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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MVP 후보 단일화 ‘공정 경쟁’ 해쳤다
게시물ID : baseball_1455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옳은말만한다
추천 : 5
조회수 : 577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1/11/04 12:21:33

http://sports.news.nate.com/view/20111103n31070?mid=s0101

특급 마무리 오승환(29·삼성)은 2011 최우수선수(MVP)가 될 자격이 충분하다. 판세를 보면 투수 4관왕 윤석민(25·KIA)이 조금 우세해 보이긴 했지만 이 역시 보는 이에 따라 다르다. 일간스포츠가 투수 4관왕 대 47세이브 마무리의 MVP 구도에 대해,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승리가 점쳐지지 않는 팽팽한 대결로 예상(3일자 6면 참조)한 이유다.

그러나 7일 열리는 MVP 투표에서 오승환에게 표를 던지고 싶어도 그럴 수 없게 됐다.

삼성 프런트는 3일 보도자료를 통해 '오승환이 MVP 경쟁에서 물러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MVP 투표를 앞두고 후보가 자진 사퇴의사를 밝힌 건 사상 유례없는 일이다. 그의 포기 선언과 관계 없이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정한 후보자 명단에 오승환 이름은 그대로 남아있게 된다. 오승환에게 투표를 할 수는 있지만 사실상 사표(死票·낙선자에게 던지는 표)가 된다.

오승환은 지난 31일 한국시리즈 MVP를 수상한 직후 "난 마무리 투수로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걸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아마추어 후배들, 그리고 프로 각 구단 불펜 투수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라며 MVP 수상 욕심을 내비쳤다. 충분히 의미있는 도전이고, 해볼 만한 승부였다. 그러나 오승환은 사흘 만에 후보 사퇴를 선언했다.

여기까진 어쩌면 지난해 사례와 비슷할지 모른다. 2010 MVP를 놓고 한화 류현진은 "이번 MVP는 당연히 이대호 형"이라고 수 차례 인터뷰 했다. 류현진은 투표에 나섰고, 떳떳하게 패했다.

오승환의 포기 선언을 구단은 과연 공식 발표하는게 맞는 것일까. '오승환이 경쟁에서 물러나고 최형우를 지지했다'고 보도자료가 뿌려졌다. '오승환이 양보하면 최형우가 MVP가 될 것'이라는 전제는 일단 틀렸다. 그렇게 된다고 쳐도 그건 '만들어진 MVP'다.

프로야구 MVP 투표는 최고 선수를 가리는 행위다. 서울시장을 뽑는 식으로 '불출마 선언 후 다른 후보 지지'가 통하지 않는다. 그리고 통해서도 안 된다. 갑작스러운 소식에 팬들 사이에서 "삼성이 윤석민-오승환 양강 구도에서 이길 자신이 없어서 '윤석민-최형우' 구도로 국면전환을 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나온 이유다.

삼성 홍보팀 관계자는 "아니다. 하나를 민다면 최형우보다는 수상 확률이 높은 오승환을 밀려고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오승환의 뜻을 그대로 받아들여 공식화했다고 해명했다.

삼성의 보도자료 한 장으로 MVP 시상식은 벌써 어수선해졌다. 오승환을 찍고 싶다면 기권을 해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오승환을 찍고 싶었던 사람은 삼성 뜻에 따라 최형우를 선택해야 하는 것일까. MVP 윤석민 또는 MVP 최형우는 과연 마음 편하게 상을 받을 수 있을까. 오승환은 오는 7일 투표장에 나오는 걸까, 아니면 안나오는 걸까.

삼성은 올해 한국시리즈 챔피언이다. 아쉬움은 그래서 더욱 남는다. 1년의 경쟁 끝에 우승 트로피를 차지해 놓고도 마지막 레이스인 MVP 투표를 왜곡했다. 자칫 오승환도, 최형우도, 윤석민도 마음만 상하게 되지 않을까 안타깝다. 이게 삼성이 지향하는 '공정경쟁'인지 묻고 싶다.

김식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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