자기한테 맡기고 이혼해달라고 종용함
친구는 남편이 괘씸해 주변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알고보니 남편이 둘째형님부부에게는 이미 그 불륜녀를 소개해줬고 서로 연락까지 하는 사이였다는 걸 알고 배신감에 치를 떨었음
그 후 이혼을 결심하고 아이들은 무조건 데려오려고 했지만
사회 경력도 없는 무일푼의 여성이 아이를 데려온다는 건 쉽지 않았음
결국 아이 둘의 양육권을 빼앗기고 약간의 위자료만 받고 이혼 당했음
이혼 후 살 길이 막막해져서 친정으로 들어가 지내면서 직업교육을 받았고
미용 기술을 익혀서 미용실에 보조로 일하게 되었음
그 사이 남편은 그 불륜녀와 재혼하게 되었음
그러나 둘째아이가 바뀐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엄마를 찾고 매달려서
친구는 바득바득 이를 갈며 돈을 모으고 경제력이 있다는 사실을 입증해서 둘째는 데려왔음
그렇게 분리양육을 어쩔 수 없이 하게 됨
그렇게 몇 년이 흘렀고 어느덧 이혼한 지 5년이 되었는데
황당한 일이 벌어짐
재혼했던 전남편이 또 이혼을 한 것임
이혼 사유는 그 후처의 행실 때문인데
1. 첫째아들에게 자주 손찌검을 했고 2. 시어머니가 작년에 돌아가셨는데 장례식장에 자기 친구들 불러서 밤새 술 처먹고 아주 가관이었다고 함
첫번째는 훈육 차원이었다고 넘어갔었다는데 두번째 사안에서 마마보이인 전남편 눈깔이 돌아갔고
결국 또 먼저 이혼을 요구했다고 함
후처는 당당하게 위자료니 뭐니 잔뜩 요구해서 한가득 가져가게 된 모양이고
결과적으로 전남편은 자기 재산의 절반 가까이를 뜯긴 듯
(재혼 후 후처의 권유로 주식투자를 한게 좀 잘 되어서 자산이 불었는데 그것을 자기 공으로 해서 위자료를 좀 많이 챙겼다고 들었다 함)
아 그리고 후처가 이혼 소송 당시 임신 중이었는데 스트레스 탓인지 유산이 되었다는데
그것도 남편 귀책사유가 되었다고도 했음...
암튼 그렇게 탈탈 털린 그가 친구에게 연락을 해온 것임
다 털고 술이나 한잔 하자면서
꼴도 보기 싫지만 오로지 애들 때문에 자리에 나갔는데
술에 취해서는 구관이 명관이라는 둥 그러더니
다시 합치자고 했다 함
애들에게 더이상 상처주기 싫고 자기도 다른 여자랑 살아보니 별 거 없더라면서
자기 행동을 후회한다고 했다 함
친구는 기가 막혀서 대답을 안 했는데 한편으론 아이들이 눈에 밟혔다고
큰애는 엄마 사랑도 잘 모르고 표현도 잘 하지 않는 내성적인 아이가 되버렸고
둘째는 분리불안이 있어서 지금도 정서가 다소 불안한데
부모가 어쨌든 다시 합친다면 아이들은 기뻐하지 않을까
자기만 다 지난 일 용서하면 그만 아닐까
그런 생각이 계속 들었다고 함
그래도 여자로서 받은 상처까진 차마 용서가 안 되어서
일단은 대답 안 하고 생각해보자 하고 돌아왔다 함
집에 와서 둘째에게 차근차근 설명해주고 어떠냐 하니
뜻밖에도 둘째는 아빠랑 같이 사는 게 싫다 했다 함
왜 그러냐 했더니 아빠가 꼭 할아버지 같고 무섭고 엄해서 싫고 형만 예뻐해서 싫다고 했다 함
너무 불쌍해서 펑펑 울며 아이 안아주고 그건 아니고 했다는데
이미 둘째는 엄마와 떨어진 순간 큰 상처를 받은 듯 했다고
첫째에겐 나중에 물어봤는데 첫째는 같이 살면 좋겠다 했다고 함
새엄마보단 엄마가 더 좋다고 하면서
첫째가 말수가 적은데도 그렇게 말해줘서 친구는 또 흔들렸다 함
그 와중에 그 얄미운 형님들은 요즘들어 부쩍 친한 척 굴며
이제 시어머니도 돌아가시고 안 계시니 너희들끼리 편하게 살면 되는거라고
마치 자기들이 더 신나서 떠들어댄다 하고
그 후처였던 여자 뒷담까지 하면서 원래 그 여자 질 나빴다는 둥 떠든다는데
친구가 듣기 싫다고 전화 끊어버렸다고
생각 같아선 다 무시하고 다 끊어버리고 싶은데
애들이 눈에 밟혀서 너무 힘들다 하고
둘째는 또 아빠가 싫다는데 이대로 둬봤자 좋을 게 없지 싶어서 걱정이라는데
제 친구가 어쩌면 좋을지 조언 좀 부탁드려요
친구가 눈팅으로 다 보겠다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