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는 일본의 총리입니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행보로 보아 나름대로 용감 함을 갖춘 인물입니다. 이 글은 상대를 알아야 상대의 말이 어떤 의미인지 이해 할 수 있고, 그가 왜 용감할 수 밖에 없는지를 살펴보는 글 입니다. 그를 통해 현재 한일관계를 이해하는 바른 시각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본 글은 그 런 취지에서 본인의 시각을 글로 옮깁니다.
고이즈미를 알면 한일관계가 보인다. ( I )
고이즈미는 일본의 총리입니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행보로 보아 나름대로 용감함을 갖춘 인물입니다. 이 글은 상대를 알아야 상대의 말이 어떤 의미인지 이해할 수 있고, 그가 왜 용감할 수 밖에 없는지를 살펴보는 글 입니다. 그를 통해 현재 한일관계를 이해하는 바른 시각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본 글은 그런 취지에서 본인의 시각을 글로 옮깁니다.
[일본의 정치지형]
한국은 자칭, 보수-진보세력으로 나뉘어 있다. 치고박고 싸우는 게 명확히 들어난다. 그러나 일본은 진보세력이 전무하다(정치적 영향력이 거의 없다는 뜻이다). 때문에 일본 정치역학을 거론할 때 보수세력만 살펴보면 된다.(슬픈 현실이지만, 일본이 그런 나라다. 늙은이 동네로 변했다)
분류법은 간단하다. 전통적 우익세력이냐? 신흥 극우세력이냐?
일본은 실질적으로 정치후진국이다. 놀랍게 받아들이겠지만, 사실이다.(여의도 돔구장에서 주먹으로 치고박고 싸웠던 한국이 정치 시스템적으로 한 수 위인 건 자랑삼아도 된다) 전후 집권당이 한 번도 교체된 시기가 없으며(기껏해야 1년 정도의 연립정부?), 집권당은 재계와 야쿠자의 지원으로 각 계파를 형성하며 전후 시기를 이어왔다. 또 각 의원들은 전후세대의 후손으로 조, 부모의 뒤를 잇는 세습형(?) 의원이 많다. 대부분 다선인 점도 참! 안정성(?)을 추구하는 정치지형이다. 이런 특징은 지방 토호세력의 영향력이 막강하다는 뜻이다.(민주주의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정치체제다. 야쿠자를 거론하면 설마 할 것이다. 그러나 세상 어느 나라도 조직폭력배의 계보를 확보하고도 검거하지 않는 나라는 일본이 유일하다. 일본 경시청에는 야쿠자 계보도가 있다. 다만, 자신들의 나와바리 내에서만 활동을 한다는 암묵적 합의가 있는 게... 국산품 '양은이파'나 '칠성파' 애들이랑 다른 점이다. 더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다)
종합하면... 일본에서 한 자리를 하려면, 집권당의 거대 계파에 속해 재계나 야쿠자의 지원을 받으며 정치적 입지를 다져가야 한다는 공식이 성립한다. 전통우익의 두목으로는 요즘 나까소네가 유명하다.(일본의 전통우익은 박정희 군사정권의 스승이기도 하다. 때문에 아직까지도 한국에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루트가 남아있다)
[고이즈미의 등장]
고이즈미는 정계입문의 정식코스(?)를 밟지 않은 독특한 인물이다. 집권 초기 노무현 대통령과 상당히 교감하는 듯한 인상을 준 이유도, 바로 이런 아웃사이더형 정치인이라는 점 때문이다.(그러나 개인적인 면모는 훨씬 고급스럽다. 명문 게이오대 경제학부를 졸업한 엘리트로 72년에 중의원에 진출해 11선이며, 조부 때 부터 이어져오는 정치가문의 자손이다)
초기 정치적 입지가 약했던 고이즈미가, 두 번의 고배 후 2001년 꿈에 그리던 총리를 거머쥔다. 이때의 정치지형을 보면, 반대세력의 선봉에 '오자와'가 있었다.(93년 연립정권을 창출한 주역이자, 고이즈미의 전통적 정적이다)
정적인 오자와의 모토도 '자민당의 개혁'이었고, 실제 파괴를 주도한 실력파로 인정받고 있다. 오자와의 일본내 평가는 고이즈미보다 실력이 낫다는 평이다. 한 예로... 고이즈미가 집권 내내 구조개혁 등으로 전전긍긍할 때, 오자와는 이미 93년 '일본개조계획'이라는 책을 통해 개혁방안에 대한 비젼을 제시한 바있다.(정치인의 책으로 드물게 베스트셀러가 됐고, 그 안에는 '보통국가론'도 포함되어 있다. 우익의 반대세력 또한 우익이란 소리다)
