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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에게 담배 판 가게 응징한 이야기(쓰고 보니 긴 글)
게시물ID : soda_212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슈룹
추천 : 24
조회수 : 4939회
댓글수 : 14개
등록시간 : 2015/11/09 17: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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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게로 가도 되겠지만
벌써 3년 전이야기라...
해마다 말썽부리는 큰 업무 하나가 쉽게 끝나 시간이 남는 기념으로 써 봅니다.

3년 전 가을입니다.
운동회가 끝나고 한숨 돌리면서 수학여행을 준비하던 10월이었죠.
반대표 어머니가 학교에 일이 있어 잠시 들리셨다가
일상적인 상담을 하시고 돌아서는 길에 말꼬리를 흘리십니다.
"들리는 이야기로 담배피는 아이들이 있다고..."
혹시 이름은 들으신 건 없는지 여쭤보니 두 명의 이름이 나옵니다.

방과 후 두 놈을 남겨서 일단 가방검사...
아니나 다를까 담배 두 갑이 나오더군요.
심지어 한 갑은 양담배...
뜯어져 있고 남은 것은 반 갑 정도씩...
현행범이니 취조에 들어갑니다. 언제 폈니? 누구랑 폈니? 어디서 샀니?
초등학생이니까 첨부터 술술 불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그럴 친구들이면 사지도 않았겠죠?
첨엔 아는 형한테 맡아달라 부탁받은 거다...호기심에 하나만 폈다...
그치만 나름 6학년 짬밥을 10년을 먹었는데 아이들 거짓말 파악을 못하겠습니까?
두시간여의 대화 끝에 용의자는 10여명(기억은 정확히 안 나네요)으로 늘었고
학원에 가 있는 학생들, 집에 있던 학생들까지 다 소환해서 다시 상담...
부모님들 불러서 상황설명하고 귀가조치시키니까 저녁7시가 넘더군요.

뭐...나름 무서운 선생님이라 소문나서 제가 있을 때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호기심에 담배피는 아이들은 있었지만 자신들이 직접 사서 핀 놈들은 처음이라 
좀 더 화가 나기도 하고...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초등학생에게 담배를 파나 싶어
다음 날 좀 꼬치꼬치 캐물었습니다.
옆 학교 학생이랑 네 명이서 택시타고 가서 사왔다네요...
애들이 말하는 소위 뚫린 곳...인근 중고등학생들이 이용하다 초등학생까지 퍼진 겁니다.
안 되겠다 싶어 교장선생님께 말씀드리고 아이들과 그 동네 파출소를 찾아 갔습니다.
경찰 아저씨들도 아이들에게 한마디씩 해주시고...순찰차와 함께 이동했습니다.
가게는 골목 안쪽에 있는 구멍가게라고 하니 경찰아저씨들이 부탁을 하네요
우리가 바로 가서 얘기하면 가게 주인이 잡아떼니 선생님이 아이들과 먼저 가서
담배 팔았다는 말을 듣고 우리를 불러달랍니다.
환경이 열악한 지역이긴 하지요. 비탈길에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거기다 노린 건지 진짜 모르는 건지 한참 골목길을 헤매는 아이들 뒤를 따라가다
겨우 발견한 구멍가게...
제가 들어가서 따지기 시작하니까 버럭 화를 냅니다.
담배 판 적 없다고.
그럼 이 애들이 여기까지 와서 거짓말 하겠냐고, 애들 불러서 정황설명을 하게 하니
갑자기 말씀이 바뀌시더군요. 애들이 아빠 심부름 왔다해서 팔았데요.
아빠 심부름에 담배 종류를 그렇게 다양하게 사가는 거 보셨냐고 뭐라 했더니
(다른 학교 학생까지 포함 1인당 2갑 총 8갑)
그제야 한번만 봐달라고 사정하더군요.
본인도 중고등학교 자녀가 있으신 분이 왜 그랬는지...
꽤 깊숙한 골목 안 쪽이라 안 걸릴꺼라 생각했겠다 싶더군요.
경찰아저씨들을 불러 스티커 발부하는 거 보고 나왔습니다.
사전에 물어봤더니 과태료가 최소 200만원에 영업정지도 있을 꺼라 하더군요.
그래도 가슴아프진 않았습니다. 
아이들에게 담배를 판 주인에게 치르게 한 수업료라 생각합니다.

끝...입니다. 끝!

출처 접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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