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책을 읽었다는 것은, 사람들 사이를 이어 주는 끈이다. - 에머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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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복의 명복/
산책길에 덩치 큰 멍멍 씨
컹컹 짖어대다 녹슨 철장 벽
거미처럼 기어오르곤 했다
그간 외로울 때 갈고 닦은 개인기인가 본대
어제오늘 안 보인다
그 멍멍 씨 들판을 내달리고 싶었나
평생을 보낸 철장을 나와 어디로 갔을까
복날 첫 외출,
세상이 신기했을 텐데
발이 안 닿는 허공에 매달릴 줄이야
외로울 때 말이라도 배우지
한 번만 살려달라고 말이라도 해보지
그놈의 말을 못해서
숨 컥컥 넘어가던 순간 오히려 자신을 탓했을 텐데
그놈의 복날, 술 취한 멍멍 씨들
거미처럼 철장이나 잡고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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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직 세월호를 잊지 않았습니다.*
출처 |
영양도 충분히 섭취하는 시대에, 복달임으로 유명을 달리하는 짐승들의 명복을 빕니다.
죽일 땐 죽이더라도, 키우는 동안에 물이라도 충분히 주고 조금만 더 자유로왔으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