고이즈미의 총리 당선은, 이런 오자와라는 반대세력의 막강한 파워가 자민당 계파 거물들에게 고이즈미를 선택하게 만든 결과이다.(정치적 입지가 약해 사고칠 염려가 적고, 컨트롤이 쉽다 판단했을 것이다). 그런데 당선이후 고이즈미는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실행하기 시작한다. 바로 '개혁'을 추진하게 되는데, 그 대상은 자연히 자민당 거대 계파들 또는 수장들, 그 자금줄이 된다.(한국 같으면 '개혁'이라는 키워드는 진보세력에 어울리겠지만, 일본의 특수 정치지형이 낳은 한 편의 희극이다)
[우익도 레벨이 있다]
앞서 살펴본대로 불변의 장기 집권당 자민당은 우익이다. 또 고이즈미의 최대 정적 오자와가 이끄는 거대 야당 민주당도 우익이다. 이로써 일본정계는 기본적으로 우익의 놀이터라는 걸 알 수 있다. 우리가 예견하고자 하는 고이즈미의 행보는 자민당과 민주당의 역학관계가 아닌, 자민당 내부의 관계가 더 유의미하다. 그 미묘한 틈을 파헤쳐 보자.
자민당 내 고이즈미의 정치적 반대파인 거대 계파를 먼저 살펴보자. 이들은 대대로 재계의 지원을 받는 실속파(?)들이다.(반대파인 고이즈미에 비해 그렇다는 것이다) 재계의 영향력을 받으니 재계의 이익에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며, 언제 어디든 경제적 숟가락을 들이 밀려고 하는 재치덩어리들이다. 때문에 술만 마시면 '독도'가 '다케시마'로 보이기도 하다가, 주변국 반응이 재계에 불리해지면 바로 술자리 접는, 나름의 잔머리를 구사했다. 나까소네가 '지한파'라 비춰지는 이유도 이런 연유다. 무라야마 전 총리도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라는 립서비스로 한국과 중국의 비위를 맞춰준바 있다.(그렇다고 '한류'를 쫓는 아줌마들과 착각하면 곤란하다. 기본적으로 우익이라는 베이스가 있기에 술잔을 들었다 놨다 하는 것이다)
이에 반해, 고이즈미로 대표되는 개혁파(?)들은 말 그대로 꼴통들이다. 정치적으로 재계의 후원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영향력을 발휘하지도, 받지도 않는다. 정치적 후원세력이 미비한 관계로 극우성향의 풀뿌리 꼴통우익을 규합하여 활용한다(한국에만 풀뿌리가 있는 건 아니다) 고이즈미의 지원 세력들은 '일본의 보통국가로의 이행'이라는 전체 우익의 지향점과 동일하지만, 그 급진성과 과격성에서는 확연히 차이를 들어낸다. 예를 들면... 전통우익세력이 '평화헌법' 내에서 일을 도모한다면, 신흥극우세력은 '평화헌법' 파기를 도모한다는 차이점 등이다.
미국을 대하는 태도에 있어, 경제를 이용하는 측면 또한 차이가 난다(앞서 밝힌바, 지향점이 다른 반대성향이 아니란 것에 항상 주목하기 바란다. 지향점은 같되, 그 실행 방법이 차이가 날 따름이다)
자민당 전통 계파들은 정계의 이익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적절히 미국의 경제를 뒷받침하며, 아시아 시장에 숟가락을 걸치는 방법을 선호한다. 그것이 자신들의 정치기반인 재계의 배를 불리며, 미국의 동의를 얻어 '보통국가'로 가는 길이라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이즈미파는 경제적으로 미국을 확실히 지원해준다. 대신 자신들의 원하는 바를 얻어내길 원한다.(늙은이들과 달리 줄 건 확실히 주고, 받을 건 확실히 받겠다는 계산이다. 계산이 그렇다는 것이고, 살펴가다 보면 누가 그 계산에 고춧가루를 뿌리고 있는지 확실히 알게 된다) 때문에 재계가 현재 동남아, 중국, 북한 시장에 숟가락을 담그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애초 고려 대상이 될 수가 없다. 지원세력이 아니니 고려해주지도 않고, 그렇기에 더욱 지원받지 못하는 악순환이 진행되고 있다.
