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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한국 모바일 게임 기획자입니다.
게시물ID : gametalk_21361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고노도로
추천 : 13
조회수 : 601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4/10/06 16: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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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얼마 전에 어떤 분이 개발자가 그린 만화라면서 글이 올라오고,
그 뒤로 개발자들에 대한 가슴아픈
이야기들이 올라와서 글 하나 써봅니다.
 
이 글은 여러분의 말에 반박하려는 글이 아니라……
그냥 저런 개발자가 있으면 이런 개발자도 있다고……
그냥 이런 얘기하고 싶어서 쓰는 글입니다.
 
또한 이 글은 그저 생각나는대로 쓰는 글이기에,
논리가 없고, 따라서 두서가 없습니다.
그래도 쓰고 싶어서 써봅니다.
 
저는 전 회사에서는
게임 기획자로써 일했고,
현재는 유료화 기획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유료화 기획자는, 음......
여러분들께서 모바일 게임을 하시다가
어떤 놈이 확률을 이따위로...
어떤 놈이 가격을 이따위로...
어떤 놈이 이딴 상품을...
하 실때 어떤 놈이 저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일단 전회사였을 때를 말씀드릴께요.
 
저는 시스템 기획보다는
컨텐츠 기획에 좀 더 중점을 둔 기획자입니다.
그러다보니 이 게임에 무엇을 넣으면
게임이 더 재밌을까?
를 고민하게 됩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딴 게임에서 재밌는 컨텐츠를
아무 게임에 집어넣으면
컨텐츠 뿐만 아니라 게임까지 급 재미가 없어집니다.
 
잠깐 여기서 재미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적어보자면……
사람마다 재미있다라고 느끼는 것은 모두 다릅니다.
그러다보니 저는 적어도 내가 할 때 재밌는 게임이
재밌는 게임이라고 정의 내렸습니다.
 
다시 원래 얘기로 돌아오면……
재밌는 컨텐츠를 넣기 위해서
수십, 수백가지 게임을 참고합니다.
 
그 게임이 잘 나가던, 잘 안나가던,
사람들이 잘 알던, 모르던
내 게임에 어울릴만한 컨텐츠가
정말 아름답게 들어가 있는 사례를 조사합니다.
 
그 이후 그 컨텐츠를 내 게임에 어울릴 수 있도록
새롭게 기획 합니다.
 
어떤 요소는 빼기도 하고, 어떤 요소는 새로 추가되기도 하죠.
외국 컨텐츠라 우리 나라 유저들이 잘 모를 것 같으면,
잘 알 수 있는 방법까지 고민합니다.
 
자, 이제 컨텐츠 하나가 기획되었습니다.
이제 기획 초안을 작성하고,
같이 일하는 시스템 기획자와
개발자들에게 설명합니다.
 
이러이러 해서 이거 넣으면 재밌을 거다.
그럼 보통은 감사하게도
여러 질문들을 해주시고,
그 과정을 통해서 컨텐츠는 더욱 발전하게 되죠.

자, 이제 기획 초안을 완성했습니다.
그럼 이제 상세 기획서를 작성해야 하는데,
그 전에 할 일이 있습니다.
돈 줄 사람에게 찾아가서 돈 달라고 하는거요.
 
이런이런 컨텐츠를 넣을 테니 돈이랑 일정을 달라
라고 말하는 겁니다.
열심히 설명하다보면 물어봅니다.
 
그게 왜 돈을 벌 것 같니?
 
이미 예상했던 질문입니다.
대부분의 우리나라 기획자 분들이라면
이런 질문이 나올 때를 대비해서
이 컨텐츠가 어떻게 돈을 벌건지를,
(실제 초기 기획단계에서는 쳐다보지도 않았던 항목입니다만,)
열심히 설명합니다.
설명이 끝나면 오는 말은 이거입니다.
 
그래? 그런데 그 컨텐츠는 어디서 나온거니?
 
그럼 이제 게임명을 말해주고
이게 어떻게 변형되서 들어왔는지를 설명합니다.
그럼 다시 돌아 오는 말이 있죠.
 
그 게임은 돈 얼마나 벌었니?
 

유료화 기획 얘기를 해볼까요?
게임 하나가 오면,
저는 이제 그 게임을 검토합니다.
 
전체 밸런스를 고려하고,
전체 컨텐츠를 고려해서
아이템들의 가격을 설정하고
필요한 경우 신규 컨텐츠를 제안합니다.
 
현재 제 롤에서 가장 중요시 되는 부분은 이겁니다.
 
유료화 컨텐츠
 
저게 뭐냐구요?
돈을 벌 수 있는 컨텐츠입니다.
 
저는 저게 얼마나 잘 작동을 할지,
어떻게하면 더 잘 작동을 할지를 고민합니다.
사람들이 게임에 재미를 느끼고,
더 큰 재미를 위해 기꺼이 대가를 지불 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게 제 롤입니다.
그런데,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이유는,
그렇게 하면 과금 유저가 보호가 안된답니다.
저는 돈을 더 잘쓰게 하기 위한 방법을 내놓은 건데요.

네,
회사는 돈을 벌어야 하고,
저는 그 돈으로 먹고 살기 때문에
회사의 명령에 따라 게임을 기획합니다.
 
당장 창의적인 컨텐츠를 내놓고 싶지만,
위에서 내려오는,
이게 돈 많이 벌던데 우리도 넣자
라는 저주의 주문때문에
내 게임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상품만 남게 됩니다.
 
회사의 윗 분들과
저의 마인드가 많이 다르다고 느낀건,
게임의 정의 였습니다.
 
적어도 제가 느끼기론,
그 분들에게 게임성이란, 지표로 나타납니다.
즉, 지표가 높은 게임이 게임성이 높은 게임입니다.
 
제게 게임성이란, 제가 재밌는 게임입니다.
실제 대한민국 모바일 게임 개발자 분들 중에서,
게임회사에 직장을 다니시고 계신 분들 중에서,
자신이 만들었다라는 게임을
재밌게 즐기고 계신 분이 몇 분이나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게임이 좋아서,
게임 만드는게 좋아서
게임 만드는걸 직업을 삼고
재밌는 게임 만드는 걸 목표로 삼고 있지만,
우리는 오늘도 게임이라는 카테고리의 상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의 상품은 누구보다 돈을 잘벌어야 합니다.
그래야 내 사랑하는 가족들이,
내가 버는 돈으로 생계를 유지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꿈을 꾸죠.
언젠간 반드시 게임을 만들겠다 라고.
 
우리는 게임을 만들고 싶은
게임 개발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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