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뭐 하고 싶은 말이 없니?
그저 무기력하게 하루하루를 그냥 견뎌내고 있구나.
글을 쓴다는 것은 재미있는 놀이였고 안에 있는 욕망을 가장 쉽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었어.
더 쉽게, 더 좋게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문예창작학과에 들어갔지.
근데, 그게 다 허사였던 것 같아.
학교 다니면서 쓴 글보다 철모르던 어린 시절에 쓴 글들이 훨씬 더 나아 보여.
어릴 적에는 적어도 글을 쓰면서 내가 행복했고 즐거웠을 거라는 생각은 들어.
대학에 다니면서 써야하기 때문에 어떤 기준에 맞춰서 억지로 글을 쓰는 버릇이 생겨서 도저히 지금은 글을 쓸 수가 없어.
글을 쓴다한들 누군가에게 보여준다는 것에 대해 겁이 생겨버렸고.
그러다보니, 이젠 난 재미가 없어진 거야.
어떤 인물을 만들어내는 일도 나에겐 너무 힘든 일이 되어버렸어.
꽃 한 송이를 봐도, 꽃 이상의 것을 봐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꽃 이상을 볼 수 없게 되어버렸지.
안타깝다 내가 정말.
하고 싶은 말을 표현하는 방법은 배웠지만, 대신 하고 싶은 말들이 사라져버렸어.
이 상황을, 어쩌면 좋을까.
덕분에 지금 하고 싶은 일도 없어졌지.
재미가 없는걸. 하루하루 드라마 보면서 의미없이 울고 웃고. 그게 삶의 전부가 되어버렸어.
나는 내가 더 나아졌으면 좋겠는데, 내가 뭔가를 배워서 잘 할 수 있는지.. 사실 모르겠어.
그냥 해야하니까 하는 일들만 널려있고, 즐거워서 하는 일은 없는 느낌?
그래도 이렇게 털어놓으니까 되게 속이 뻥 뚫린다.
앞으로 잘 될거야.
언젠간 내가 할 말이 생기게 될거야.
지금은 지쳐서 그럴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