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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변호인'보고 왔습니다...
게시물ID : movie_2135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안SKY
추천 : 3
조회수 : 22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12/22 02:54:21
영화 '변호인'을 보고 왔습니다. 
끝났는데도 한참을 일어나지 못하고 앉아있었어요..

저는 곧 교단에 서게 될 학생입니다.
처음 이 '대학'에 들어와서 참교사라는 단어 참 많이 들었습니다. 
우리 모두 사랑으로 감싸는 참교사가 되자고.

4대강이다 뭐다해서 교육예산 줄이고, 
다른 데엔 그렇게나 잘 써먹던 OECD 평균 수치 문턱에도 못미치는 학급별 학생 수는 쳐다보지도 않고, 
초등교사 T.O.는 줄이네 마네 난리.
거기다 인턴교사ㅋㅋ.. 영어전문강사, 스포츠전문강사, 과학전문강사 등 온갖 전문강사를 들인다는 소식들.

어떨 때는 정말이지 밥그릇 뺏길까 두려워서, 어떨 때는 내가 가르칠 아이들 환경 좀 좋게 해주고 싶어서, 
따지고 따져댔지만.. 전국 총동원해도 얼마 되지도 않는 교대생 힘은 약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지쳤습니다.

지난 대선 때는 누구보다 가슴졸이며 응원했지만 전 51%에 진 49%도 채 안 되는 사람들 중 하나였어요.

친구 중에서 누구 하나가 가슴을 치고 흥분을 해 침튀기고 눈물흘리면서 그 수많은 윗분들 욕할 때
감정으로 될 것이 아니다, 때가 오겠지.. 하며 말렸지만
사실은 저요.. 계란으로 바위치기라고 생각했습니다.

안녕들하시냐고 여기저기서 물을 때, 
좋아요, 추천 눌러댔고 안녕못하다며 잠시 분노하기도 했지만
당장 수험생인 내가 할 수 있는 건 작은 일밖에 없다고 자기 위안하면서 
그래도 난 관심이라도 있지, 알기라도 하지, 이러면서 고개 끄덕였어요.


저 교육대학교 성적맞춰 들어온 것 아니예요. 선생님 되고 싶어서 입학했어요.
좋은선생님이 되자고 생각하고 들어왔는데, 생각보다 좋은 선생님을 구체적으로 떠올리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교실 현장은 아수라장이었다가, 천국이었다가를 하루에도 수십번 반복하더군요.
'나 진짜 잘 선택한 것 맞을까?' 수 없이 고민했습니다. 진짜 내가? 내가 아이들을? 어떻게 감히? ... 나도 아직 어린데.


그런데 이 영화 보다가 생각났어요. 
감히 아직도 어리고 변변한 능력도 없는 제가 꼭 초등학교 교사, 좋은 교사 되어야 한다고 다짐했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선생님이 되기 위해서 지금부터 실천해야 할 몇 가지들이 떠올랐습니다.

더 이상 아이들에게 부끄러울 일 만들지 않기.
우리 아이들에게 미안할 세상, 당연한 듯이 물려줄 생각 않기.
신념이 있는, 공정한 선생님 되기.

 언젠가부터 '우리반 아이들이 아침에 눈 떴을 때 뭔가 즐거운 일을 상상하면서 학교갈 준비하는 학급'을 꾸리는 것이 
제 교사로서의 꿈이었습니다. 
현장 나가면 정말 힘들고 괴롭고 어려운 일 많고 
현실은 다르다는 것. 잘 알고 있지만 

나는 내 자리에서 가장 의미있는 일을 하면서 살고 싶다는 의지를 불태우게 되었습니다.
이 영화의 제작진과 출연진께 감사드려요. 
특히 송강호님. 정말 대단했습니다. ㅠㅠ

여러분도 이 영화 꼭 보세요. 강추드립니다!

주절주절 말이 많앗습니다. 제 다짐을 굳히려고 이렇게 써봐요.
읽어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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