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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신백일장]구애
게시물ID : readers_2132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탈락전담반3호
추천 : 4
조회수 : 199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5/08/14 20:4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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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아오르라! 책게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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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떼를 써본적은 있어도 구애를 해본적은 없다. 떼만으로도 민폐니 굳이 '구애'라는 짓을 안한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어차피 오유징어아닌가......(주륵.....) 각설하고 우리집에서 한정거장 건너 역의 출입구에서 오른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골목이 2~3개쯤 나오는데 그 중 한 골목의 카페 계단참에 고양이님께서 세수라는 은혜를 내려주시는 것 아닌가......! 순간, 무엇이든 폐기시켜 버리는 내 뇌가 얼마남지 않은 기억저장소의 공간을 싸그리 버리더라도 저것만은 아로세기라 하셨다. 나는 "yes, brain sound"라며 고양이님의 은혜를 넋놓고 바라보고만 있었다. (팔을 얼굴에 비비며 고개를 빠르게 털고 몸을 부르르 터는게 그루밍인지 세수인지 잘 모르겠는데 어쨌든 은혜로웠다.) 내 뇌에 조이의 기억구슬이 추가되었다. (아마 핵심기억으로 가지 않았을까 싶다.) 내가 한계단에 발을 턱- 하니 올리자, 고양이님 중 한분은 발톱을 세우고 다른 분은 그 분의 뒤로 가셨다. 다른 분은 자기는 안전거리를 확보했다는 듯 유유히 나를 바라보았으나, 한 계단 더 올라가자 경계모드로 돌아섰다. "어허, 무릇 고양이님들과 함께하려면 지,덕,체를 겸비해야 하거늘 어찌 하나도 겸비하지 않고 고양이님의 또다른 은혜를 바라는가!" 고양이님의 발톱이 내게 호통쳤다. "적어도 1대가 덕을 겸비하면 인사의 은혜가, 2대가 덕을 겸비하면 쓰담쓰담의 은혜가 3대가 덕을 겸비하면 냥줍의 은혜가 내려지거늘....... 지,체는 커녕 덕을 겸비하지 아니한 자가 어느 안전이라고 은혜를 바라느냐!" 이어 발톱의 때마저 내 부덕함에 진노했다. "송구하옵니다....... 소인이 순간 운 좋게 내려진 은혜에 그만...... 한번만, 한번만 제 부덕의 소치를 눈감아 주신다면 후대에 두고두고 이 은혜를 잊지 않고 지,덕,체를 갈고닦아 냥이님들의 이름을 더 빛나게 하겠사옵니다." 그러나 냐아- 하며 드러낸 새하얀 이빨이 나를 달가워 하지 않는다는 것만 더욱 명확하게 해주었다. 나는 애절한 눈빛으로 그들을 보았으나 그럴수록 매몰차게 고개를 돌리거나 나에게서 물러났다. 그러다가 새로운 길냥이를 발견해서 길냥이에게 갔다. 그리고 길냥이에게도 차였다. 이에 인간에게 차이기 전에 고양이에게 차인 인간 1호로 등록되었다고 한다.

끝.

세월호를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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