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에서 팔과 다리를 잘라내고 마지막으로 심장에 칼을 박아넣은, 그녀를 본다.
생애 <첫 살인>의 긴장 탓에, 탐스러운 윤기가 흐르는 관자놀이에 맺힌 땀방울.
몸속의 열기로 인해 상기된 두 뺨.
약간의 두려움, 그리고 동시에 느껴지는 강렬한 호기심, 여러 가지가 뒤섞인 흥분을 간직한 감정을 발산하고 있는 확장된 동공.
절단된 사지에서 흘러나온 피가 이룬 웅덩이의 한가운데서, 가볍게 떨리는 목젖의 진동이 느껴지는, 그녀의 약간이지만 가빠진 숨결을 느끼며, 점점 아련해지는 몸의 감각 사이에 느껴지는 정체 모를 어떤 짜릿함이 깊은 상처를 중심으로 타고 흐른다.
희생자인 내게 마지막 작별의 인사로 내비치는, 희미한 미소가 어린 얼굴을 한 그녀의 눈을 똑바로 바라본 채로 몸이 차갑게 식어감을 느끼면서 죽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