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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극장의 입장료 폭리를 알고 계십니까?
게시물ID : humorbest_2156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검사Kei
추천 : 28
조회수 : 3113회
댓글수 : 2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4/01/11 23:59:12
원본글 작성시간 : 2004/01/11 12:20:35
[연예] 쉿! 관객들이 눈치 챌라? [오마이뉴스 2004-01-10 17:12:00] [오마이뉴스 강현식 기자] ⓒ2004 강현식 2004년 1월 8일, 서울 충무로 대한극장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관람하려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그러나, 총 9개관을 자랑하는 이 극장 상영관은 피터 잭슨의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과 강우석의 <실미도>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다. 물론 속칭 ‘되는 영화’가 스크린을 많이 가져가는 게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몇 년 전 ‘도심 속의 휴양지’를 자처하는 대형 극장체인점들이 서울 한복판에 들어서기 시작했을 때, 사람들은 한결같이 “한 곳에서 다양한 영화들을 만날 수 있겠구나”라는 흥분을 감추지 않았었다. 하지만, 지금 이러한 기대를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게 정답이다. 아직까지도 “대형 극장체인점과 영화 투자사, 그리고 배급사들이 챙겨야 할 이익의 극대화를 위해서 소수의 관객들이 희생되는 건 어쩔 수 없다”라는 시장 논리에 가로막힌 관객들은 제대로 힘 한번 써보지 못한 채 예술전용관으로 애써 발길을 돌리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 ‘영화 선택권’을 쥐락펴락할 수 있게 된 극장가는 또 다른 문제에 봉착하고 말았다. 바로 금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문예진흥기금 폐지’가 그것. 지난 12월 18일, 헌법재판소가 “문화 발전의 책임은 전적으로 국가에게 있는 것이지 국민 개개인에게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그동안 입장료에 포함되었던 ‘문예진흥기금’이 위헌이라고 판결을 내린 후, 올 1월 1일부터 이 제도는 전격 무효화되었다. 그러나, 실제로 극장을 찾은 관객들 가운데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극장 입장객은 모두 '봉'이다? 이미 <필름 2.0>을 비롯한 영화잡지들이 이 사실을 보도했지만, 입장료를 판매하고 있는 당사자인 극장들은 한결같이 입을 굳게 다문 채 극장을 찾은 관객들에게 제대로 된 공지조차 하지 않고 있다. 왜냐하면, 작년 말까지 약 450원이었던 기금이 폐지되었음을 관객들에게 공지하게 되면, 그에 따라서 입장료도 내려가야 된다는 주장을 극장 측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지금 극장은 옴짝달싹 못한 채 관객들의 눈치만 보고 있다. 필자는 이 문제에 대해 지난 12월 18일부터 19일까지 이틀간 대한극장, CGV 명동을 찾은 관객 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포함한 인터뷰를 실시했다. 극장을 이용하는 관객들의 입장을 직접 들어보기 위해서다. 예상대로 많은 사람들이 ‘문예진흥기금’이 폐지되었다는 소식을 극장으로부터 직접 전해들은 바 없으며, 만약 그렇다면 입장료를 인하해야 마땅하지 않느냐는 의견을 내놓았다. ⓒ2004 강현식 <실미도>를 보러 극장을 찾았다는 윤건호(28)씨는 “썩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고 운을 떼면서, 문예진흥기금이 폐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서비스 개선과 물가 인상을 들어 ‘입장료 인하’에 관해 난색을 표하는 극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극장의 서비스 문제라든가 배급사간의 투명성에 대해 관객들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주어야 납득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조사한 사실 가운데 한 가지 이채로운 점은, 관객들이 실제로 체감하고 있는 ‘입장권 가격’의 수치가 그리 높지 않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현재 7천원인 서울 평균 영화 관람료가 비싸다고 말하는 관객들에 비해, “적당하다”고 답한 관객들의 비율이 더 높다는 말이다. 이는 표를 구매할 때 각 통신회사가 내놓은 멤버십 카드나 신용카드 결재를 통한 할인율을 적용받고 있는 관객들의 수요가 크기 때문이다. 이런 할인율을 적용받게 될 경우, 실제 최대 2천원까지 영화 관람료를 할인받을 수 있다. 즉, 당장 기금 폐지를 극장 측에서 공지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미 할인된 가격으로 영화를 보고 있는 관객들이 새삼스럽게 ‘입장료 인하’를 부르짖지 않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2004 강현식 극장의 '실리 추구' VS 관객의 '권리 찾기' <필름 2.0>의 보도대로 “현행 7천원으로 유지된 입장료가 거둬들일 100억원의 반사 이익을 극장들이 포기하기에 450원은 너무 거금”이라는 말은 극장주들이 얼마나 '입장료 인하‘에 대해 노심초사하고 있을까를 떠올리게 만든다. 극장 측에선 “다른 극장들과 차별화된 서비스 개선이나 시설확충을 위해 어쩔 수 없는 것 아닌가”라고 항변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불만이 만만치 않다. 개봉작들을 거의 다 챙겨본다는 유영자(26)씨는 “관객들한테 ‘기금 폐지’에 대해서 정확한 공지가 없는 것도 문제지만, 극장과 같은 이익단체들의 담합이 더 문제다”고 말했다. 또, 극장의 서비스가 나아졌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인상된 요금에 비해 나아진 것은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고 잘라 말했다. ⓒ2004 강현식 설문조사를 한 결과, 극장의 주장과 관객들이 느끼고 있는 현실과는 차이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왜 그럴까. 물론, ‘서비스’의 질적인 부분은 개개인마다 가치판단의 기준이 다를 수 있다. 하지만, 궁극적인 것은 ‘입장료 현행 유지’를 위해 관객들을 볼모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관 객들에게 짐 지웠던 ‘문예진흥기금’이 폐지된 지금, 극장에서 제시하고 있는 더 이상의 주장은 설득력을 갖추지 못한다. 단순히 극장의 이득을 위해서 관객들을 희생시켜야 한다는 명분은 없다. 관객들이여, 더 영악해지자 지난해 한국영화계가 거둔 가장 큰 성과는 바로 점유율이 50%를 훌쩍 넘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막판에 개봉되었던 박찬욱의 <올드보이>와 올해 이월된 <실미도>가 힘을 발휘한 덕분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러한 결실을 맺게 해 준 주체는 한국영화를 찾은 관객들이다. ⓒ2004 강현식 특히 이처럼 뜻 깊은 결실은 ‘사오정’, ‘이태백’, ‘삼팔선’ 등 각종 신조어를 낳은 경제 불황시기에 이뤄졌다는 데서 그 의미가 컸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직접 견뎌야만 하는 관객들은 자연히 입장료가 더 낮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극장을 찾는다. 할인 카드를 이용하는 관객들이나 제값 치르고 입장하는 관객들 모두에게 ‘문예진흥기금 폐지’가 가져올 여파는 너무나 크다. 하지만, 그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해 응당 자신들이 누려야 할 ‘권리’에 대해 목소리를 내지 못할 뿐. 이미 관객들에게 영화에 대한 선택권을 박탈해 버린 극장은 이제는 사라져 버린 450원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요컨대, 관객들은 바보가 아니다. 지금이야말로 극장과 관객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한 시기다. /강현식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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