그렇다고 고이즈미가 일본의 경제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일본경제는 '프라자합의' 이후 장기침체로 빠져든다. 기존의 경제적 헤게모니를 회복 할 수단이 없다는 게 현실이다. 때문에 기존의 미국 정책을 카피한 '인위적 팽창'을 수단으로 들고 나온 것이다.(다른 말로, 독자적 군사대국이라는 카드다) 군사대국화를 이루고, 그것을 바탕으로 아시아에서 외교적 발언권을 강화하면서 예전의 경제적 헤게모니를 회복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는 미국처럼 내부적으로 '애국심'을 최대한 발흥시켜야 하고, 결과적으로 '후소샤'와 같은 세력의 '역사도발'도 이용하는 것이다. 아울러 '독도' 망언도 이런 차원에서 바라보면 된다.
고이즈미를 알면 한일관계가 보인다. ( II )
1편에서 고이즈미의 정계 출사를 둘러싼 일본 정치지형을 알아봤습니다. 2편은 고이즈미의 정계 평정과 외교를 통한 '보통국가'로의 이행 계획 과정을 살펴보겠습니다.
[고이즈미의 떡밥! '우정국 개혁']
고이즈미는 총리에 당선된 후 일본의 '우정국 민영화' 계획을 발표한다. 이 우정국이라는 아이템은 고이즈미 반대세력과 반대파에게 핵폭탄으로 작용하게 된다. 이 우정국은 고이즈미에게 있어, 오다 노무나가가 시장에서 빌어먹던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말지기로 발탁한 것과 비견되는 사건인 것이다. 이 '우정국' 카드로 어떻게 정계를 평정하는지 한번 살펴보겠다.
일본 우정국의 규모를 한국의 체신국과 비슷하게 생각하면 오산이다. 과거 전후 복구를 위해 역량을 집중 할 필요가 있었고, 그 결과로 우정국이라는 '초울트라급 국영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우정국으로 흘러가는 적금, 예금, 보험액이 상상을 초월한다.(한 예로, 우정국의 ATM기를 이용하면 이용료가 0원이다. 그만큼 거대한 자본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때문에 일반 기업들은 도저히 경쟁할 수 없는 막대한 자금이 몰린다. 그 규모는 일본 금융자산의 1/4로 자산만 3조 달러(3,500조원)에 이르는 '세계 최대 금융회사'다. 그리고 이런 우정국을 일본의 재무성이 철저히 통제하는 구조다.
현재 이 글에서 유의미하게 봐야 할 사실 하나는, 자민당 소속의원들 중 90%가 이 우정국과 관련된 위원회에 소속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 자금으로 지역구에 '사회간접자본'이라는 명목으로 퍼다 준다.(그 결과는 지역구의 정치적 지지다. 왜 일본의 정치지형이 세습적 형태인지 답이 나온다) 또 우정국과 관련된 단체들의 정치후원금만 400억원대에 이르며, 회원들의 조직표가 100~150만표에 육박한다.
앞선 글에서 밝힌 고이즈미의 반대파, 자민당 계파들의 최대 자금줄은 바로 이 우정국이라는 사실이다. 따라서 이것 하나 만으로도 우정국은 고이즈미의 최대 먹이감이 될 수 밖에 없었다.
