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사바] 대학 다 떨어질 놈의 고3 수기...[살벌]
게시물ID : humorbest_2171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사바君
추천 : 17
조회수 : 1837회
댓글수 : 19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4/01/13 02:38:59
원본글 작성시간 : 2004/01/09 13:46:35
1월 :

고2때의 떨어진 점수를 만회하기 위해 계획을 세우기 시작한다.
이때쯤이면 쌀쌀한 날씨가 극에 극을 더하게 되므로 미리 사 두었던
참고서들을 한권한권 겉표지만 보는 것이 중요하다.

2월 : 

슬슬 개학식도 다가온다. 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고3 생활에 대해
미리 겁먹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평상심이 중요하다. 

3월 :

새 학년이자 마지막 학년이다. 하루 중 아침에는 국, 영, 수를 다잡아 놓고
저녁에 과탐, 사탐 공부하는 것이 잘 될 꺼라는 서울대 들어간 놈들의 수기를 읽고
새로운 계획을 세우자.

4월 :

완연한 봄이다. 살랑이는 봄바람에 공부를 뒷전으로 했다간 인생 죠진다.
이 때는 항상 참고서를 베고 자는 버릇을 두도록 하자.

5월 :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날 등 뭔놈의 날인지 많이 껴있다.
물론 이런 행사들을 다 참가해줘야 인생 살 맛 나는 거다.


주변 친구들이 문제집 얼마나 많이 사냐 내기 할 때는 꼭 참가하는 것이 좋다.
참고로 나는 주위 친구 3명과 같이 했는데 내가 이겼다.
나는 시중에 나와있는 문제집 국영수 다 합쳐서 60권 중 28권을 샀고
박 모군은 3권, 김 모군은 아예 사질 않았다.

6월 :

슬슬 장마가 오기 시작한다. 이런 때에는 잠시 책을 덮어두고 쉬는 것이
컨디션 유지에 좋다. 컨디션 좋지도 않은데 '대학 가야 해!'라는 일념으로
공부했다간 쓰러지기 딱 좋다.

7월 :

본격적인 더위다. 이열치열이라고 했잖는가? 친구들과 함께 문제집을 들고
찜질방으로 향하자. 가끔 만화책을 빌려오는 친구가 있는데 이런 친구들은
정말 좋은 친구다.

8월 :

슬슬 후회의 시기가 다가오기 시작한다. 학기 초만 해도 전부 서울 쪽을
향하던 친구들의 학교 코드가 점점 전문대쪽으로 바뀌는 것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늦여름이므로 아직 날씨가 뜨끈~뜨끈 할 게다. 조심하자.

9월 :

수능이 2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주변 사람들에게 내가 꼭 재수를 해야 한다는
의사를 표출하고 아침엔 잠, 저녁엔 잠으로 일관하자.

10월 :

혼자 재수할 수 있겠는가? 어디든 친구가 있는 편이 좋다. 몇몇 급우들을 잘 꼬셔서
손에서 책을 떼게 하자. 이미 뗀 녀석들도 잘 꼬셔서 재수친구를 증식시키자.

11월 :

드디어 수능이다. 여태껏 공부했던 모든 것을 바탕으로 내 지식 총동원해서 수능을
풀려 했지만 들어있는 게 있어야 풀리겠다. 언어영역은 '듣기 평가는 한번 밖에 들려주지
않으니 잘 듣고 답해주시기 바랍니다'에서 고개를 떨구고 일어나면 '자~그럼 지금부터
문제를 풀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멘트가 들려올 정도로 자는 게 좋다.
수리 영역은 무리하게 머리를 쓰다가는 그 다음 사탐, 과탐이 차질이 생기므로 쉬엄 쉬엄
풀자. 모르는 문제는 제끼고 아는 문제부터 풀라는 말도 있지만 아는 게 있어야 풀 수 있는
거다. 수리 영역이 끝나고 나면 밥 시간이다. 학교 친구들을 불러 모아서 내가 푼 답이
정답인 것처럼 발표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큰 소리로 얘기해서 다른 학교 친구들의
사기도 떨어지게 만들자. 사탐 과탐 영역은 암기 과목인데 암기를 안 했다면 이미 쫑 난거다.
문제 풀다가 큰 소리로 하품을 한다던가 기지개를 펴서 주변 친구들의 관심을 끌자.
영어 영역도 마찬가지. 먼저 찍고 자는 편보다는 끝까지 남아서 주변 친구들의 관심을
끄는 편이 좋다. 영어 듣기 평가는 조금 난해하므로 지문을 읽는 도중에 '흐아암~'이라던가
'엣칭!'하면서 추임새를 넣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