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이번주말, 드디어 외갓집에 갑니다
게시물ID : freeboard_54992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면제의총질
추천 : 1
조회수 : 326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1/11/08 01:54:58
저는 컴퓨터를 할때면 항상 모니터 옆을 지켜왔던 인형뽑기로 뽑은 토끼인형이 있습니다.

딱히 남다른 사연이 있는것은 아니나, 

저에겐 몇없는, 지금보다는 얼굴에 세월이 흐릿하셨던 할머니와의 추억중 하나입니다.

저희 할머니는 참 인정이 많으시고 항상 손해만 보시던 분이십니다.

그런 할머니가 제가 살고있는 대구에 내려오신 적이 있으십니다. 

할머니께서는 

그때 제 나이 5살이 받기에는 다소 큰 금액인 천원을 주셨었습니다.

그 옛 구권 천원에 저의 어린마음은 날아갈 것만 같았죠.

흙내음나는 그리운 할머니 손을 잡고 그 때 한창 유행하던 인형뽑기를 하러 갔는데

그 천원을 다 써서야 겨우 조그마한 토끼인형을 뽑았습니다.

함박웃음이 된 저를 보시던 그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그 눈, 손자에 대한 다정함이 묻어나오던 그 눈은

마치 제가 들어가도 정말 아프지 않을것만 같은 그런 눈이었습니다.

그런 할머니의 눈을 이런저러한 핑계로 보러가지 않은지 벌써 3년이 다되어갑니다.

제가 자라감에 따라 그 따스함을 잊고 살았던 것은 아닐까 생각됩니다.

근래에 할머니께서 건강이 좋지 않으시다는 말을 엄마에게 들을때마다, 저는 머리로만

안부여쭤봐야지, 외갓집 한번 올라가봐야지 하고 있었죠.

전화 한통 하는건 어렵지 않은데 자라오면서 제 멋대로 할머니와의 관계가 어색해졌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사실 할머니쪽에서는 여전히 그 함박웃음을 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사랑스런 손주일텐데 말이죠..

친구들과는 하루에도 수백통씩 주고 받는 카톡, 몇통씩 오고가는 전화 사이에 저는 왜

할머니에게 안부를 물을 시간은 없었던걸까요..

이번주 토요일 외갓집에 갑니다. 근 3년만에 가는 길이라 태어나서 첫 눈을 보는듯한 설렘입니다.

여러분들도 어색하다고 피했던, 친하지 않다고 안부전화 한번 잘 안돌렸던 주위 사람들에게

전화한통만으로도 큰 반가움과 설렘을 가져 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뉴비주제에 그냥 딱히 큰 주제없는 혼자만의 생각을 게시판에 적어서 죄송합니다...ㅜㅜ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