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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길었던 15초
게시물ID : panic_2119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인연은...
추천 : 17
조회수 : 10670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1/11/11 01:09:19
몇 년전에 친구가 겪었던 일입니다.
그 당시 친구는 삼수를 하고 있었죠.
학원에서 자습까지 끝낸 후 학원의 같은반 친구의 집에서 인강을 같이 듣고
평소보다 조금 늦게(밤 12시쯤?) 집으로 향했다고 합니다.
살던 아파트에 도착하여 엘레베이터가 오길 기다립니다.
그런데 뒤에서 누가 왔다고 합니다.
같은 아파트 라인에 사는 주민이었는데, 20대지만 정신지체였나 뭐 아무튼 좀
정상이 아니신 분이었다고 합니다. 평소에도 자주 봤고 혼잣말도 자주하고 그러는...
제 친구가 12층에 살았는데 그 정신 이상하신 분은 10층에 살았다고 합니다.

아무튼 그렇게 엘레베이터가 1층에 도착해서 같이 타고 각자의 층을 누르고
엘레베이터의 문이 닫히려는 순간!!
갑자기 그 좀 모자라시는 분이 문 열림버튼을 갑작스럽게 누르더랍니다.
제 친구는 깜짝 놀라서 속으로 '아 XX, 오늘 마무리가 영 안좋네...하루의 마지막을 이 사람하고...ㅠㅠ'
뭐 그정도로 생각하고 넘어가려는데, 아니 이 모자란 사람이 열림버튼을 계속 누르고
불이 꺼진 아무도 없는 까만 1층 로비의 복도를 지그시 응시하더랍니다.
그리고 마치 누군가 그 복도를 걸어서 엘레베이터에 타는 것을 보기라도 하듯이
시선을 서서히 엘레베이터 안쪽으로 돌리더니 그제서야 열림버튼에서 손을 떼었다고 합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제 친구는 그걸 보고 좀 기분이 오싹할 분, 그러려니 했다고 합니다.
워낙 평소에 혼잣말도 하고 이상한 짓을 하시는 분이니까요...
그런데 문제는 엘레베이터 문이 닫힌 후였다고 합니다.
그 이상한 사람이 자기의 층(10층)과 제 친구가 사는 층(12층)의 사이인
11층 버튼을 갑자기 누르는 겁니다. 분명히 엘레베이터 안에는 두 사람밖에 없는데 ㅋㅋㅋㅋㅋㅋㅋ

이 때부터 제 친구의 머리 속에는 별의 별 생각이 다 들면서 식은 땀이 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엘레베이터는 이미 3층, 4층…10층을 향해 가고 있었습니다.
'아...10층에서 같이 내려서 걸어 올라가자니 불 꺼진 계단을 2층이나 올라가긴 더 무섭고
그렇다고 12층까지 가자니...' 완전 패닉상태였다고 합니다.
어느새 엘레베이터는 10층에서 멈추고 그 정신나가신 분은 내렸다고 합니다.

결국 제 친구는 내리지 않았고, 10층에서 엘레베이터의 문은 닫혔습니다.
이제 제 친구 혼자 탄 엘레베이터는 11층으로 올라갑니다.
11층까지 가는 시간, 깜깜한 아무도 없는 11층에서 혼자 멈춘 엘레베이터에서 기다리던 시간,
그리고 다시 문이 닫히고 12층까지 올라가는데까지 걸린 15초는 제 친구의 짧았던 인생에서
가장 긴 15초였다고 합니다. 뭐 오줌은 지리지 않았지만, 땀범벅이 되서 12층에서 뛰어내렸다고 합니다.
그 날 무서워서 동생이랑 같이 잤다고 합니다...ㅋㅋㅋ

당사자는 굉장히 무서운 경험이었지만, 그 얘길 들은 저와 제 친구들은 깔깔거리며 웃었는데
유머게시판에 써야할지 공포게시판에 써야할지 모르겠네요 ㅋㅋ
둘 다 써야지~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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