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스타크레프트판이 상향평준화 되었다는 글들을 읽다 보니까 스타쪽이랑 현대 바둑계가 걸어온 길이 완전 판박이네요..같은 맨탈스포츠라 그런가?
그래서 재미삼아 두가지의 공통점에 대해서 생각 해 봤습니다. 어디까지나 양쪽다 어설프게 즐기고 있는 제 주관적인 입장이니.. 모자란점이 있어도 웃어넘겨 주십시오.
우선 전체적인 흐름을 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초기 융성기 때는 개성이 뚜렸한 강자들이 자기만의 스타일을 뽐내며 패권을 다투다가 월등한 실력의 본좌가 나타나서 강호를 평정한 후... 그 다음에는 상향 평준화와, 모든걸 다 잘 해야 하는 팔방미인형 스타일이 아니면 살아남기 어렵게 되는 분위기....
우선 스타판을 보면 다들 잘 아시다시피 초창기에는 임요환의 드랍쉽, 홍진호의 폭풍, 조정현의 대나무류 조이기, 주진철의 사우론식저그...등등 각 선수마다 다른 스타일을 자랑 하다가, 본좌로 불리우는 몇몇이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천하를 호령하더니...지금은 완전 영웅난립의 시대죠..
현대 바둑의 여명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발빠른 행마의 조훈현, 스케일 큰 우주류 타께미야, 철저한 실리위주의 고바야시, 끈질기고 두터운 이중허리 임해봉 등등 많은 사람들이 각기 다들 다른 스타일로 자웅을 겨루다가... 본좌 이창호가 천하를 통일 하고... 지금은 완전 상향 평준화된 춘추전국시대...어느 듣보잡 연습생 출신 신인이 국제대회에 나가서 우승해도 하나도 이변이 아니게 됐구요
그러고보니 각각의 선수들도 묘하게 대비가 됩니다.
조훈현 = 임요환
천재성과 노력 그리고 스타성으로 판 자체를 크게 일으켰죠 발빠른 행마 스타일도 비슷하고, 지금까지 꾸준하게 후배들과 겨뤄서 성적을 내고 있고.
서봉수 = 홍진호
황제의 그늘에서 늘 2인자...하지만 그 투쟁심과 승부근성으로 누구 못지않은 팬들을 확보하고 있고...처절한 공격위주의 플레이스타일도 비슷하네요
다케미야 = 김준영
소소한 상대의 도발따위는 웃어넘기는 대인배 스타일.....큰 틀을 짜서는 후반 상대를 압살시키는 우주류 스타일
유창혁 = 박정석
공격적이고, 배짱좋고, 막강한 펀치력에, 큰 승부에 강한 근성, 거기에 남자다운 외모까지(다른선수들에 비교해서요ㅎㅎ) 둘다 제가 바둑판과 스타판에서 젤 좋아하는선수들 입니다.^^
이창호 = 이윤열+최연성+마재윤
이창호라는 거목이 워낙 거대해서 사실 스타판의 어떤 본좌로도 쉽게 비교를 할수가 없네요..ㅎㅎ 그리고 스타는 바둑과 달리 3가지 종족마다 스타일이 다르고 맵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실질적으로 절대적인 본좌는 나올수가 없고요, 그래도 위 네사람 다 상대방으로 하여금 어떠한 수단을 써도 좌절하게 만드는 본좌포스를 풍기던 전성기가 있었다는 공통점은 있다고 생각합니다.(단 그 시기가 길고 짧은 차이가 있을 뿐)
그 외에서 떠오르는 사람이들이 몇 있지만 이 외의 바둑판쪽 분들이 이 계시판 유저분들 한테는 생소할것 같아서 더 이상은 거론 안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