특히 오자와가 이끄는 민주당도, 그간 적절한 안배와 균형에 의해 나눠먹던 관행을 파괴하고, 자신의 통제하에 두려는 고이즈미를 놔둘 수가 없었다.(여기서 잠깐! 이런 상황을 한국 정치지형에 대입해보면 좀 다른 상황이 예상된다. 일 이년도 아닌, 수 십년 간의 비리관행에 대한 최소한 처벌을 요구할 것이다. 완전하진 못해도 최소한의 책임자를 색출하려 하고, 연루된 국회의원들은 사법처리를 요구하는 국민의 저항에 부닥칠 것이다)
그래서 초기 민주당은 고이즈미의 우정국 민영화에 반대 했다. 그러나 고이즈미가 의회를 해산시키고 국민의 신임을 얻는 방법으로 정면돌파를 강행하면서 궁지에 몰리게 된다.(이거 어디서 많이 보던 방식이다. 고이즈미는 한국의 누구에게 저작권료를 지불해야 한다. 최근 탁신도 도입했지만 실패했다)
고이즈미는 '우정국 = 비리온상, 비리척결'이라는 공식을 '우정국 = 비효율성 타파, 개혁'라는 구도를 만들어 냄으로써, 이후 벌어진 총선에서 국민의 지지를 받게 된다.(일본 국민들도 참! 대단한 인내심의 소유자들이다. 비유에서 처럼 이정도 사안이면 절대 한국에서는 통용될 수 없는 공식이라 본다. 하기사 전후 수십년 된 비리관행이니 안 걸려들 정치가가 어디 있겠는가? 또 기본적으로 우익대 우익의 싸움! 즉 우익을 지지하는 대다수 국민들의 입장에선 단순한 내부 문제로만 받아들였을 공산이 크다)
[월척! 미국을 낚다]
고이즈미의 '우정국 민영화'는 내부적으로 반대 세력인 자민당 거대 계파를 말려 죽이고, 정치적으로 정적인 오자와가 이끄는 민주당을 폐퇘시키는 데 사용된다. 이에 한발 더 나아가, 우정국 민영화의 후속 조치로 상당수를 매각할 의사를 내비친다. 이것은 미국 입장에서 코 앞에 던저준 고기나 다름없는 것이다.
애초 고이즈미 취임 직후인 01년부터 부시는 우정국 민영화를 요청했었다. 07년에 우정국이 민영화 되어 막대한 자금이 시장에 흘러들기 전에 될수록 대량의 일본 주식을 사두자는 것이 미국의 노림수다. 잠자는 700조엔의 일본 국민의 자금을 자본시장에 유입시키기 위해 미국은 일본 정부에 캐피털, 개인 감세, 상법 개정 등을 요구하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고이즈미는 부시에게 확실히 줄 건 주겠다는 심산인 것이다.(덕분에 부시의 별장에는 '투-컬러 몽키'가 출연하게 된다. 국내 일각에선 '투-컬러 몽키'에 '개구리'만 왕따라고 비아냥 댔지만, 우정국 자금 정도만 지원해주면 확실하게 동참한다에 100원 건다)
군사적으로도 고이즈미는 부시에게 줄 건 확실히 줬다. 이라크에 군대(자위대)를 지원했고, 국외 영해에서 독자적인 군사활동을 할 수 있게 환경을 조성해줬다. 이렇게 미국에게 줄 건 확실히 준 고이즈미는 자신의 계산(?)에 따라 받을 건 받기 위해 행보를 시작한다.
앞선 글에서 밝혔듯이 고이즈미를 비롯한 일본 내 각 세력과 각 계파를 뛰어넘는 하나의 지향점이 있다. 그 키워드는 바로 '보통국가'로 가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을 이뤄야 '잃어버린 10년'이라 불리는 수렁에 빠진 경제에 대한 헤게모니를 회복할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내부적으로 '애국심'을 발흥시키려 '평화헌법'을 개정, 또는 파기로 이끄는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계획도 외부적 환경이 조성될 때 만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제 고이즈미는 외교력을 총동원해서 외부적 환경을 조성하기 시작한다.(이미 우정국으로 내부는 정리했고, 떡밥으로 사용해 미국을 낚았다. 비유하자면 월척은 낚았고, 뜰채로 올려 도마에 놓고 양념만 하면 되는 것이다. 고이즈미의 '일본식 생선요리'에 '고춧가루'라는 양념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확인해보자)
고이즈미는 드디어 유엔의 '상임이사국' 지위를 획득하기로 결심한다. 이것은 단순히 장식용 지위가 아니다. 이미 일본은 유엔의 재정을 상당부분 지원하고 있었다.(미국의 강압도 있었겠지만, 어차피 내야 할 돈이라면 가능한 유리하게 활용하자라는 사전계획도 포함됐을 것이다) 이제 그에 합당한 지위를 얻겠다는 발상인 것이다. 이미 공표한 대로 미국도 어느정도 지원해주고 있다고 판단했다(이때 미국은 유엔대사 임명으로 난타전을 치르고 있었고, 미국 입장에서 유엔의 일본 진출은 실질적 하수인을 심는 작업이었다. 결국 테러국에 선제공격이 가능해질 수 있는 확대개편안이 미국의 노림수였다)
당시 일본의 '안보리상임이사국' 진출에 대한 상황을 정리해보면...
