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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리의 한글 실력...
게시물ID : freeboard_54903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하이칼라
추천 : 2
조회수 : 755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1/11/03 20:53:25
결국엔 할머니가 튜브로밖에 식사를 할 수 없게 되었다.

조금 싸늘한 병실에서 할머니의 가늘어진 손목을 잡으니 내 손에 온기가 전해져왔다.

할머니는 4년 전에 치매에 걸렸다.

조금씩 병이 진행되어 처음에는 최근 기억을, 다음에는 친한 사람의 이름을,

그리고 가족의 이름을. 결국은 자신이 누구인지도 기억하지 못하게 되었다.

일본어도 잊어버려 감정을 표현할 방법을 잃어 그녀의 기억에서 모든 것이 멀어져 갔다.

기쁨도 슬픔도 감동도 사람을 사랑하는 것도 그녀는 흐르는 시간 속에 놓고 떠나버렸다.


오랜만에 만난 할머니는 이제 더 이상 내 기억 속의 할머니가 아니었다.

할머니는 내 얼굴을 보고 허공을 바라보는 듯한 표정으로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조용히 망가져가는 할머니의 모습에서 눈을 돌렸다.

그 때 갑자기 할머니가 내 칠부 소매셔츠에 손을 뻗었다.

그리고 그 칠부 소매 셔츠자락을 잡고 천천히 잡아당겼다.

나는 할머니의 눈을 보았다. 할머니는 희미하게 웃고 있는 듯했다.

한때 할머니는 내가 멋을 부리면 그렇게 춥게 입고 다니지 말라며 자주 꾸짖었다.

칠부 셔츠를 입으면 소매를 잡아당기며 이렇게 말했다.  “팔이 춥잖아”라고.

할머니는 무의식 속에 옛날처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자신의 이름도 기억하지 못하는 할머니.식사도 코에 연결된 튜브로밖에 할 수 없는 할머니가.


여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미모도 아니고 젊음도 아니고 교양도 아니고 돈도 아니고 지위도 명예도 아니다.

그것은 모성이다.


죽는 그 순간까지도 잃어서는 안 되는 것. 그리고 마지막까지 지켜내야만 하는 것.



    우리는 여자로 태어났기 때문에.




-출처 사유리 미니홈피



외국인이 이 정도 표현력이라니..;; 부끄럽구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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