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제가 타고 온 버스에 큰 사고가 날 뻔 했어요.
전쟁이라도 난 듯 한 굉음에 깜짝 놀라 밖을 보니
8차선 도로 위를 젊은 여자가 빨간 불인데
그냥 걷고 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저는 도로 위가 제일 무서운 전쟁터라
생각합니다. 어디서, 무엇이 가만히 있는 나를
공격할 지 모르는 아주 무서운 곳이죠.
그런 무서운 곳이 일터이신 분들이 있어요.
버스 기사님들이에요.
왕복 구간이 3~4시간이 걸리는 일은 기본이고
차가 막히거나 사고가 나도 배차시간은 맞춰야
하니까 차고지에 들어가도 제대로 쉬지도 못하신다네요.
화장실도 제대로 못 가시고 식사도 제 시간에 못하시구요.
근데 사람들은 기사님들의 수고로움도 모른 채
기사님들에게 짜증을 내고, 욕을 하며, 혹은 종종 폭행하기도 하죠...
타인에게 해를 가하는 직업이 아닌 이상
존중 받을 가치가 없는 직업은 이 세상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다수의 사람들은 의사나, 변호사 같은
사람들에게는 굽신거리면서
우리를 조금 더 편리하게 살 수 있도록 해주시는
주변의 다른 분들에겐 하대하고 만만하게 생각하죠.
제발 바라건대, 기사님들께 함부로 대하지 말아주시길
내릴 때 기사님께 감사하다고 했더니
기사님이 더 감사하다고 그러시더군요.
가슴이 뭉클했어요. 얼마나 놀라셨을까요...
생각지 못했던 타인의 따뜻한 말 한 마디가
얼마나 고마운지를 알기에 저는 늘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를 말합니다.
버스 기사님 뿐만 아니라 우리를 편리하게 해주시는
다양한 분야에 계신 많은 분들께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세상을 사는 사람들이 많아지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