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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게시물ID : soju_514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밤빵
추천 : 0
조회수 : 59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1/11/12 16:51:40
갑자기 문득 궁금한게 떠올랐다.

아버지는 학생 때 꿈이 뭐였을까?

지금 그 꿈은 기억하시면서 사실까?

언제 한번 아버지가 옛날 얘기를 해주신적이 있다. 자기는 기타를 그렇게 좋아했다고.

잘치시지는 못하지만 어린아이처럼 기타를 치시던 아버지를 보고 창피한듯이, 바쁜듯이 그냥 컴퓨터나 했었는데

얼마나 자랑하고 싶었겠나? 자기 자식들한테 한곡 들려주시려는 그 마음을. 그땐 헤아리지 못했다.

아버진 언제나 나나 누나에게 충고를 아끼지 않는다. 

그에 반해 누나나 나나 그 충고를 귀담아 듣기 보다는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단정짓고 한귀로 흘리고.

대학교 때 시나리오를 쓴적이 있었다. 어쩌다 가족끼리 밥먹을 때 그 얘기가 나왔었는데

누나에겐 보여줬지만 아버지한텐 왠지모를 부끄러움에 그냥 다 지워졌다고 거짓말을 했다.

누가 속을까? 열심히 쓴 시나리오가 그냥 지워졌단걸. 그냥 싫었다. 아버지와 얘기하는게 그냥 싫었었다.

아버지가 퇴근하고 오시면 그냥 "오셨어요?" 하고 단 한번도 그이상의 대화를 한적이 없다.

하사 달고 휴가 나왔을 때 갑자기 영화가 보고싶어졌다. 황해를

갑자기 내 주제에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포항에서 용접기사하시다 잠깐 집에 올라오신 아버지한테 물었다.

"영화 한편 보실래요?"

영화 보는 내내, 영화보고 나서 같이 먹던 국밥집에서도 한시도 아버진 웃음이 끊이질 않으셨다. 그리 좋으셨을까?

아버지가 포항으로 내려가시고 엄마랑 얘기하다가 들었다. 아버지가 많이 몸이 안좋고, 무거운걸 너무 많이 들어서 손이 잘 안구부려진다고

부대로 복귀하는 고속버스안에서 이상하게 눈물이. 말그대로 펑펑 났다. 몰랐었던 학창시절 아버지의 마음을 조금 이해하는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다음에 아버질 뵈면 같이 술이나 한잔 해야겠다. 그리고 물어야지.

"아버진 학창시절 꿈이 뭐였어요?"

다음 그림이 상상된다. 사랑하는 자기자식한테 자기 옛 시절을 얘기해주는 나의, 아직은 청춘인 우리 아버지의 모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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