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이제 언어영역 시작인가? 몇시부터였는지도 생각이 안나네.
게시물ID : gomin_23284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꼴리건
추천 : 2
조회수 : 568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1/11/10 09:02:03
지금 내 여동생이 19살.
다행인지 불행인지 지방전문대에 점수가 어마어마하게 남지만
어중간한 4년제 갈 바엔 빨리 취업하겠다는 마인드로 수시합격하고 자고 있을 내 동생.


어떤 기분으로 오늘 하루를 맞이할 지는 모르겠지만
왠지 나 역시 수험생활을 하고 있다보니 괜시리 떨린다.


19살. 2004년.
나는 어떻게든 될거야. 뭔가 아는 문제가 많이 나올거야. 찍은게 다 맞을거야.
정말 말도 안되지만 이런 기대만 가지고 갔던 수험장. 동래고등학교.
점심시간에 주먹밥 먹은게 체했는지 외국어영역시간에 화장실가서 토하고 오고,
외국어만 20문제 정도 문제도 못 보고 마킹했던 기억.
끝나고 아무 생각없이 교문을 나서며 담배를 물고, 
기다리며 지켜보던 학주와 말없이 눈 마주쳤지만 어쩌라고 수능쳤는데 하고 말았던 패기, 쑥스럽다.

찍은게 너무 많아 가채점도 하지 못하고, 성적표를 받았을때 
정말 인생이 실전이라는 걸 처음 느끼고 좌절하고 울고 세상에 낙오자가 된 거 같았던 기분.


전문대학교가 아니면 갈 수 없었던 그 당시의 나.


20살. 2005년.
죽을 각오로 부모님 설득해서 집까지 팔아치우며 시작했던 재수.
사족이지만 정말 나 n수생인데 하면서 똥 싸지르는 애들보면 너무 답답하고 화가 난다.
한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내 인생 걸어보자는 마음으로 하루 한시간 꾸준히 노력했다.
2월에 시작한 공부지만 4월 모의고사때 처음으로 수학 100점을 받았다.
내 기억에 지수로그 파트만 시험범위라서 이를 악 물고 따라가려고 공부했다.
수능 수학을 살면서 50점 이상 받은 적이 없었는데 기뻤고 재미를 느꼈다 공부에.
그렇게 6년전 이맘때, 사직고등학교에서 나는 수능을 치뤘고, 
운이 좋았던지 평소 모의고사 성적보다 20점 가량 높게 나왔다.
수능날, 친구들이 끝나고 시원하게 달맞이 드라이브나 한번 달리자는거 사양하고
집으로 가서 메가스터디 가채점, 언어 만점 나왔을 때 먼 개소린가 싶어서 
언어만 여기저기 사이트 돌아가며 5-6번 채점 해본 것 같다.
그 때, 저녁 준비를 하시다 기뻐하던 어머니 얼굴이 아직도 생생하다.


결과적으로 나는 말 그대로 수능으로 대박이란 걸 쳐서
말하면 누구나 다 아는 좋은 대학교에 입학했다.

쓰고 보니 재수 없어 보일수도 있겠지만, 
돌아보면 나에게 수능이란 기억은 해피엔딩으로 추억된다.


예년만큼 춥진 않아도 이상하리만치 싸늘해보이는 오늘의 하늘,
내일부턴 모두가 따뜻해졌으면 좋겠다.


괜시리 기분이 이상해서 아침부터 글 하나 써 봅니다.
반말로 한 점은 이해해주세요. 독백같은 분위기?ㅎㅎ


그동안 저마다의 사연으로 참고 노력했을 수험생들
모든 걸 쏟아내고 환하게 웃을 수 있는 내일이 되길 바래요.
올해는 아무도 죽지 말자. 수고했다 얘들아!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