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언1 신사참배 '징징거려서는' 도움안돼 선언2 끝을 보는 정신, 日포르노에서 느껴 선언3 축소지향에서 확대정신 찾아낼 수도 “일본은 우리가 배워야 되는 나라입니다. 지난 60년간 일방적으로 미국으로부터 배우려고 했지만 미국에 없는 게 일본에 있어요. 이제 이런 얘기를 할 때가 됐는데 아무도 한 적이 없으니….” 마음 가는 대로 세상을 살아간다는, 가수 조영남(60)의 ‘친일(親日)선언’이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 그는 19일 ‘맞아죽을 각오로 쓴 100년 만의 친일선언’이란 책을 펴낸다. 해방둥이인 그가, 지난 가을 8일간 일본국제교류기금 초청으로 일본을 돌아보고 온 것이 계기가 됐다. 일본 그 자체를 보러 간 것은 처음이었고 몇가지 ‘문화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아직 책이 나오기도 전, 인터넷에서는 벌써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조영남은 네티즌들 비판에 대해 “내 글의 구체적인 내용과 그에 대한 가부(可否)를 이야기했으면 좋겠다. 무슨 얘기가 그들에게 못마땅한지 모르겠지만 단세포적인 비판은 하나도 겁이 안 난다”고 했다. 가제본된 책의 각 장 표지에는 ‘친일선언’이 선명하게 인쇄돼있고 원고에는 도발적 문구가 적지않다. 한강이 내려다 보이는 청담동 자택에서 그는 자신이 쓴 문장들에 대해 설명을 덧붙였다. 문구(文句)1. 누가 봐도 야스쿠니 참배를 놓고 보면 일본이 우위다. 참배하지 말라고 불평을 늘어놓는 쪽보다 늠름하게 부하들을 거느리고 순국선열들께 참배를 올리는 쪽이 훨씬 멋져보인다. “신사참배를 할 때마다 일본에 우리가 징징거리는 것은 그들의 가치를 인정하는 겁니다. 틀림없이 우쭐해 할 거예요. 중국은 아예 일본을 치겠다고 하지만 우리는 그런 얘기도 못하고 불평만 하잖아요. 중국처럼 할 수 있을 정도로 힘이 세지기 전까지 징징거리지 말자는 얘기입니다.” 2. 일본의 위대성을 포르노를 통해 봤다. 불원간 일본이 미국을 능가한다는 생각도 이놈의 포르노에서 비롯된다. “미국은 포르노를 해도 그 한계가 있어요. 하지만 일본은 뭐 갈 때까지 가잖아요. 뭔가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돌진해버리는 ‘돌격성’. 나는 그래서 일본이 무시무시해요.” 3. 일본인이 커닝의 천재라는 비아냥거림이 제일 끔찍했다. “우리는 일본인이 항상 서구를 흉내낸다고 ‘원숭이’라며 비웃어왔죠. 어리석은 짓입니다. 응용과 모방은 사회발전의 기본인데…, 일본을 이런 식으로 무시하는 나라는 지구상에 한국밖에 없는 것 같아요. 재미있기도, 처연하기도 합니다. 4. ‘축소지향의 일본인’을 그대로 뒤집어서 ‘확대지향의 일본인’을 새로 써낼 수 있다고 큰소리 쳤다. “이어령 선생님은 도시락을 일본인의 ‘축소지향’을 보여주는 예로 들었죠. 하지만 음식점에서 먹을 음식을 수많은 사람에게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나눠줄 수 있는 확대성은 전혀 생각하지 않은 거예요. 하이쿠에서도 몇 글자만으로 우주 전체를 얘기하는 확대정신은 왜 보지 못하나요? 이어령 선생님이 ‘축소지향’이라고 든 근거 하나하나를 다 뒤집을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5. 내가 만일 대통령이 된다면 제1차 국책사업은 타국 점령이다. “일종의 농담이죠. 오죽하면 이런 얘기를 하겠어요? 그런 일이라도 있어야 우리들 마음에 꼬인 것, 응어리진 게 풀리지 않을까 싶어서요. 역사적 피해의식 때문에 우리 아이들까지 움츠려 있고 경직돼 있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일본, 미국, 호주의 젊은이들의 방종이 보기 좋고 부럽거든요.” 그러나 일본·일본인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기에 8일의 여행은 너무 짧은 경험 아니었을까. “어쩌면 우리 모두 내면적으로 알고 있으면서도 말하지 못한 얘기인지 모른다”고 답했다. “나야 뭐 옛날부터 헛소리로 유명했으니까 이런 책도 쓰고 하는데…, ‘조영남이 친일파니까 일본으로 추방하라’고 할까봐 사실 겁도 나요. 하하하. 저는 일본에서는 숨막히고 답답해서 못 살거든요.” 그렇게 일본이 좋으면 일본 사람되서 일본가서 살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