이라크전을 통해 미국은 유엔 장악의 필요성을 실감하게 됐다. 비록 코피아난 사무총장과 의견충돌이 발생하지만 개편안을 밀어부친다.(중요한 사실이다. 미국이 필요에 의해 개편안을 추진하게 된 것이다. 또 한국은 미국의 압력에 반대 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었다) 이런 상황을 일본, 독일, 브라질, 인도 등이 연합하여 '안보리상임이사국'의 지위를 획득하기 위한 경주에 이용한다. 일본의 입장에선 회원국의 2/3인 127개국 정도를 확보, 또 그에 반대하는 소위 커피클럽의 회원국 70여개국 중 5, 6개국만 끌어오면 손쉽게 달성되는 목표였다.(이때까지 미국의 강력한 추진과 그간 일본의 재치 넘치는 아프리카, 중남미 원조외교로 사실상 가능했다)
[고이즈미! 레드~ 썬.]
일본의 '안보리상임이사국' 편입은 한국의 입장에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사안이었다.(미국을 지원해야 할 입장에서 개편안 반대는 힘들었다. 한국에게 문제는 '확대개편안'이 문제였다) 뿐만 아니라 중국 또한 차마 눈뜨고는 못 볼 일이다. 중국은 최종안에 반대 할 이사국 지위를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단독으로 반대 할 국제적 명분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이에 한국정부는 05년 4월 뉴욕에서 '확대개편안'에 반대하는 소위 '커피클럽' 회원국들과 회동을 시작한다. 커피클럽은 70여개국에 불가했다. 그러나 이날 모인 회원국은 116개국이었다. 위 일본의 계산에 비춰 이해하기 힘든 결과였다.(일본은 지지국 확보를 위해 아프리카, 중남미 등에 원조를 확대한 바 있다. 이날 참여한 아프리카, 중남미 국가들은 고이즈미를 안절부절하게 만들어 더 많은 원조를 받아내고픈 일종의 몸 값 부풀리기로 해석하면 된다. 한일이라는 전통적 라이벌 싸움을 적극 이용한다는 계산인 것이다. 이때부터 혈압이 오른 고이즈미가 가수면 상태로 돌입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이런 결과는 인도를 방문한 중국 원자바오 총리에게 명분을 실어줬고,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 반대의사를 공식적으로 발표하게 만들어줬다.(한국은 미국의 유엔 개혁에는 찬성하지만, 영구적 지위의 상임이사국 확대가 아닌 선출직 상임이사국 확대를 지지했다. 즉 중국이 가진 영구적 상임이사국 지위라는 철통 밥그릇을 지지해주는 결과다. 결과적으로 한국이 차지할 수 없는 자리는 일본도 차지할 수 없고, 중국 너만 평~생 해먹어라!라는 뜻이다. 중국이 마다 할 이유가 없다)
또 정부는 모스크바에서 코피아난 사무총장을 면담하고 상임이사국 진출의 전제조건으로 '세계평화를 위해 어떤 희생을 치렀고, 어떤 도덕적 정당성을 가졌는지'를 고려해야한다는 점을 먼저 제시했다.(일본은 유엔의 '재정적 지원, 원조외교'라는 타이틀로 일을 추진하고 있었다. 그런데 뜬금 없이 '세계평화와 도덕성'을 들고 나온 것이다. 일본이 피하고 싶었던 치부를 까발리는 발언이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한국정부는 일본과 연합하고 있는 독일을 방문하여 "...총회에서 독일의 안이 통과하면 독일을 지지해줄 수 있다"라고 립서비스를 감행한다. 아울러 독일의 과거청산 성과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여기서 일본의 자충수가 또 다시 드러난다. 일본은 이사국 진출을 위해 아프리카, 중남미에 원조를 했었다. 상임이사국은 지역을 대표하는 대표성이 있어야 한다. 정부의 발언은... 독일은 깔끔한 과거청산으로 주변국의 대표성 자격을 갖추고 있다는 칭찬인 것이다. 반대로 외국에 아무리 원조를 많이해도, 정작 주변국들과는 영토, 역사 문제로 끊임없이 충돌하는 나라가 어떻게 지역 대표국이 될 수 있느냐는 반문인 것이다. 이로써 일본의 아프리카, 중남미 원조는 일본만의 기상천외한 발상이었다는 결론이 나버린다. 결국 "일본만 반대하지 독일 너거덜은 지지한다"라는 뜻이고, 이런 발언들은, 위 코피아난 사무총장과의 면담에서 밝힌 의견이 실제 외교에 접목되는 과정인 것이다) 이에 쉬뢰더 독일 총리는 직접 일본을 겨냥해 "...자신의 치부에서 길을 찾는 게 좋을 것이다"라고 불만을 토로하게 된다.(이날부터 독일 언론은 일본의 과거사 청산문제 때문에 연합한 모든 국가가 반대 당하고 있다는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게 바로 '이이제이'가 아닐런지...)
