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실업계다보니 고3이지만 독서시간에 신문을 보는 수업을 하고있습니다. 그날의 신문을 보고 자기가 생각하는 그날의 TOP5를 세워본다거나 모르는 단어가 있으면 적어본다거나 이런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이 신문을 사오는건 좀 그렇다고 생각하셨는지 선생님께서는 아이들에게 100원씩 걷으셔서 신문을 구독하기로 했습니다. 모든 반 아이들에게 걷어서 약 2주간 하루에 35부정도를 구독하기로 했습니다.
근데 신문이 동아일보 였습니다. 첫날은 그냥 봤습니다. 근데 볼수록 열이 받더군요. 그래서 선생님께 말씀드렸습니다. 전 동아일보 못보겠다고. 차라리 전 신문 다른걸 제가 사오겠다고 말입니다.
그랬더니 주변의 시선이 따갑더라구요. 선생님도 물론 좋게 보시진 않으셨구요.
공학이나 남고였으면 그나마 좀 덜했을텐데 신문을 안보는 여자애들이라 더 심했습니다. "아 뭐야 잘난척이야? 그냥 닥치고 봐" 라고들 숙덕거리더군요.
선생님께서도 "꼭 다른 신문을 봐야겠니?" 라고 하시길래 당당히 예 라고 말하면서 "전 동아일보 화나서 못보겠습니다. 동아일보는 잘못된 점이 좀 많은 것 같아요" 라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선생님께서는 알았다고는 하시면서 그래도 이걸 보는 편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알지않겠냐 라고 하셨습니다.
잘한 일 일까요. 자신의 생각을 당당히 표현한 것 뿐인데 사람들에게 그런 눈초리와 말을 듣는게 좀 그랬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론 선생님에 대한 원망도 조금 있었습니다. 꼭 동아일보여야만 되었을까. 다른 신문을 섞을 수는 없었던 것일까. 솔직히 여자애들, 그것도 고3의 실업계 학생들은 신문 잘 안읽습니다. (물론 읽는 사람도 있죠. 저도 읽고있구요.) 그런 아이들이 (무조건 동아일보를 비판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동아일보만을 읽고 정부의 입장만 생각하면 어쩌나 라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전 항상은 아니지만 그래도 종종 조중동 기사도 읽거든요...
신문 하나에 무슨 야단이냐고 하실 수 있겠지만 솔직히 전 제가 한 행동이 잘한 짓인지 모르겠습니다. 꼭 그렇게 반 아이들과 동떨어지는 행동을 했어야 했나, 그냥 참고 볼껄 그랬나 하면서 말입니다.
그래도 일단 행동한거 끝까지 행동하렵니다.. 그나저나 요즘도 한겨레 파는 곳이 없더군요... 그래서 오늘은 경향 사들고 갔습니다... 보통 한겨레는 어느 편의점에 많이 있나요...
그리고 모 편의점 가서 아줌마한테 한겨레 없어요? 이러니까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시던데.... 그 눈빛의 의미는 무엇이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