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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팅이지만, 이 말은 하고싶네요. 유사 역사와의 토론은 위험합니다.
게시물ID : history_2157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탱크퀑
추천 : 5
조회수 : 285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5/06/20 19:06:37


좀전에 디씨인사이드 정사갤 전여옥건을  언급한걸 보니 문득 저도 비슷한 케이스가 떠올라 말리고 싶어 글을 적습니다.

우선 유사 역사를 퍼뜨리는 사람들은 이곳 게시판에서는 공격이 가능합니다. 상대적으로 수가 적기도 하지만 깊이있는 자료를 들고와도 어디선가 전공자가 나타나 막을수도 있고, 논리적으로 엉터리를 증명하는 댓글로 막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1:1이면 말이 달라지거든요. 저쪽이 오히려 바라는대로 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사례로 두 가지를 들겠습니다. 하나는 '교회'를 중심으로 뭉친 '성경 원리주의자' 둘은 '다단계'를 경계하고 공격하는 '정상적인 대학생'입니다. 

초기 신천지나 하나님의 교회를 가리켜 많은 교회들은 '이단이다', '사이비다' 하며 공격했습니다. 그러나 그들 스스로 '세상의 언어'라고 규정하는걸 피하기 위해 그리고 최대한 포장하기 위해 '성경의 해석이 그릇되다', '예수그리스도를 이용해 잘못된 정보를 제공한다' , '거짓된 믿음이다' 등으로 대처했죠. 
그 결과요? 적극적으로 한 교회들 가운데 신천지와 맞붙어간 교회는 꾸준히 제압당했습니다. 특정 지역은 아예 기독교라고 말하는 사람 중 절반이 신천지나 하나님의 교회나 여호와의 증인 등 다양하게 갈라진 곳에서 종교 생활을 하는 사람입니다. 어떻게 이들이 성장할 수 있었냐면요 당시 목회자들의 말을 믿었거든요. 

거짓된 정보
해석의 그릇됨
성경의 본질이 아님
예수그리스도의 가르침 아님
등 ... 뭐 온갖 이유가 다 있습니다만 

결국 추수꾼이라는 은어 써가며 사람 퍼부어 교회를 뎅강 먹어치운 곳도 있고, 적극적으로 그 사람들 만났던 사람들 오히려 요즘 신천지, 하나님의교회, 여호와의 증인 등으로 나갔습니다. '공격 대상'이 곧 '내가 따를 대상'으로 변한거죠.  왜 그렇게 되었냐면 당시 그들이 생각한 '적극적인 공격 = 성경 토론'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성격을 둘러싸 어느정도 '옳고 그름'을 따지는 토론에서 마지막 부분만 바꿔 자기 입맛대로 꼬은 부분에서 논리가 안 먹히는건데 대처를 진짜 논리적으로 하다가 무너져 결국 정체성을 그쪽으로 갈아탄거죠. 



제 경험입니다 다단계 피라미드 구조 판매 사업을 하는 업체들은 판매원을 자체수급하고 소모합니다.
이걸 소문만 들었을 때는 비웃었습니다. 얼마나 멍청하길래 걸려 ㅋㅋㅋ 
네. 제가 그 멍청이라는걸 3시간 뒤 울면서 깨달았는데요. 

오랜만에 입학동기이자 나름 친분이 있다 생각했고 제가 조금 호감을 가졌던 '아가씨'의 연락을 받았습니다. 오랜만이니 밥이나 먹자 하는거였죠. 동시에 제가 알바자리 군한다니까 '괜찮은 사장님을 안다. 오면 내가 소개해 주겠다'고 제안했죠.  만났을 때는 좋았죠. 근데 사장이라는 사람이 10분 뒤 들어옵니다. 뭐지 싶은데 앉자마자 바로 이야기가 나옵니다. 어떤 일인지 아느냐? 네트워크 마케팅이라는걸 아느냐? 자동차 판매 하는 방법이랑 비슷한 우리를 아느냐? 이렇게 하면 수익을 얻는걸 아느냐? 등 온갖 이야기 다 합니다. 경상계 전공자...는 커녕 군대 전역한지 얼마 안돼 사회 초짜인 놈에게 뭔가 멋있어 보이는 단어의 나열이었죠. 아니 그냥 거기서 그렇게 생각하고 멈췄으면 다행인데요. 말 끝마다 이렇게 말하더라구요. "다 컸잖아요", "에이 어른인데" 하면서 스스로 돈을 벌 수 있어야 하는걸 자극하더군요.  그리고 모든게 "별거 아니에요. 그냥 보고 듣고 하면 되는거에요" 하면서 자세한 언급은 피하면서 어떤 일인지도 말을 하지 않았죠. 물어보려 하면 여자애가 "오빠는 너무 진지하고 생각이 깊은거 같아. 물론 난 그게 좋지만" 이러며 바람도 잡았죠. 여기에서 멈췄으면 참 좋겠는데 

