썼던글이 날아갔으므로 음슴체(아오빡쳐)
왠지 모르겠지만 아는 사람만 안다는 여기부대.
작년 4월즈음. 6개월가까이 걸리는 훈련을 한다고 공문이 옴.(근데 왜 하필 우리부대 ㅅㅂ)
근데 이야기를 안했지만 작년에 3개월 넘는 행사 하나 뛴다고 이거 엄청 힘들거라고 간부들이 겁줬는데
지나고보니까 너무너무 행복했던터라 설마하는 의구심과 혹시하는 설레임이 동반됨.
요거요 요거. 빨간색 땅꼬마가 저.(사실은 170 양옆과 앞사람이 180이넘었음 ㅠㅠ) 하필 연기를 해도 북한군 연대장 통신병으로 해서.........Fxxx
근데 전방에 머무는 땅개 예비사단에 갑자기 신형 장비가 마구마구 들어옴
그때 보급병이랑 보급관이랑 매우 친해서 이게 뭐냐고 물어봤지만
보급병은 나도 몰라 하고 웃어넘기고(전역이 한달남았으니까) 보급관은 한숨만 푹.
이때부터 촉이 조금 안좋았음...
며칠 뒤. 부대에 갑자기 모르는 간부들이 왕창 들어옴.
대령부터 소령까지 한 20명가까이 들어오고 군무원도 10명가까이 들어온듯.
(근데 사실 별로 긴장은 안했음... 저 갈색땅꼬마 행사했을때 이세상의 별이란 별과 헬기란 헬기는 다본것같으니까)
그렇게 가장 처음 하게 된 훈련이 [실군장 행군]
현재 장비와 미래 장비에 대한 전투수행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행군을 했음(XXXXXXXXXXXXXXXXXXXXXXX)
근데 우리 소대장이 짬찌 중위. 짬당함 [나보다 늦게들어온게 함정]
하필 운도 더럽게도 없게 미래형 장비.
이런거랑
이런거랑
이런거.(사실 이때 K11은 가지고 하진 않고 무게에 대한 구색만 맞춤)
이것들 꼭 넣어야한다고 당부하며 나에게 쪽지 하나를 쥐어준 며칠만에 친해진 한 소령님[이라 쓰고 삼촌같은이라 읽는다]이
A4한장분량으로 빼곡히 친절하게 적어서 줌
그때부터 우리소대는 초상집분위기(종이쪼가리에 소총분대장이 들어야 할 무게가 35kg이라고 나와있었음)
하필 운도 더럽게도 없게 필자는 기관총 사수. 짬이 어느정도 찼다지만 7,8,9월이 위에 꽉들어참
그래서 행군인원 8명을 뽑는데 아무도 손을 안들음(진짜 농담이 아니라 아무도 손을 안들었음)
갑자기 험악해진 분위기. 당연히 초점은 상선인 나랑 내 동기에게 쏟아짐
(Fxxx...) 속으로 알고 있던 욕이란 욕은 다하면서 최대한 밝은 표정으로 자원
내동기도 어쩔수 없다는듯 결국 자원. 그래도 아무도 안하려고 그러자
9월 병장 둘이 갑자기 한다고 함. 그때부터 1월(필자군번)과 2월은 초상분위기
[이 생키들 좀있다 보자보자 하면서 속으로 곱씹고 있는데 결과적으론 2월들이 더 털기가 미안해지게
마치 먼지털이로 사단장 책상을 터는듯 하나하나 탁탁탁 털어서 결국엔 그냥 지나침]
그래서 병장 둘 상병 다섯 이등병 하나의 기형분대 탄생
군장에 다 때려박는데 이건 진짜 사람이 들게 못됨. 행군은 고사하고 혼자서 일어나지도 못하는 무게
한숨을 푹푹쉬면서 군장검사하러 불려감. 근데 체중계가 있음. 미침. 군장무게를 일일히 재고 있음
이건 진짜 빼도박도 못하겠구나 하면서 후임하나 도움 받아가면서 군장을 체중계에 올렸더니..
45kg.. 45kg? 45kg?!!!!?
멘탈이 진정 붕괴됨. 그때 살이 좀 빠져서 170에 59kg이였는데
미침. 총빼고 방탄복 안입고 군장무게만 45kg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옆에있던 중령이[대대장말고] 넌 너무 무거운 것 같다. 하는데 당연히 무거울 수 밖에 없음
기관총 사수라서 링크탄 800발 무게 넣고 기관총 예비총열같은거 다 때려박았는데
당연히 무겁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고 날 한번 슥 보더니, 예비총열은 다른사람 주라고.
근데 줄만한 사람이없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분대장 병장. 소총수 하나 병장. 하여튼 줄사람은 이등병밖에 없었음
근데 얘도 나랑 별다르지 않은 체구. 도저히 주기가 미안할 정도였음.
