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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의 실패, 이명박의 빤한 삽질
게시물ID : humorbest_21524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Q
추천 : 109
조회수 : 191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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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등록시간 : 2008/10/17 00:25:12
원본글 작성시간 : 2008/10/16 17:05:29


부시의 실패, 이명박의 빤한 삽질
(서프라이즈 / 초모룽마 / 2008-10-16)


부시의 말년이 쓸쓸하다. 말년에는 '다 그런 것이다' 자위할 수 있겠지만 부시의 말년은 유난하다. 2001년 백악관에 입성했을 때, 부시에게는 사실 거칠 것이 없어 보였다. 미국 경제는 튼튼했고, 귀찮은 라이벌 구소련은 일찌감치 사라져줬다. '용'이라 불리던 아시아는 금융위기로 주춤한 상태였고, EU는 아직 완전히 터를 잡지 못했었다. 그런데 부시의 뒤에는 '미국과 하나님의 영광'을 되찾을 의욕에 넘쳤던 기독교 근본주의자들과 네오콘이 있었다.

'실패'라는 낙인이 오래전에 선명히 찍힌 텍사스 망나니(maverick) 부시를 새삼스레 평가-사실 평가라는 단어를 붙이기에도 민망하다-하고자 하는 이유는, 그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다. 미국 대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어서도 아니다. 부시와 친하다는 것을 (쪽팔린 줄도 모르고) 과시하는 어떤 인물(?)이 그 부시를-이미 무척이나 닮았음에도 불구하고- 빼닮기 위해 부지런을 떨고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이 당선됐을 때 한국의 상황도 매우 좋았다. 즉, 이명박은 (수구찌라시들로부터는 흔히 '말아먹었다'로 불렸지만 실제로는) 튼실한 경제-이 사실을 최근 조중동도 "경제 내실은 튼튼한데 왜 금융위기가 왔나"라면서 얼떨결에 실토했다-와 따끈따끈한 남북관계, 그리고 만개한 민주주의를 물려받았다. 하지만, 이명박의 뒤에도 구국을 위해서는 '손수건을 지참할' 준비가 되어 있는 열렬한 수구기독교들과 뉴라이트가 있었다.

두 사람의 유사 영웅적 행동거지-항모에 전투기타고 사뿐히 내려앉는 부시와 어제 '새 국제기구'를 제안하고, 뒷동산에 올라 영웅적 고독감에 젖어 촛불을 바라봤다는 이명박을 보라-도 똑같다. 물론 뒤에서 살펴보겠지만 나라를 진짜로 말아먹은 것도 덤앤더머처럼 똑같다. 그렇다면, 다른 점은? 부시는 내일모레 물러나지만 이명박은 아직 4년 반이나 임기가 더 남아있다는 것…

▲ '이뻐해 주길 바래~'

각설하고, 오늘의 주제 부시에 대해 '평가'를 계속하자. 8년 전 취임했을 때 미국과 부시를 유일하게 괴롭히는 것은, 아직 버팅기고 있는 일부 '불량' 국가들 뿐이었다. 이란, 이라크, 쿠바, 북한 등등…… 부시가 이들을 어떻게 상대했고 그 결과가 어땠는지 살펴보면 부시를 정확히 평가할 수 있다. 부시가 여기에 쏟아 부은 갸륵한 정성을 생각해서라도 말이다.

사실 이 나라들은 낱개로 상대하는 경우 미국에는 미미(?)한 존재들이고, '정책'이니 '독트린'이니 하는 거창한 이름을 붙일 필요조차 없다. 그냥 각개 격파하면 된다. 문제는, 그리되면 부시(또는 그가 대표하는 세력)의 존재의의를 국민들 사이에 각인시키지 못하게 된다는 점이다. 부시에는 이게 남다른 고민으로 다가왔다. 근데, 만약 이들을 뭉뚱그려 '악의 축' 또는 '테러리스트 국가들'이라고 통칭해 버리면? 장사가 된다. 명분이 생긴다. 거대한 적이 생긴다. 정확히 그것이 무엇인지는 불분명하지만, 아무튼 뭔가 모를 치명적인 위협이 내포되어 있다고 적이라고 국민들에게 어필(충격과 공포)할 수 있다.

