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툰 출처 : 이민 (2min666) 오래 전에 헤어진 두 남녀를 따로 만나 인터뷰를 해보았다. 남자에게는 이렇게 물었다. “만나는 동안 여자친구가 가장 감동했던 때는 언제였나요?” 남자는 한참동안 생각해보더니 이렇게 대답했다. “글쎄요. 제가 일년동안 돈을 모아서 노트북을 사준 적이 있어요. 아니면 그 친구 생일에 제가 깜짝파티를 열어줬을 때일 거예요.” 여자에게도 물어보았다. “옛 남자친구에게 가장 감동받은 순간은 언제였나요?” 그러자 그녀는 이런 대답을 해주었다. “내가 떡볶이를 만들어준 적이 있는데 나도 못먹을 정도로 맛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그 친구가 끝까지 먹어주더라구요.” 남자에게 그 떡볶이에 대해서 물어본다면 그는 그때 일을 기억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녀는그때의 추억을 그 사랑의 가장 소중한 순간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이것이 남자가 여자에 대해 모르고 있는 것이다. 여자는 큰 감동보다는 작은 감동에 예민한 존재들이라는 것이다. 그녀들은 아주 사소한 순간들, 주로 남자가 기억하지 못하는 일들을 기억한다. 깔끔 떨던 그 남자가 내 옷에 묻은 얼룩을 자기 옷으로 닦아줬을 때, 여러 사람이 모인 자리에서 테이블 밑으로 손을 잡아줬을 때, 모닝콜 해주려고 한잠도 못자고 기다렸다며 하품했을 때, 아무렇지도 않게 자기 집 열쇠를 주면서 먼저 가있으라고 했을 때, 오래 걷게해서 미안하다며 길거리에서 만원짜리 단화를 사서 신겨줬을 때. 여자는 그런 기억을 오래도록 간직하고 있다. 어떤 남자들은 무리해서 비싼 선물을 사거나, 몇십만원을 호가하는 오페라 티켓을 구해놓고 여자의 감동을 기대한다. 그러나 진정 ‘뭘 아는 남자’ 는 한번의 무리한 도끼질 보다 열번의 자잘한 도끼질이 더 유효하다는 사실을 안다. ‘뭘 모르는 남자’ 는 여자를 빼앗기고도 김중배의 다이아몬드만 탓하지만, 진정한 카사노바는 적절한 순간에 던지는 다정한 말한마디로 김중배의 여자를 빼앗아 올 수도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