다급해진 고이즈미는 평일이라 바뻐서 못간다는 러시아 승전기념행사에 부랴부랴 참가한다.(패전국이 승전국 기념행사에 참가하는 것도 참! 친절한 일본다운 발상이지만... 안 간다고 튕기다 갔으니 제대로 된 대접은 이미 물 건너 간 것이다) 이때 고이즈미는 한국정부에 회담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한다.(이때 국내 언론은 '게슈타포-몽키'의 다정한 모습에 '개구리'가 또 없다고 비아냥 댔다. 그러나 개구리는 게슈타포와 단 30분 면담으로 경제협력 및 가스 도입을 성사시켰고, 몽키는 빈 손으로 돌아가야 했다. 훗날... 러시아는 일본 노선을 검토한 가스라인을 중국 노선으로 확정시켜, 빈 손으로 돌아 간 고이즈미에게 결정적인 똥물을 끼얹는다)
이후 과정은 이미 알고있듯, 중국과 러시아의 '포괄적 유엔개혁안' 시한부 처리의 반대에 미국도 동참할 수 밖에 없게 됐다.(결국, 일본은 미국에게 줄 건 줬지만, 미국은 추진하다 그냥 포기해 버린 것이다) 그리고 그 이후... 세계 언론사의 뉴스에서 '유엔 +개혁 +일본 +상임이사국' 키워드로는 더이상 생산되는 뉴스가 없게 됐다.(이 사건은, 한국정부가 고이즈미의 월척! '일본식 생선요리'에 '고춧가루'를 확~ 뿌려버리는 '주방의 전설'로 아직도 기억되고 있다)
[내부의 적]
지금까지의 글을 진행하면서 고이즈미의 전매특허 '신사참배'에 대한 인용이 없었다. 중요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너무도 핵심이기에 역설적으로 단 하나도 인용하지 않은 것이다. 앞서 밝힌 풀뿌리 꼴통들의 지원을 받는 고이즈미는, 좀 더 세력을 확대하기 위해 일반 국민들의 '애국심'을 고취시켜야 한다고 했다. 때문에 '신사참배'는 지속되어야 했다. 그러나 전우익의 소망인 '보통국가'로의 '지름길', '상임이사국진출'을 망쳐버린 고이즈미가 자신의 정치세력 확대에는 열심인 것이 용서할 수 없는 일이 됐다.(고이즈미의 전매특허가 한국의 반발은 물론, 중국과 동침을 하게 만들었고, 결과적으로 '상임이사국진출'을 망친 원인이라 판단하게 된다) 또, 후지 제록스 사장은 고이즈미의 '신사참배'에 불만을 토로했다 우익들의 협박을 받기도 했다.