'테러리스트'들은 그 공포감을 유발해내 내는 데(그리고 전권을 받아내는 데) 아주 유용하다. '빨갱이들'처럼 그들은 도처에서 활개 치는 적, 미국의 안보를 직접 위협하는 적이어야 한다. 보라, 때마침 그 적이 눈앞에 있다는 것이 2001.9.11일 극적으로 증명되지 않았나! 그들이 먼저 시비를 걸어온 것이다. 기다렸다는 듯, 곧바로 부시에게는 (의회로부터) 전권이 쥐어졌고 부시는 즉각 행동에 나섰다. 이 전쟁은 부시의 의도대로 '테러와의 전'으로 불렸다. 부시가 결국 일궈낸 것이다.

그로부터 8년 후 부시는 외롭다. 왜 그럴까. 이유는 분명하다.

며칠 전 경향신문에 다음 제목의 기사가 떴다. <미 국방, "탈레반과 화해할 수 있다">. 미국 국방장관이 탈레반과 '협상'할 수 있다고 선언한 것이다. 믿기지 않는다. 부시가 전력을 쏟아 부었건만 탈레반이 현재 아프간의 통제권을 빠르게 장악해가고 있다는 사실을, 미국이 현실로 받아들이겠다는 것이다. 사실상 패배의 인정이다.

이라크는 어떤가. 현재 상당수준 안정화되고 있다지만, 미군이 철수한다 해도 안심할 수 있을 것인가? 이란(의 핵개발에) 대해서는 확고한 원칙 없이 태도가 불분명하다. 부시가 퇴임 전에 "(이란에) 군사공격을 준비 중"이라는 데 그럴 능력이 되겠는가? 마찬가지로, 부시는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했다. 혹자는 이를 부시가 "이례적으로 거둔 승리"라며 흥분했지만, 과연 이것을 '개과천선'한 부시의 승리로 볼 수 있는가?

퇴임 전 업적을 하나라도 만들어내기 위해 부시가 개과천선? 아니다. 네오콘들이 일선에서 물러났기 때문도 아니다. 부시가 현실을, 즉 한계를 인정했기 때문이다. 그 한계는 등 돌리고 있는 '부시의 친구들'에게서도 속속 드러난다(최근 한국일보 기사 '곤경에 빠진 부시' 참조). 지금까지 20여 회나 만났다는 푸틴-부시가 미국을 말아먹는 사이, 러시아는 급성장했다. 푸틴이 이렇게 클 줄은 부시도 몰랐으리라-과는 그루지야 사태로 돌이킬 수 없는 사이가 되었고, 대테러 전쟁의 핵심기지 노릇을 자처하여, 부시가 그렇게도 아꼈던 파키스탄의 무샤라프는 쫓겨났다. 파키스탄은 이제 가장 반미적 국가 중 하나가 되었다. 부시의 푸들들도(이명박을 빼고는) 모두 사라졌다.

그 부시가 퇴임준비는 하지 않고 지금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왜 그럴까? 착각하지 말자. 부시가 한때 자랑했던 대테러 국제공조 체제를 부활시켜 숙원이자 아직 미완으로 남은 '테러와의 전쟁'을 완결 지으려고 그런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지난여름의 허리케인 뒤치다꺼리 때문에? (몇 년 전의 허리케인 카트리나 때도 우리는 미국의 진짜 '실력'을 봤었다.) 아니면 시도 때도 없이 터지는 총기사고 땜시? 그것도 노!

바로 미국의 자존심, 신자유주의의 꽃 월스트리트마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심각한 위기에 빠져들고 있기 때문이란다. 미국 자체를 구하려 바쁘신 것이다. 월스트리트의 몰락, 이것은 9.11보다 훨씬 충격이 크다. 미국(의 상징)이 구호를 받아야 할 지경에까지 이르렀다면, (8년 전 건실한 상태로 물려받은) 미국을 통째로 말아먹었다는 것이다. 이 '부시의 실패'에 대한 인식은 우리보다 미국 사람들이 훨씬 심각하다.

미국인이 어찌 생각하는지 직접 들어 볼 필요가 있다. 매회 22만 부가 발간되며 1850년에 창간되어 월간잡지로서는 두 번째로 전통 깊은 미국 종합 시사 잡지 Harper's Magazine(2008.4월 자) 기사다. 월스트리트가 풍비박산 나기 전 나온 기사라는 것을 기억하고 들여다보자.