1시간만에 자리를 옮기게 되었습니다. 왜냐구요? '우리 사업의 수익모델을 보여주겠다'며 안내한 거였죠. 당시 전 정말 르노삼성에서 자동차 파는듯한 가게로 들어갈 줄 알았거든요. 근데 왠 간판없는 상가로 올라갑니다. 딱봐도 건물 임대한게 티나는데 계단을 타고 올라갑니다. 계단 중간마다 문지기마냥 '오 왔어?'하며 누가 반깁니다. 그리고 그런 와중에 눈깔을 열심히 제가 굴리는데 그 여자애가 콕콕 찌르며 "괜찮지? 나 처음엔 무서웠다?"하며 다양한 화제를 던집니다. 집중을 방해하더라구요. 

설명회는 약 5시간 분량이고 총 4개의 강의였습니다. 각각짧으면 1시간 길면 1시간 10여분 걸렸구요
1. 상품 설명 - 우리는 이걸 팔거다. 효능은 이렇다... ..끝나면 뒤에서 박수칩니다. "와우! 명강입니다!!" 이러고요
2. 상품설명2 - 1의 반복
3. 중간급 보스 등장 -  간단하게 우리의 인생에 대해 논합니다. 상품 설명을 조금 하다가 우리에게 "너희가 가진 젊음이 기회다!!"라는 투로 적극 어필하죠. 
4. 최종보스 등장 - 지역구 보스에 해당합니다.  그냥 모두가 고개 숙여 인사하고 존경한다고 손 잡을 만큼 가오 가진 아재가 들어와요. 
그리고 이렇게 말합니다. 숫자를 먼저 적어요 
0이 한 8개 들어가는 숫자들을 가리켜 "이게 내 연봉"
0이 5개 들어가는 숫자를 가리켜 "이게 내 부하직원"
0이 3개 들어가는 숫자를 가리켜 "이게 내가 처음 시작한 자본"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이 처음 일을 시작한 나이를 적습니다. 
그러며 우리에게 묻죠
"난 이렇게 여기까지 왔는데. 넌 뭐냐? 아직도 부모님과 살아? 안 부끄러워? 내가 걸어온 길!!"하면서 -_- 드라마 씁니다. 아니...그냥 원맨쇼 모노드라마 수준에 못미치는건데요. 아무튼 우리에게 내내 뭘 할 때마다 주변에서 와! 훠오!! 하며 박수치죠.  그렇게 끝나요

처음 들어갈 때 제 주변으로 있던 남자와 여자들은 모두 "어디 해봐"하는 말도 했었고, "난 안 믿는데..."하며 의심을 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저 5시간이 지난 후  모두 "한번 해 볼게!"라며 눈에 불을 켜는 사람으로 변했습니다. 
저는 빼고요.(오히려 더 흥미 잃어서 뛰쳐나왔죠)
**저는 당시 재미없어 90%를 졸았습니다. 기억도 안나고... 덕분에 다단계 최종적으로 깊게 못 간거지만요
**지금 생각해보니 1인당 2~3명이 커버하며 세뇌하고 미끼 던지는 역할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이 경우 뒤에서 환호한 사람 = 판매원. 
맨 앞줄에 앉은 나를 포함한 남녀들 = 의심이 가득한데 상황상 얼떨결에 이 자리에 앉게 된 사람.
이 거마대학생 사례는 한달 뒤 뉴스에 보도될 정도로 심각해졌고, 

SKY 명문대학교로 불리는 대학의 학생들도 가담한게 드러나 크게 이슈 된적이 있습니다.


이게 뭘 말하려는 것이냐면요 상대가 누군지 분명하게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는 '나'는 절대적으로 불리하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 '상대'가 매우 논리적이지 못하고, 조작된 증거와 입맛에 맞게 고른 논리로 무장할 때 '나'는 결코 유리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또한 '토론'을 위해서는 어디까지나 상호간에 '대화가 가능한 존재'임을 입증해야 합니다. 
진중권이 '간결'과 토론을 할 당시 조건은 [돈은 입금해야지?] 였습니다.
그러나 그걸 위해 진중권은 자료를 준비하고, 심리전으로 트윗을 이용했고, 
결의 논리가 왜 잘못 되었는지 따지기 위해 그렇게 강조하는 [네이버 백과사전]도 꺼냈었죠.
왜냐? 간결이 어느정도 대화가 가능한 사람이나, 접하는 지식이나 사고에 허점이 충분히 많다는걸 알았고
또한 그것을 부정할 수 없는 최소한 '정상적인 사고'를 한다고 판단 했기 때문에 내건 조건이었습니다. 
(간결은 트위터에서 당시 '논리로 진중권을 압도할 사람'으로 논리적인 모습을 강조했습니다.)
 
따라서 결론은 이렇습니다. 

저는 유사역사를 주장하는 사람과 1:1은 물론 온오프라인으로 토론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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