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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덜투덜
게시물ID : sisa_13479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정유억
추천 : 2
조회수 : 411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1/11/17 01:27:17
전태일 평전을 읽고 있는데요, 그냥 갑자기 막 생각나서 적어볼게요.

제가 아직 고2밖에 안되가지고 제 윗분들까지는 잘 모르겠는데요.

저도 남말할 처지는 못 되지만 저희 또래들이 정치에 관심이 별로 없어요.

물론 요즘 나꼼수에 안철수 아저씨 강림으로 눈에 띄게 관심이 많아지긴 했지만

그냥 뭐 아 그렇구나인 수준.

솔직히 다른나라의 저희 또래애들도 저회와 같을지 모르겠지만요.

한 번 생각해봤어요. 왜 이렇게 정치 쪽엔 관심이 없을까요.

뭐 저 뿐 아니라 많은 분들이 생각해보셨을 것 같긴 한데, 어쨌든.

제가 초등학교 다닐때 학급임원을 좀 해봐서 아는데요.

일주일에 한번씩 꼭 학급회의를 하고 전교회의를 하잖아요.

기억을 쥐어짜내보면 학급회의에선 보통 복도에서 뛰지 맙시다, 욕을 하지 맙시다 같은

특별한 것 없는 건의사항 같은게 1년 내내 유지가 되죠.

전교회의에서도 특별히 다를 건 없지만

축구 골대 그물 좀 바꿔주세요나 컴퓨터실 컴퓨터 xp로 바꿔주세요

정말 1년 내내 별다를거 없는 내용들로 회의를 하죠.

생각해보면 이건 누구나 다 아시다시피 그냥 형식적인거죠.

세보면 정말 이런 거 하나도 안 이루어지고 일주일도 안되서 까먹고 그랬어요.

학교란게 존재하는 목적 중에 가장 큰 것 중 하나가

학생들이 건강한 민주시민이 되는 것인데

실제로 생각해보면 진짜 민주라는 단어를 달기가 창피할 정도이죠.

고작해야 반장선거로 투표해서 하는 게 끝이에요.

이게 문제인거예요. 그냥 형식적인거.

부끄럽지만 저도 뭐 그땐 크게 다를거 없었던 것 같은데요.

중학교때도 고등학교때도, 다 전교회장 부회장 애들 보면(물론 아니신 분들도 많으시겠지만)

그냥 다 뭐 별 생각 없이 생활부 좀 채워 넣고 대학 가는데 도움 좀 더 되자는 생각으로 나오죠.

뭐 이건, 어렸을때고 어리니까. 다 이해가 가요.

하나 예를 들긴 했지만 제가 기억이 나지 않을 뿐이지 이런 예는 무지 많아요.

저희가 많이 알아봐야 뭘 알겠어요. 공부 잘하건 못하건 이 쪽으로는 대부분 거기서 거기에요.

근데 가장 중요한 건 선생님들까지도 다 그냥 귀찮아하시면서 그냥 넘어가신다는거죠.

저희 학교에서는 매주는 아니지만 그래도 가끔 월요일 1교시마다 학급 회의를 하라고 하는데

제가 작년에 입학하고 나서 단 한번도 학급 회의를 한 적이 없습니다.

청소구역이나 급식먹는 순서도 다 선생님들 맘대로 정하구요.

얼마 전에 소풍 장소를 정하는데 다수결로 한거 그게 하나 기억나네요.

저희들은 어렸을 때부터 학급회의 같은 거 어차피 그냥 시간 때우는 거라고

당연하게 생각되고 있습니다.

정확히 언제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예전에 한국 교육의 현실?

뭐 그런 다큐멘터리에서 외국 애들은 막 토론도 하고 그러는 걸 봤는데요.

문제는 그거 같아요. 어렸을때부터 이런 학급회의가 제대로 진행되지도 실천되지도 않고

기껏 의견을 내도 무시되버리고 까먹고 그러니까 그게 지금까지도 당연하게 인식되어

정치쪽에서도 어차피 다 해봤자 그게 그거지,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요.

얼마 전에 제가 한 친구를 데리고 FTA 반대 시위를 다녀왔는데

이 친구가 그 후로 막 애들한테 FTA 어쩌구 저쩌구 많이 알리고 다닙니다.

그럼 반응이 딱 하나로 모아집니다.

FTA가 잘못된 것은 알겠는데 우리가 해봤자 뭐가 되겠나.

실제로 대다수의 애들이 시위해봤자 어차피 소용없을텐데. 이러면서

저희를 한심한 애들로 보더군요. 저희가 공부도 못해가지고ㅠㅠ. 공부 잘했으면 무시 안 당할텐데ㅠㅠ.

그냥 전태일 평전에서 전태일씨가 동료 재단사들에게 같이 노동조합만들고 운동하자고 할때 반응을 보고

그냥 막 생각이 많아져서 적어봤어요.

저 같은 경우에도 항상 이렇게 생각만 많지 그게 끝인 경우가 많아서 많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제가 언어가 5등급인데다 막 써가지고 잘 읽히실지 모르겠어요.

아름다운 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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