그리고 군장매고 방탄입고 총들고 체중계에 올라가니까 무게가 125kg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여튼 이걸로 준다안준다 옥신각신하다가 겨우 출발.[메는건 후임(들!) 도움 받아서]
얼마 안걸었는데 와 이건 진짜 아님; 이건 진짜 사람이 할 수 있는게 아닌것같음.
출발전에 간부들도 들어보더니 이건 아니라고 설레설레 고개를 내저을정도였음.
부대안에 오르막 내리막 겨우가는데 뒤질것같음. 아 이건 걷다가 누구하나 죽어야 끝나겠구나 하면서 행군로를 곱씹어봄
이정도 되는 행군로였음. 소령들이 다행히도 평지로 간다고 이빨을 털던데
이건 이미 평지냐 산길이냐의 관계를 넘어선 생사의 기로임.
방탄복입고 군장을 메니까 팔에 피가 안통함. 저릿저릿했음
군장끈은 자꾸 풀려서 뒤로 넘어가려고 해서 군장을 여러번 고쳐맸음
그러다가 군장을 팍!하고 땡기니까 내허리가 팍!하고 나가는게 느껴짐(군필자분들은 '나간다'라는 의미가 뭔 줄 아실꺼에요.)
와 이건 진짜 미칠것같음. 이제 한시간 걸었는데 벌써 행동불능 직전상태까지 온거임
허리가 너무 아파서 90도로 숙이면서 걷다가 겨우 쉬다 계속 걸어감
그렇게 한시간 반쯤 걸어가는데, 분대장 역할맡은 병장이(소대맞선임,당시분대장) 갑자기 날 보더니 표정이 굳어짐
체력도 좋은 편이 아닌 내가 이걸 하겠다고 했을때 좀 눈초리가 사납긴 했는데 갑자기 그러니까 나도 기분이 확나빠짐
원래 서로 성격같은것도 너무 틀리고 의견충돌같은것도 잦고(라고 쓰고 털림이라 읽는다) 그러던 선임이
"힘들면 그만해라" 이 한마디 하는데 자존심이 확상함(이등병때 한여름 아스팔트 위 행군하다 쓰러진적이 있어서)
"괜찮습니다" 하면서 걷는데 내손을 갑자기 확 낚아챔
근데 팔은 이미 보라색. 방탄복이랑 군장이 서로 맞물리면서 팔에 피가 아예 안통해서인지 팔이 아예 마비됐음
팔에 힘이 아예 안들어가고 표정이 안좋은걸 눈치챈 그 선임이 멈춰서 날 막았음
근데 이미 너무 힘들고 아프고 해서 정신줄은 하늘나라로, 영혼은 소양강에 떠내려보내고 난 이후라서
난 그선임을 몸으로 들이받으면서 "할껍니다... 할껍니다.."하면서 앞으로 감
그러더니 갑자기 내다리를 확걸면서 날 넘어트림.
나도모르게 으악! 소리지르면서 넘어지니까 꼴이 마치 뒤집어진 거북이마냥 아등바등
앞에서 말했다시피 내군장은 혼자서는 도저히 못들 무게. 그런데 뒤로 넘어졌으니 일어설 수가 없음
설상가상으로 그 선임이 다리걸어 넘어트릴때 원래 약해서 자주삐던 발목이 아작남.
고난에 고난이 닥침. 이미 정신줄은 놔버려서 "할껍니다. 할껍니다!!!!!!!!!!!할수 있습니다!!!!!!" 하면서 소리를 막 지르면서 눈을 까뒤집었다고 함
그러더니 어느정도 친해진 소령이랑 대대장이랑 지대장이랑 나랑 친한 의무병 하나랑 달려옴
그러더니 군장이랑 방탄을 순식간에 벗겨서 레토나에 실어버림.
그때는 뭐가 그렇게 서러웠는지 눈물을 줄줄줄 흘리면서 할수있는데.... 할수있는데.......를 지껄였다고 함(친한 의무병이)
하여튼 그렇게 끌려오다시피 부대로 왔는데 발목은 이미 내것이 아님
허리도 걸을 수가 없을정도로 아팠음. 어깨는 이미 폭팔. 몸이 내것이 아니였음.
의무병이 온몸에 파스를 덕지덕지 뿌림. 그러면서 내일 한번 의무중대 가보라고.. 그러고 다리에 붕대를 감아줌.
절뚝거리면서 들어가는데 같이 갔던 사람 하나둘씩 차근차근 실려옴. 한명도 정상인 사람이 없음.
그렇게 행군이 끝났는데 다른부대에서 했었을땐 완주율이 28퍼밖에 안됐는데 우리는 40퍼가까이 됐다고 좋아하던 소령들이 기억남
(그때만 생각하면 죽탱을 한대 갈기고싶음)
하여튼 그때 참가했던 사람들 너도 울고 나도 울고 우리 모두 다같이 울었음
너무 힘들다고.
(아. 한명 내 동기놈 빼고. 걘 뭐가 좋다고 그리 실실 쳐웃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