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직장인이다. 구체적인 직업은 말 못하지만 남녀비율 8:2정도의 일을 한다. 물론 여자가 8. 그래서인지 여자들의 기세가 대단하고 때로는 노리개가 되는 느낌도 든다. 여하튼 여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관계로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적은 남자들은, 그녀들의 관심대상이 되거나 희롱의 대상이 되고는 한다. 나 또한 예외는 아니다. 그건 물론 잘생기거나 훈남이라야만 당하는건 아니다. 상대적인 소수에서 나오는 당연성이다. 뭐 물론 그렇게 기분 나쁘진 않다. 변태는 아니지만 장난삼아 넘길 수 있는 희롱이 대부분이었으니까. 그러던 어느날 회식자리를 갖게 되었다. 역시나 8:2 비율은 유지된 상태로 회식이 진행됐다. 난 평소엔 매우 조용하고 그냥 웃기만 하는 소극적인 남자였지만, 술만 먹으면 개가 되는 전형적인 술개다. 물론 개가 되는 농도가 짙은게 탈이지만.ㅡㅡ; 특히나 변태개가 되는데, 8:2 비율의 회식이었기에 최대한 술을 자제하기로 했지만... 모쪼록 내가 입사하고 얼마 안된 후의 회식자리라 술자제가 힘든 상태였다. "에이~기억씨(가명). 자꾸 술 안먹고 뺄거에요?ㅋ" "맞어맞어. 남자들은 빼는걸 싫어한다면서 왜 기억씨는 자기가 빼고 그래요?ㅎ" "어머 언니. 그거 웃기다...ㅋㅋㅋㅋㅋ" 대충 이런식의 말희롱부터 스킨쉽이 섞인 희롱이 대다수다. 이런 희롱을 대처하는 자세는 딱 한가지다. 그냥 무조건 굽신굽신거리며 따를수밖에. 오버하며 맞춰줘도 이상했고, 정색빨며 화를내도 이상했다. 그게 8:2 비율의 극소수 회사에서의 남자가 가져야하는 모범상이었다. "아, 죄송합니다. 제가 술을 그다지 못해서요." "기억씨 지금 전혀 안취해보이는걸요? 그러지말고 러브샷 한번해요. 3단계 함 하실래여?^^" "너 그거 반칙이다? 그럼 난 기억씨랑 4단계할래.ㅋ" "4단계? 그건 뭐에요 언니?" "거기로 마시게 하는거.ㅋ" "어머. 술에서 냄새나겠다...ㅋㅋㅋㅋㅋ" 희롱하는게 그렇게까지 화가나진 않았지만, 아무래도 취기가 조금은 있었고... 별로 관심도 없는 여자들이 서로 죽이 맞아가며 노는꼬라지를 보니 조금은 열이 받았다. 물론 그녀들이 예쁘지 않은건 아니었다. 나름 쭉쭉빵빵도 있었고, 어디가서도 꿀리지 않는 미녀도 있었지만, 이런 희롱들을 매일 보다보니 그냥 누나,여동생 같은 기분이었다. 취기가 올라와 열이 받자, 술이 땡긴 나는 그때부터 자제를 하지 못하고 술을 벌컥벌컥 마셨다. 자제를 위해 술잔을 빼긴 했지만, 난 나름 술을 잘먹는 스타일이었다. "멋지다~! 옳지옳지 잘먹는다~~~우리 아기.ㅋ 엄마가 찌찌줄까?^^" "하핫. 이팀장님. 전 아기가 아니랍니다. 게다가 찌찌도 안나오시잖아요." "어머~! 기억씨 내 쭈쭈빨고 싶은가봐.ㅎ" "하핫 설마요^^" 적당히 농담을 받아쳐주면서도 뒤는 살짝 빼주는거. 술이 취해서인지 그게 더 잘되었고, 농담을 받아쳐주는 것도 조금은 수준이 높아졌다. 그렇게 술을 먹으면서 여직원들과 재미있게 놀고 있는데, 이리저리 자리이동이 한바탕 일어나더니 어느새 A양이 내 왼쪽 옆자리에 앉아있었다. 오른쪽에 있던 여자는 다른 자리로 옮겼고, 난 어느정도 구석에 있었던 터라, A양과는 거의 구석에서 단둘이 이야기를 해도 될 정도로 단둘이만 가깝게 있게되었다. A양은 우리 회사에서도 가장 예쁘고 어린여자로 인기가 꽤 있는 타입. 술이 취한 상태에서 A양을 가까이서 보자 살짝 부끄러웠다. "기억씨. 애인있어요?" "네? 아...아뇨..." "왜 없어요?" "그...그냥 뭐...허헉..." 팔에 뭉클한 무언가가 닿았다. A양이 내 팔에 팔짱을 껴서 그녀의 가슴감촉이 느껴졌다. 솔직히 평소때의 당했던 일들을 생각하면 팔짱정도는 약과였다. 그러나 지금의 나는 술이 취한 상태. 하나의 자극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었다. "그럼 제가 애인해드릴까요?" "네? A양님은 애인...있지 않으신가요...?" "제가 있다고 말했었나요?" "아뇨. A양님처럼 예쁜 미녀가 애인이 없을리가 없으니까요." 내 말에 A양은 살짝 미소를 지었다. 내가 작업을 건다고 생각한 것일까? 물론 그럴 의도는 전혀 없었지만 그렇다고 A양에게 관심이 없지는 않았다. 이런 예쁘장한 미녀에게 관심이 없다면 그건 고자밖에 없을테니까. "기억씨...입으로...해드릴까요?" "네? 뭐...뭐를요?" 대충 감이 오고 있었고, A양의 장난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다시 되물었다. "그거요. 왜요...? 싫어요...?" 술에 꽤 취해있었다. 그리고 A양은 예뻤다. 게다가 이런 성희롱은 익숙하다고 생각했다. "네. 좋아요. 해주세요.^^" 그런 생각들때문에 YES라고 대답했던 나. 그때 난 그 대답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 *중복검사는 발로..흐규흐규~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