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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끌쭈끌 마을의 환상1
게시물ID : readers_2177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서라야
추천 : 1
조회수 : 16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9/18 14:38:42
검은 색 벽지로 도배 되어 있는 방 한칸짜리 지하에서 도움을 외치고 있었다.
오늘도 변함없이 무기력 한 자신이 너무나도 미운 나머지 울부짖고 있었다.
사방이 온통 어두웠다. 커튼을 올리고 창 밖을 내다 보아도 어두웠다. 빛이 들어와도
한 없이 어두울 것만 같은 방. 그러한 이유인지 천장에 붙어있는 전등은
오래전부터 꺼져있었고, 전등구 주변에는 더 이상 따뜻한 온기가 남아있 지를 않았다.
자신이 놓여져있는 이 상황이 너무나도 처절해서 땅이 꺼질 듯이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
힘 없이 고개를 떨군 머리가 얼마나 무겁던지, 다시 고개를 들 힘도 남아있질 않았다.  언제나 같은
하루를 반복..또 반복 하는 데도 불구하고, 익숙하지 않은.. 공허함?
 
무거운 몸을 이끌고, 검은 색 벽지에 손을 얹어 한 발자국씩 반대편 창문쪽으로 내딛었다.
창문에는 줄을 당겨서 닫고 여는 그런 식에 커튼이 창문에 달려있었는 데.
생각해보면 어차피 밖에서는 보지도 못할탠데, 왜 달려있는 지는 의문이였다.
전에 살던 사람이 조금 폐쇄적이였나? 남들 시선이 익숙치 않았나?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줄을 당겨서 커튼을 내렸다. 어두운 건 변함이 없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다른 줄을 당겨 커튼을 올려봤다. 똑같았다. 무엇을 바라고자
했던 행동은 아니였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무의식적으로 변화를 갈망한 거 같아서? 혹은
커텐을 위로 올렸을 때 창 밖으로 누군가가 서 있기를 바랬던 거 같았다. 아 무엇을 바라고자
한 행동이 맞구나. 취소.
어찌됬든 그 누군가가 누군지는 모르지만, 의미는 없었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누군가가
이 어둠에서 구원 해 줄 그런 사람. 남자? 여자? 순간 웃음이 나왔다, 들뜬 마음에
나오는 그런 웃음이 아니라 어이가 없어서 나오는 헛웃음. 말도 안되는 그런 이야기.
그렇게 커튼을 가지고 장난을 치고 있었는 데, 인기척이 느껴져서 고개를 틀었더니
방구석 모퉁이에 왠 조그만한 인형이 하나 앉아 있었다. 그 인형도 힘없이 고개는 땅을
향해 있었고. 양 팔도 갈 곳을 잃은 듯이 어색하게 무릎 위에 얹어져 있었다. 난생 처음 보는
인형이 내 방이 있는 것이다. 토끼 인형이였는 데 첫 인상은 무섭다기 보다는 오랜만에 대화 할
상대가 생겨서 들떠있었다. 하지만 말은 걸지 않았다. 아직 준비가 안되어 있었고,
인형과 얘기하는 건 미친 사람들이 하는 하나의 행동이니까.

 
 
하지만 대화의 장을 열었다. 난 미쳤으니까
 
 
-이름이 뭐니?-
-...-
-어디서 왔니?-
-...-
 
 
 
 
 
 
(내 이름은 래빗이야! 만나서 반가워!)

 
 
 
 
 
 
 
헉.
 
 
 
 
 
 
 
물론 내가 만들어낸 소리다. 인형이 어떻게 말 할 거라고 생각했는가
그렇게 혼자 킥킥- 거리며 래빗이랑
오랜만에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있는 데 래빗의 입이 움직였다.
소리를 내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듯 입모양만 움직이고 있었다.
입모양을 읽었다.
 


 



 

 
얼마나 오랜 시간동안 혼잣말을 하며 이 고독한 외로움을 곱게 너무나도 곱게도
씹었는가! 역사적인 순간이였다 흥분되는 순간이였다 이 순간을 놓치기 싫은 마음에
이 분위기를 망치기 싫은 마음에 나는 이 대화를 어떻게든 이어나가고 싶었다. 하지만
예상치도 못한 말에 순간 말이 턱- 하고 막혔고 숨을 천천히 고르고
대답했다.
 
 
 
 
 
 

-싸가지 존나 없네-

 
 
 
 
 
 
괜찬았다. 자연스러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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