<<부시처럼 국내외적으로 분명하게 실패한 사람은 달리 찾기 힘들다. 부시의 정책은 미국을 과학과 이성으로부터 아무 생각 없이 후퇴시켰고 경제기반을 불구로 만들었다. 뉴욕타임스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81%의 미국인들이 부시가 미국을 잘못 이끌었다고(wrong track) 답했다. 역대 최악의 수준이다. 워터게이트로 한창 까일 때의 닉슨보다도 더 낮다.

그렇다면, 전문가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미국의 역사학자들은 임기가 남아있는 대통령에 대한 최종평가를 신중히 하는 미덕을 가졌지만 부시는 특별(히 예외적인) 경우다. 부시가 역사학자들로부터 어떤 '급'으로 분류될지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최악의 대통령으로 평가되는 프랭클린 피어스(이게 누구더라? - 필자)보다 낮다. History News Network이 109명의 역사학자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61%가 부시를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꼽았다. 그의 성공 여부에 대한 답변 결과는 더 충격적이다. 무려 98%가 실패했다고 평가 내렸다.>>

부시가 얼마나 미국을 망쳐놓았는지 역사학자들의 평가를 직접 들어볼 만 하다. 참고로 영문을 바로 밑에 달아 놨다.

"어떤 대통령도 부시보다는 못하지 않았다. 경박하고, 타인을 무시하고, 오만하며 부주의하고, 스스로 영웅시하는 자신에 맞장구치는 무리들의 앞잡이로서 부시는 재앙적인 전쟁과 부자들 세금감면으로 나라를 파산시켰고, 인권을 짓밟았고, 모든 닭장에 여우들을 들여보냈고, 테러위협을 오히려 키웠으며, 고문과 부패 그리고 생태학적 재앙을 무시했으며, 선의를 파괴했다. 결론적으로 국내적으로나 세계 차원에서 이렇게 유해한 대통령은 없었다."

("No individual president can compare to the second Bush," wrote one. "Glib, contemptuous, ignorant, incurious, a dupe of anyone who humors his deluded belief in his heroic self, he has bankrupted the country with his disastrous war and his tax breaks for the rich, trampled on the Bill of Rights, appointed foxes in every hen house, compounded the terrorist threat, turned a blind eye to torture and corruption and a looming ecological disaster, and squandered the rest of the world’s goodwill. In short, no other president’s faults have had so deleterious an effect on not only the country but the world at large.")

이 평가를 한번 이명박에 대입시켜 보라. 아주 잘 들어맞는다. 또 다른 역사학자의 평,

"정당한 이유 없는, 재앙에 가까운 이라크 침공과 엄청난 재정적자를 통해 부시는 미국을 (정상으로) 회복되는 데 수십 년이 걸리게끔 후퇴시켜버렸다. 미래의 역사학자들이 미국이 세계적 리더십을 상실하기 시작한 시기를 규명할 때, 그들은, 옳게도, 부시의 재임기간을 지목할 것이다. 그의 정책 덕분에 미국은 많은 분야에서 경쟁우위를 잃기 시작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부시가 삽질하는 사이) 중국은 제조업의 리더, 인도는 첨단 기술과 서비스의 리더로 급성장하고 있으며, 유럽은 최고의 삶의 질을 누리게 되었다."

("With his unprovoked and disastrous war of aggression in Iraq and his monstrous deficits, Bush has set this country on a course that will take decades to correct. When future historians look back to identify the moment at which the United States began to lose its position of world leadership, they will point—rightly—to the Bush presidency. Thanks to his policies, it is now easy to see America losing out to its competitors in any number of areas: China is rapidly becoming the manufacturing powerhouse of the next century, India the high tech and services leader, and Europe the region with the best quality of life.")

역사학자들 중 부시가 성공했다고 본 사람들은 단 2%다. 그렇다면, 다음의 우리나라 기사는 어떤가? "현직 기자들의 이명박 대통령 국정수행 능력 지지도가 2.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자들이란 족속이 선천적으로 (노무현보다는) 이명박 같은 스타일을 좋아하는 체질이라는 것을 감안해도 이 정도다.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지지율도 양자가 역시 비슷한 수치를 보인다.

