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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는 좋은 곳이다.
게시물ID : love_2125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알바티니
추천 : 4
조회수 : 870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7/01/25 23:58:26
오늘도 퇴근은 즐겁다. 아니, 퇴근은 늘 좋다. 내일이면 설날의 귀성길이 절정일 것이다. 하지만 난 내려가지 않는다.
 
일이 있어서 가는 것이 아니라 부모님이 올라오셔서...... 부모가 올라갈 수도 있다는 나름의 발상의 전환. ^^;;;;
 
그것을 안 여자친구는 사람이 많이 없는 서울에서 데이트를 할 수 있다고 굉장히 좋아했다. 그저 싱글벙글.
 
두꺼운 코트를 입고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걸어가는 내 모습을 추적한 여자친구는 차 키를 찾는 내 등에 기대서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차에 타서 행선지를 물으니 대형마트. 대형마트는 참 좋은 곳이기는 하다. 아이쇼핑도 좋고, 먹고 마실 수 있는 공간도 많고.
 
마트에 도착해서 차를 세우고 나서 여자친구는 팔짱을 끼며 "아이 추워."하면서 날 보며 웃었다. 나도 웃었다.
 
제일 위층부터 둘러보다가 갑자기 여자친구는 한 매장으로 직행. 알고보니 속옷 매장. 나는 쭈뼛쭈뼛 밖에서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있는데 여자친구는 들어오라고 손짓을 했다. 속옷매장은 주 타깃이 여자들인 것 같다는 인상을 받은 적이 워낙 많아서 그런가 싶었는데
 
정말로 여성을 주 타깃으로 삼은 것 같았다. 너무나도 많은 속옷. 뭔가 민망하다고 할까? 그래서 난 더 쭈뼛쭈뼛. 점원은
 
"남자친구 분이 골라주세요."라는 말로 날 더 궁지로 몰아넣었다. 여자친구는 어떤 것이 어울리는지 나에게 계속 묻고......
 
내가 당황하니까 여자친구는 계속 날 놀리려고 계속 묻고 놀리면서 재밌어하고.
 
결국 속옷을 구매한 여자친구는 콧노래 부르면서 나에게 팔짱을 끼며 날 쳐다보고 웃었다.
 
근데 여자친구는 서운했나 보다. 내가 본인이 속옷을 사는 것에 대해서 더 신경써주고 골라주고 그러한 행동을 하기를 바라고 있었나 보다.
 
에스컬레이터에서 날 보며 서운한 마음을 행동으로 토로하는 여자친구의 눈을 피했으나 여자친구는 내 눈을 유도탄처럼 따라와서 끝까지 서운함을
 
토로했다. 미안해서 손깍지를 끼고 엄지손가락으로 손을 만지작만지작하니 여자친구도 좀 풀렸는지 다시 콧노래.
 
"앞으로는 오빠가 좀 골라주고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어. 근데 현실은 다르넹. ㅠㅠ."하면서 아쉽다는 말을 하는 여자친구에게 미안함에
 
여자친구의 양 어깨에 손을 올리고 미안하다는 말을 했다. 여자친구는 그제서야 꽤 풀린 듯 했다.
 
여자친구는 나와 대형마트에 오면 정말 좋다고 했다. 부부들처럼 데이트할 수 있고 같이 장보고 쇼핑하면 행복하다고. 물건을 사는 것이 좋은 것이
 
아니라 나와 함께 하나의 목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즐겁고 행복하다고 말하는 여자친구를 보면서 다음부터는 더 신경쓰고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가지는 계기가 되는 오늘의 데이트. 내일 나름 텅텅비는 서울의 풍경을 생각하며 오늘 하루를 마감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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