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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약50년간 가장 많은 아이들이 자살한 날. 9월1일.
게시물ID : baby_2157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yuhuhimo
추천 : 18
조회수 : 2155회
댓글수 : 26개
등록시간 : 2017/09/02 23:4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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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이야기 입니다.

일본을 막무가내로 디스하려는 의도는 없구요.

일본에서 아이를 키우는 한 아빠의 입장에서, 그리고 한국인의 입장에서, 마지막으로 교육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 입장에서 그냥 끄적여 봅니다.






과거 42년간 18세이하아동의 일별 자살자 수(누적) (출처: 일본 자살대책백서)
9:1 自殺.jpg




제목 그대로 9월1일은 일본에서 가장 많은 아이들(학생들)이 자살을 하는 날 입니다.

더불어 9월1일을 전후로 한 5일간에도 굉장히 많은 학생들이 목숨을 끊습니다.


9월1일은 일본의 거의 모든 학교가 여름방학을 끝내고 개학을 하는 날 입니다.

학교에 다시 가는 일, 그것이 말 그대로 "죽고 싶은 일", 그리고 학교에 다시 가는 날이 말그대로 "죽고 싶은 날"이 되는 셈이죠. 

실제로 가장 많은 학생들이 이 날 자살을 합니다. 

그리고 어제, 동경과 사이타마를 포함한 수도권에서는 또 3명의 학생이 목숨을 스스로 끊었습니다.



거의 모든 자살의 이유는 바로 "이지메(왕따)" 입니다.

8월말부터 일본에서는 수 많은 단체들과 언론 지자체가 나서서 "죽지마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최근 "힘들면 도서관에 오렴" 이라는 캠페인은 굉장히 많은 주목을 끌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캠페인이 많아지면 많아질 수록.

9월1일을 "자살데이"라고 인식하는 사람이 많아질 수록.

"학교는 죽고싶을만큼 싫은 곳"

전국적으로 "자살데이"에 "자살주의보"를 내려야 하는 사회가 되는 셈이죠.



사실 왕따 이지메 불리, 등등 특정한 환경의 조직 속에서 특정한 개인이 따돌려지고 배제되는 현상은 참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왕따에는 한국만의 맥락이 있듯, 일본의 이지메에도 일본만의 맥락이 있죠.


일본의 이지메의 원인으로 학계에서 공통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점은,

1. 일반 사회의 아주 평범한 질서로부터 차단되어진 "학교"라는 폐쇠적 공간
2. 도망칠 수도, 대인관계에서 거리를 둘 수도, 강제적으로 끈끈하게 생활하게 만드는 학교내 환경

이 두가지 입니다.


첫번째로

"이지메" 혹은 "왕따"를 우리는 "교육"의 문제로 바라봅니다.

그것이 일반 사회에서 일어났다면 엄연한 폭행, 공갈, 협박, 갈취, 명예훼손 이라 불릴 일들인데 말이죠.

우리는 (학교안에서 일어난)"왕따(이지메)" 라고 여기는 순간, 그것은 "교육"이란 동굴속으로 그 문제를 들고가는 셈이 됩니다.

그저, 가해자에 대해서 (가령 그들이 미성년이기에 소년법의 대상이 된다 한들), 형사적인 문제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교육의 문제" 가 아니라 "정의의 문제"로 바라봐야 하죠.


두번째로

일본사회의 "집단주의"가 빛을(안좋은쪽으로) 발합니다.

제 생각에 이부분이 한국과 다른점 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해를 살 여지를 무릎쓰고 말하자면, 일본사회구조의 한 측면은 "무리에서 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굴러가고 있다 라고 전 생각합니다.

그 "두려움"으로 협박을 하는 자가 있고, 또 한편으론 지레 그 "두려움"에 못이겨 자아를 희생당하죠.

집단주의의 내면화에 대한 노력은 일본의 학교에서 너무 절실하리만치 들어납니다.

집단등교, 집단하교, 집단급식, 방과후 클럽활동, 모자에서 가방색, 모양 ,양말의 색깔까지 정해져있는 교복 등등.

일본의 학교는 "집단"을 빼면 거의 존립이 불가능한 체제입니다.


그리고 그 집단에 대한 개개인의 신뢰도는 어마어마 하죠. 왜냐면 그들은 이미 예쩐에 자아를 강탈당했기 때문에 기대는것 이외에 자신을 보호할 방법이 없거든요.

유별난 녀석, 구진녀석, 약한녀석, 심지어는 심하게 멋있는 녀석까지도.

후쿠시마에서 재해를 입고 전학온 학생이

훈남 올림픽 출전 선수가,

그라비아 아이돌급 여학생이,

따돌림의 대상이 됩니다.

"평범하지 않다는것" 단지 그것만으로 학교라는 종교적 사회의 질서를 흐트러트리는 인물이 됩니다.

그래서 가장 중요시되는 문제는 바로,  "무난할 것, 조용할 것, 동조할 것" 이 되는 셈이죠.

그리고 너무나 안타까운점은,

그 숨막히는 "집단"의 향연이 아이들이 가지고있는 거의 유일한 "사회" 라는 점입니다.

자신의 유일한 사회에서 버림받은 아이들.



저는 "집단" 이라는 말을 굉장히 싫어합니다.

체제와 관리자를 위해 미화되는 수많은 헛소리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딘가에서 난간에 걸터앉아있을 아이들을 생각하면, 

그리고 이제 막 일본에서 학교를 다니기 시작한 한국인 성과 한국인 이름을 가진 아들을 생각하면,

저는 그 잘난 "집단"으로부터 손가락질 당한다 하여도, 미친x, 유별난 한국인 이란 소리를 듣더라도, 

그 집단의 망령에서 아이를 빼낼 요량입니다.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 까짓 학교쯤 안가도 돼. 학교 쉬고 아빠랑 여행이나 가자구나." 라고 말할 준비를 저는 벌써부터 할 생각입니다.


출처 참조: http://gendai.ismedia.jp/articles/-/5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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