부시의 8년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바로 '아메리칸 드림'의 종말이다. 실제로 드림이 '환멸'로 바뀌었다는 얘기가 곳곳에서 들린다. 시나리오 작가인 마이클 만은 중동에서의 실패, 총기사고와 인종차별, 9·11테러 이후 가속화되고 있는 감시사회로의 이행을 두고 "아메리칸 드림은 이제 아메리칸 팬톰(유령)이 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유입된 이민자들은 미국 태생 이민자들에 비해 수입이 20% 낮아, 6% 높았던 1940년과 대비된다고 한다.

이제 높게 담 쳐진 미-멕시코 국경, 폭풍우의 파다, 그리고 살벌한 공항 검색대를 통과하여 미국에 몰려드는 사람들은 모국에서의 억압 때문에 불가능했던 '이상'의 실현 때문이 아니라, 단순 생계 목적의 중남미 출신들이 대부분이다. "푸른 잔디가 깔린 하얀색 마이 홈을 갖고 싶어 하는" 꿈도 모기지 사태로 쫑나 버렸다. 논문에 따르면 빈곤층 가정에서 태어난 어린이가 자라서 상위 5%의 상류층에 진입할 수 있는 가능성은 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능력만 있으면 그 어떤 것이라도 포용할 수 있다는 아메리칸 드림은 9.11을 계기로 광기, 분노, 불신, 배타주의 그리고 (미국행 비자를 받기 위해 길게 늘어선 사람들의) 짜증으로 바뀌었다.

오바마 돌풍의 근원도 따지고 보면, 오바마의 개인사에 서려 있는 (미국인들의 80%가 아직도 확실히 존재한다고 믿고 싶어 하는) 아메리칸 드림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흑인인 오바마의 선전은 역설적으로 '부시의 실패'와 아메리칸 드림의 종말을 반증한다. 미국인들이 뒤늦게 깨달은 것이지만, 명문가 출신의 부시에게서는 아메리칸 드림을 볼 수 없을 터이다. 여기서 오바마의 후보 수락 연설 중에서 가장 감동적인 한마디,

"우리는 지난 8년보다는 잘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 지경보다는 나은 나라입니다."
("We are better than these last eight years. We are a better country than this")

부시가 망쳐놓은 미국을 되돌려 놓을 수는 있다. 미국은 그럴 능력과 자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것을 되돌려 놓은 데에, 예전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과 천문학적인 돈이 필요할 거라는 점이다. 미국인들이 부시로부터 뭔가 깨닫지 못한다면, 그것마저 어쩌면 영원히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또 그 사이 다른 나라도 시간을 허비하지는 않을 것이다.

부시가 우리에게 여실히 증명해준 바는, 다시 말해 부시와 '친한' 이명박을 통해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소위 '잃어버린 10년'이 대한민국의 역사에 있어 참으로 소중했다는 것을 깨닫는 데 있다. 부시와 이명박은 시대를 거꾸로 읽고 있다는 것! 많은 사람들이 이제야, 뒤늦게 그것을 깨달아가고 있지만 말이다.

닉슨은 워터게이트로 시달릴 때 TV에 나와 대통령이라는 자리의 고독한 영웅 이미지를 강조하면서 "진짜 불행은 대통령에 대한 신뢰상실과 체제를 의심하는 것"이라고 미국 국민들을 기만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 TV 연설 후 닉슨에 대한 신뢰도는 오히려 크게 떨어졌다고 한다. 연설은 영웅적 언어로 가득했지만 그의 긴장된 표정이 거짓을 말하고 있다는 것을 국민들이 읽어냈기 때문이다. 30년 후 같은 미국사람들은 부시의 영웅적 이미지에서 기만을 읽어내지 못했다. 그 결과가 요즘의 미국의 꼬라지다.

요즘 TV와 라디오에 얼굴을 비추는 대 재미 들린 이명박의 표정과 목소리에서 기만을 읽어내지 않으면 똑같이 당할 수밖에 없다. 부시와 이명박류의 권력은 무지한 사람들을 소비하면서 기생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덤맨더머의 실패를 알아야 하는 이유다.

 

ⓒ 초모룽마




원문 보기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1&uid=17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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