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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황후? 민비?
게시물ID : history_216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악진
추천 : 11
조회수 : 1755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1/07/23 18:25:29
1. 유인촌 전 장관이 "민비가 죽은 게 궁궐담장이 낮아서"발언 이후 민비냐, 명성황후냐
논쟁이 오가는 것 같습니다.
사실 유 전 장관의 발언의 요지는 '민비'가 아니라 '궁궐담장'이고,
진짜 문제의 핵심은 전직 문화부 장관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볍신스러운 문화안목과 역사인식이지만....

2. 그래서 민비란 말이냐, 명성황후란 말이냐?는 것도 자주 쟁점이 되는 문제죠.
간단하게 사실관계를 나열하자면
-1895년 10월 8일 살해되었습니다.
-1895년 10월 15일 왕비의 승하를 공식발표
-1895년 10월 22일에 시호를 純敬(순경)으로 합니다 : 어라? 그럼 순경왕후인가? 아....근데 순경왕후라는 시호를 올린 이들은 김홍집을 위시한 친일내각입니다.
-1986년 2월 아관파천 : 아관파천으로 인해 친일내각 몰락, 친러내각이 구성됩니다.
-1897년 3월 2일 순경왕후는 친일내각에서 제안한 것이므로 '명성'이라는 시호를 내리기로 내부적으로 결정 : 이대로 끝난다면 민자영은 명성"왕"후가 되겠지만

-1897년 10월 12일 대한제국으로서 칭제하고
-1897년 11월 6일에 명성황후로 시호를 발표하고는 
-1897년 11월 21일에 민자영에 대한 장례를 치릅니다. 사망하고나서 장례를 치르기까지 2년도 넘게 걸린거죠.
칭제 이후 시호를 발표하다보니 사망 당시에는 왕후였지만 민자영에게도 '황후'라는 명칭이 붙은 겁니다.

3. 사실 가장 객관적인 명칭은 '명성왕후'입니다. 사망 시에는 나라가 대한제국이 아니었기 때문이죠.
대한제국으로 바뀌면서는 역대 모든 왕과 왕비를 황제등급에 맞췄습니다. 우리가 아는 태정태세문단세...전부 황제로 모셨단 말이죠.
그러니까 생전에 황후였던 적이 없는 민자영을 특별히 '황후'라고 부를 필요는....글쎄요, 없는 것같네요.
세종이 아무리 훌륭한들 황제라고 하진 않듯이 말이죠.
드라마에서도 "조선"의 국모라고 했지, "대한제국"의 국모라고 한 적은 없죠...

4. 명성황후 : 본인이 특별히 명성황후를 존경한다면 모르되, 생전에 황후였던 적 없는 민자영을 황후라고 굳이 부를 필요가 있나 싶네요. 
민비 : 사실은 '민비'라는 말은 그렇게 멸칭은 아닙니다. 임금들이 '주상'으로 불리듯 왕비는 '중전'으로 불리고, 중전이 죽거나 쫓겨나서 새로 중전이 생기는 경우 등등 때문에 성씨로 인물을 특정합니다. '중전 민씨', '중전 장씨'처럼 말이죠.
인현왕후, 문정왕후, 처럼 시호로 인물을 특정할 수 있는건 당사자 사후에나 가능한 일이고(태종, 영조, 같은 시호가 당사자 사후에 붙는 것처럼 말이죠) 그러니까 민자영은 생전에는 '중전'이나 '중전 민씨'로 불렸을 겁니다.
정부인은 중전은 妃(비)로 호칭하지만 측실에 대해서는 嬪(빈)으로 호칭합니다(ex.장희빈, 최숙빈).
그러니까 민비라는 말은 중전 민씨와 구별할 필요가 없는 중립적 호칭입니다.
오히려 妃라는 호칭이 붙으므로 정실 왕비임을 인정하는 말이죠.
일본인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조선인들도 민자영을 '민비'라고 지칭한 기록은 얼마든지 많이 있습니다.
물론 면전에서 '민비'라고 부를 순 없죠. 왕비 앞이니까요. '중전 마마'로 불렀겠죠(평소에 이건희, 이건희 하다가도 막상 직접 만난다면 '회장님'이라고 부르게 되는 것과 비슷한 사정입니다).

하지만 '민비'라는 말이 일본인들이 멸칭으로 사용하던 말이다, 는 얘기가 퍼지고
주인공으로 다루는 공연물이나 드라마가 만들어지고, 반일감정은 고조되고,
하는 와중에 민비라는 말이 절대 사용해서는 안될 멸칭처럼 여겨지고 있는데요

딱히 왜구들이 멸칭으로 사용하려고 만든 신조어도 아니고
제 경험 상 민자영을 민비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애국심이 없는 사람인 거 같지도 않습니다.

5. 명성왕후라고 부르는 것이 가장 나은 것같습니다.
다만 명성황후라고 부르는건 매우 존경(저는 민자영이 존경받기 부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만)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고,
반면 민비는 아주아주 중립적인 용어이지만 어딘가 멸칭인 것처럼 여겨지는 분위기죠.

역사에서 정말 중요한건 갖다버리고, 황후가 옳냐 민비가 옳냐 하는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논쟁입니다. 민주공화정인 오늘날에 황후냐, 민비냐가 무슨 의미있습니까?
오히려 민자영와 아이들의 볍신정치가 조선을 어떻게 병들게 만들었나에 주의하는게
진짜 애국자들이 할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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