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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을 말하는 거짓말쟁이 - 부인증(denial)
게시물ID : science_2169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aiidyn
추천 : 1
조회수 : 658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3/07/15 13:57:16
뇌, 특히 우뇌에 뇌졸중이나 다른이유로 손상이 되면 환자는 간혹 자기 질환을 인정, 인식하지 않는 부인증(denial)이라는 아주 특이한 증상을 보이게 된다. 예컨데 환자는 운동조절을 담당하는 뇌영역의 일부까지 손상되어 왼팔을 움직일수가 없다. 그러나 환자는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다.  환자는 자신에게는 건강상 아무 문제가 없고,  팔을 움직이는 데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사실 이런 현상은 특정대상에 대한 관념자체가 사라진듯 해 보이는 무시증과 비슷한 면이 있기에 놀랄만큼 신기하지는 않다. 정말 이해할수 없는 것은  부인증의 경우그런 문제를 환자에게 명백하게 직시하게 해도 환자는 여전히 그런 틀린 자신의 관념을 고수한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의사가 환자에게 박수를 쳐볼수 있냐고 물어본다면 환자는 당연히 당장이라도 그렇게 할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러면 한번 쳐보라고 하면 그러나 환자는 당연히 그렇게 할수가 없다. 환자에게 왜 못치냐고 물으면 그는 손바닥에 종기가 나서 못한다거나 오늘은 그럴 마음이 없다거나 같은 되지도 않는 변명을 뻔뻔스럽게 늘어뜨리고 말을 꾸며낸다. 중요한 것은 환자의 표정이나 태도를 보건데 환자는 거짓을 말하고 있는것 같지는 않다는 것이다. 환자는 실제로 진실을 말하는 것으로 판단되며 이런 너무나 뻔한 자기모순상황의 이유가 자기 신체의 이상에서가 아니라 진실로 다른 외부요인에 있다고 굳게 믿고 있는듯 하다. 요컨데 부인증 환자는 자신의 몸이 불구라는 명백한 외적 상태를 인지하지 못함과 동시에 그런 관념을 고수하기 위해서 스스로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명백한 내적 상태까지도 인지하지 못한다.
 
천재적인 뇌과학자 라마찬드란 박사는 이런 희한한 현상을 좌뇌와 우뇌의 기능편제화로 설득력 있게 설명하고 있다. 그는 좌뇌는 새로운 정보를 기존의 정보에 맞춰서 해석하려 하고(그럴수도 있다 기능), 이상정보를 희망사항에 맞춰서 해석하려 하는( 괜찮다 기능) 안심보수적인 뇌로 설명한다. 반면, 우뇌는 새로운 정보를 새로운 범주로 해석하려 하고(뭔가 이상하다 기능), 이상정보를 위급상황에 맞춰서 해석하려 하는(위험하다 기능) 경계진보적인 뇌로 설명한다. 이를테면 어두운 밤거리를 걷는데 뭔가 휙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면 우뇌는 뭔가 잘못 봤겠지 또는 비닐 같은 것이겠거니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고 하는 반면 , 좌뇌는 '강도가 따라오나? 귀신 아닌가?' 같은 특이한 일로 받아들일려고 할 것이다. 이런 기능적 편제화 상황에서 우뇌가 손상이 되면 새로운 정보를 그러려니 받아들이고  자신을 괜찮은 상태로 해석하려 할수 있으며, 부인증은 그런 현상의 극단형이라는 것이 라마찬드란 박사의 설명이다.  부인증 환자는 뇌손상이라는 위급한 현실을 외면하고 착각속에 평온을 택한 상태라 할수 있다.
 
부인증 환자의 증상은 사이비교인이나 이른바 수꼴들을 이해하는 어떤 실마리를 제공하는듯 하다.부인증 환자와 같이 세상에 대한 어떤 강력한 (그것도 틀린)신념체계가 형성이 된 사람의 뇌가 좌뇌 편향적으로 작용한다면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될 자기모순 상황이나 기대에 반하는 외부 상황을 직시하는데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런 뇌는 자기기대에 부합하는 외부 정보나 현상을 선택적으로 기억하려하고, 심지어 그것과 관련이 없거나 반하는 현상조차도 자기식으로 해석해서 받아들이려 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아무리 많은 진실된 반대정보를 쏟아 부어도 그들은 자신의 틀린 신념을 쉽게 포기 하지는 않을 것이다. 생각해 보면 그것이 절박한 자신을 평안하게 하고 자신의 자존감을 보호하는 것이라면 틀린 신념이라 할지라도 굳이 포기할 이유도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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