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nate.com/view/20120707n00529 하시모토 가세 … 불붙은 일본 평화헌법 9조 개정
중앙일보 원문 기사전송 2012-07-07 01:11 최종수정 2012-07-07 14:15
일본의 차세대 지도자로 떠오르고 있는 하시모토 도루(橋下徹·44·사진) 오사카 시장이 다음 총선거에서 평화헌법의 근간인 헌법 9조의 개정 여부를 국민투표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하시모토 시장이 이끄는 지역정당 ‘오사카 유신회’는 5일 총선거의 공약이 될 ‘유신 8책(維新八策)’의 개정판을 공개하면서 “헌법 개정의 국회 발의 요건을 총 의석의 3분의 2에서 2분의 1로 완화하지만 9조만은 국민투표를 통해 개정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헌법 9조는 일본 평화헌법의 근간이 되는 조항으로 ‘전쟁을 포기하고, 국가의 교전권을 인정하지 않으며, 군대를 보유하지 않는다’고 명기돼 있다.
오사카 유신회는 또 외교·국방 관련 공약에서 미·일 동맹을 기축으로 하며 한국과 호주 등 자유와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국가들과의 공조 강화, 일본의 주권과 영토를 자력으로 지키는 방위력과 정책 정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A)에 참여하며 선진국을 리드하는 ‘탈원전’ 체제의 구축 등을 내세웠다.
오사카 유신회가 제1야당인 자민당에 이어 헌법 9조의 개정을 검토하고 나섬으로써 향후 일본 정치권 논쟁의 초점은 헌법 개정에 맞춰질 전망이다. 자민당은 이미 차기 총선 공약으로 “헌법(9조 포함)을 개정해 자위대를 정식 군대인 ‘국방군’으로 바꾸고,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국가안전보장기본법도 제정할 것”을 천명한 상태다.
오사카 유신회는 현역 의원이 단 한 명도 없는 지역 정치조직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가장 높은 인기를 차지하고 있다. 거침없으면서도 논리적인 언변을 구사하는 변호사 출신 하시모토 시장의 인기 때문이다.
오사카 유신회는 차기 총선에서 300명의 후보를 공천할 계획이다. 최근 각 정당이 비공개적으로 실시하는 여론조사를 보면 중의원 의석 480석 중 오사카 유신회가 200석을 차지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차기 총선에서 민주당·자민당의 의석 수를 오히려 앞설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 내 여론은 아직 “양원제(중·참의원)를 채택하는 현행 정치체제를 개선하기 위해 개헌은 필요하지만 9조를 바꾸는 것은 반대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진보 성향의 아사히(朝日)신문이 4월 실시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헌법 9조의 개정 여부에 대해 ‘바꾸는 편이 좋다’가 30%, ‘바꾸지 않는 편이 좋다’가 55%를 차지했다.
그러나 보수 성향의 요미우리(讀賣)신문의 3월 여론조사에서는 헌법 9조에 대해 ‘해석과 운용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개정해야 한다’가 39%, ‘개정하지 않고 법의 해석과 운용으로 대응해야 한다’가 39%로 팽팽히 맞섰다.
◆오사카 유신회=2010년 4월 20일 당시 오사카부 지사였던 하시모토 도루가 창당한 오사카 지역 기반 정당. 공무원 감원, 급여 삭감, 행정 효율화를 외치며 당리당략에 몰두하는 기존 일본 정치권과 차별화했다. 일본국가인 기미가요의 기립 제창을 의무화하는 조례를 통과시키고, 헌법 9조(전쟁 포기 및 군대 보유 금지)의 폐기를 추진한다는 점에서 우익 성향이 강한 정당이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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