이 와중에 속을 뒤집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간 참고 참은 일본의 '게이다렌'(경제단체)은 4년째 정상교환이 없는 중국과의 관계개선을 요구하고 나선다.(한국이 뭉탱이로 돈을 쓸어담고 있는 중국 시장에 숟가락을 담그고픈 애절함이 발동했다) 그 결과 05년 5월 중국의 '우이' 국무원이 초청된다. 이때는 고이즈미의 '신사참배' 문제로 한국에서 시위가 있었고, 중국으로 번져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용감한 고이즈미는 '우이'를 불러놓은 전날, "전몰자 추모에 간섭 말라"라는 술 덜 깬 소리를 하고만다.(재계의 지원을 받는 자민당 거대 계파의 늙은이들은 미치고 팔짝 뛸 소리였을 것이다) 격분한 '우이'는 다음날 "본국의 긴급공무"라는 핑계를 대고 고이즈미 면전에 가지도 않은 채 본국으로 돌아가고 만다.(역시! 철의 낭자 우이다. 이때 중국 상황을 잘 알것이다. 한국에서 시작 된 시위는 중국인들을 선동하게 되었고, 중국공안의 암묵적 방조로 일본대사관이 초토화 되던 때였다. 한국에서는 일장기 몇개 태운 것 뿐인데 이런 결과를... 암튼, 중국 인민들은 한국이 뒷마당에서 키우는 12억마리 개라고 보면 된다) 이후 중국은 일본이 내민 고속철 제안을 걷어 차버리고 만다.(벌써 몇번째냐? 러시아에 이어 중국도 궁물을 줄 수 없단다)
참다못한 늙은이들은 노골적인 고이즈미 사냥(?)에 나선다. 06년 3월 우익의 거두이자 재계 두목인 요미우리 사장 와타나베가 포문을 연다. 외신기자클럽에서 "일본인 스스로 전쟁책임을 규명해야 한다"라는 망언(고이즈미 입장에서)을 한 것이다. 일전 뉴욕타임즈 인터뷰로 "고이즈미는 역사공부가 들 된 저능아" 발언의 확인 사살인 셈이다.(이 발언들은 한국을 배려한 발언이 아니다. 전범의 범위를 나름대로 규정하고픈 발언이다) 이 발언들은 지금 일본에게 중요한 건 '신사참배'가 아니라는 자민당 전통 계파들과 재계의 뜻을 대변하는 발언이다.(위에 밝혔듯, 자신의 세력 확대에 사용되는 '신사참배'는 전우익의 몰락만을 가져온다는 경고성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우익의 거두 나카소네 전 총리가 한국 대통령을 찾아온다.(나카소네도 신사참배의 경력이 있다) 이 자리서 대통령은 "야스쿠니에 한 번 가보고 싶다"라는 립서비스를 해준다.(이 발언에 발끈한 국내 언론도 있었지만, 이내 조용해졌다. 이 발언의 속 뜻을 위 과정들과 연계하면, "너네 늙은이들 고이즈미가 말 안들어서 참! 힘들쟈? 내가 그 맘 안다니깐. 난 니들 편이야. 고이즈미랑 싸우는 데 힘 내. 화이팅~"하는 뜻이다. 나카소네 입장에서는, "뒷방 늙은이들이 비아그라 먹고 꼴통들 함 몰아내면, 그 다음에는 잘 지낼 수 있쟈?"라는 질문의 대답을 들은 것으로 해석하면 된다)
이후 자민당 전통 계파들은 '평화헌법' 수정안을 정계 개편의 신호탄으로 사용하려 한다.(즉, 이걸 추진하면서 민주당과 연합할 의사를 내비친다는 것이다. 이것은 고이즈미를 제외한 모든 우익이 뭉치자는 뜻이다. 성공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전망이지만... 내 알바는 아니다)
현재, 일본의 이런 정국은 고이즈미를 진정한 사내(?)로 내몰고 있다. 용감하게 전통 계파들의 압력을 물리치고 자신의 후계구도를 이어 갈 것인지? 아니면 전우익 연합세력의 전방위 포격을 받고 침몰할 것이지? 어찌됐든 한국의 입장에서 강건너 불구경인 셈이니 누가 코피 터져도 무방하다.
[에필로그]
일본의 정권교체기인 요즘, 부쩍 한국에 대한 도발이 늘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본 글을 읽었다면 그 도발이 어떤 역할을 위해 자행되는지 눈치챌 수 있을 것입니다. 또 고이즈미의 계파쪽 의원들은, 한국의 대통령이 일본에 대한 강경 발언을 국내 정치에 이용한다고 심심찮게 떠듭니다. 그러나 위 '상임이사국' 사건이나 중국에서의 반일시위에서 보듯, 한국은 국제외교에서 일본을 고립시키는 데 사용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발언은 자신들의 자충수를 은폐하고픈 바램이며, 일본내 우익들에 대한 변명인 것입니다.
그리고...
일본의 정권교체기인 요즘 나오는 망언들은 고이즈미의 후계자가 되고프다는 일종의 그들만의 '오디션'으로 보면 됩니다.
지금의 일본 상황은... '장기자랑 시간'인 것입니다.
* 중국, 또는 일본과 관련한 비하성 단락도 간혹 있을 줄 압니다. 해당되는 독자는 오해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글쓴이의 재미를 위한 오바성 표현쯤으로 받아들였으면 하는 바램이며, 정중히 사과함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